바다 같은 소금호수
바다 같은 소금호수
  • 글 사진 앤드류 김 기자
  • 승인 2016.10.31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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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트레이크 & 엔테로프섬

“물이 왜 이리 소금물 같지. 우리가 아마도 태양의 바다에 도착한 것 같아. 태양열이 얼마나 뜨거웠으면 이리 짠물이 되었을까?”

솔트레이크의 끝없는 소금호수를 걷는 관광객.
솔트레이크에 위치한 몰몬교 대성당.

1824년 서양인 최초로 솔트레이크에 도착한 탐험가 짐 브리저Jim Bridger가 일행들에게 소리 질렀다. 짐은 로키산 관통길을 처음 개발한 인물이다. 또한 훗날 세계 최초 국립공원인 옐로우스톤을 처음 발견한 전설의 탐험가이자 산악인이며 모피상이었을 뿐 아니라 미연방 소속 정찰가이기도 했다. 특히 인디언 여자와 3번이나 결혼한 이력으로 서부시대 당시 미기병대와 인디언 사이 통역관으로도 큰 공을 세웠다.

끝이 안 보이는 지금의 솔트레이크를 처음 발견했을 당시 모두 흥분을 금치 못했다. 이곳에 바다가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당시 너무도 귀한 노천소금들이 호수 주변으로 하얀눈처럼 깔려있었다. 그러나 훗날 밝혀졌지만 이건 바다가 아닌 거대한 소금호수였다. 직선거리만 무려 110km가 넘고 폭도 48km 정도이니 바다로 오해할 만도 하다.

솔트레이크는 로키산맥이 위용을 자랑하고, 그 산맥의 꼬리를 이루는 능선 아래로 거대한 소금호수가 하얗게 자리 잡아 전망도 일품이다. 호수 가운데 위치한 가장 큰 섬은 또 하나의 볼거리다. 솔트레이크 초입에서 엔테로프섬 초입까지 이어지는 약 11km 뚝방길에 올라 앞을 보면 끝이 가물가물하다.

엔테로프섬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필딩 가르Fielding Garr다. 몰몬교인 필딩 가르는 후계자 브리검 영을 따라 동부의 박해를 피해 서부로 이동하다 결국 솔트레이크에 정착했다. 이때가 1847년. 짐 브라운이 최초로 솔트레이크를 발견한지 23년 만에 몰몬교 신자 필딩 가르가 솔트레이크 한가운데 있는 엔테로프섬 최초의 이주민이 된 것이다. 모두 솔트레이크 외곽 육지에 터전을 잡을 때, 필딩 가르는 섬으로 들어가 목장을 만들기로 결정한다.

엔테로프섬에서 만난 버팔로가 한가롭게 쉬고 있다.

필딩 가르는 부인 폴리나에 의해 몰몬교 신자가 됐다. 하지만 급작스런 부인의 죽음으로 자식이 아홉명이나 딸린 홀아비가 되고 만다. 그는 아이들을 이끌고 몰몬교 대이동에 합류했다, 고생 끝에 이곳 솔트레이크에 도착했고 아무도 살지 않는 엔테로프섬을 택해 부인을 추모하며 목장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훗날 필딩은 엔테로프섬을 멋진 목장으로 가꾸었으나 그가 죽고 난 후 주인이 몇 번 바뀌었다가 지금은 유타주가 섬을 사들여 유타주주립공원으로 조성해 놓았다.

다시 신비로운 솔트레이크로 돌아오자. 오랜 세월 동안 바다가 육지로, 육지가 바다로 변하는 과정이 수없이 반복됐다. 융기와 침하 등의 자연현상을 겪다가 빙하기 전에 미처 못 빠져 나간 바닷물이 분지 속에 잠기면서 소금호수가 된 것. 소금물은 그 후에도 계속 쌓이고 쌓이면서 결국 거대한 호수가 되었고 오늘날 북미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게 됐다.

솔트레이크는 바닷물 보다 무려 8배나 짜다. 호수 주변에 백사장 대신 하얀 소금밭이 지천으로 깔린 것도 경이롭다. 무려 50조 톤의 소금을 품은 이곳 호수. 그런데 이렇게 짠 물에도 생명이 살아간다. 이 생명들은 갈매기에게 훌륭한 식사감이 되고 있으니 바로 소금새우다. 솔트레이크와 엔테로프 섬, 대자연의 경이로움 앞에 할 말을 잃게 된다.

앤드류 김 Andrew Kim
(주)코코비아 그룹 상임고문으로 커피브랜드 앤드류커피팩토리Andrew Coffee Factory와 에빠니Epanie 차 브랜드를 직접 생산해 전세계에 유통중이다. 커피전문쇼핑몰(www.acoffee.com)과 종합몰(www.coffeetea.co.kr)을 운영중이며, 전세계를 다니며 사진작가와 커피차 컬럼니스트로 활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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