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 레즈비언!…영화 ‘아가씨’ ‘로렐’ ‘캐롤’
힘내, 레즈비언!…영화 ‘아가씨’ ‘로렐’ ‘캐롤’
  • 글 이지혜 기자 / 사진제공 CJ E&M, 엣나인필름,
  • 승인 2016.10.31 14:5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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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MOVIE

지난 6월, 서울광장엔 17해째 무지개가 떴다. 성 소수자의 축제 ‘퀴어 문화 축제’였다. 격렬한 찬반 논쟁 가운데서도 고고하고 조용하게 그리고 즐겁게 펼쳐졌다. 축제가 열린 바리케이드를 경계로, 그 안과 밖은 전혀 다른 세상이었다. 그리고 이틀 뒤, 미국에선 동성애 혐오주의자에 의해 게이바에 있던 많은 사람이 세상을 떠났다. 사건은 올랜도 총기 난사라 알려졌다. 물리적 안전까지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소수의 그들을 위해, 과감히 힘내라 외쳐주고 싶다.

귀족 아가씨인 김민희는 어릴 적 부모를 잃고 막대한 재산을 후견인 조진웅에게 맡긴 채 음지에서 살고 있다. 그녀의 재산을 노리고 유혹하는 하정우와 그를 돕기 위해 김민희의 곁에 파견된 하인 김태리. 많은 화제를 모았던 <아가씨>를 뒤늦게 접하고 한동안 충격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파격적인 레즈비언 배드신, 마지막까지 예측할 수 없는 탄탄한 스토리와 반전, 배우의 연기력 등 어느 하나 부족한 데 없는 오페라를 본 기분이다. 무엇보다 놀라운 건 아름다운 영화의 색채다. 모든 이야기가 용납되는 색이 펼쳐져, 눈을 뗄 수 없다. 박찬욱 감독 특유의 찜찜함(?)도 적당히 빠져 가볍게 보기 좋다. 원작과 비교해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국내 최초 커밍아웃 영화감독인 김조광수가 추천한 <로렐>.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부서장을 꿈꾸는 여경 로렐은 외딴 동네의 레즈비언 배구 클럽에서 만난 스테이시와 사랑에 빠진다. 운명적인 끌림을 느끼고 남들과 다를 바 없는 연애와 동거를 하는 두 사람에게 로렐의 폐암이라는 절망이 찾아온다. 로렐은 혹시 모를 자신의 마지막을 앞두고 사후 연금 수령인을 스테이시로 하기 위해 세상과 싸운다. 보수적인 미국 경찰 사이에서 여성으로서 몸을 꽁꽁 웅크린 채 살아가던 로렐이 스테이시를 위해 커밍아웃 하고 세상에 나오는 영화다. 사랑을 위해 맞선 로렐의 감동적인 실화가 펼쳐지는데, 내내 눈물이 난다. 실제로 커밍아웃을 했던 엘렌 페이지의 연기가 더욱 실감 난다.

남자친구가 있는 테레즈는 우연히 자신이 일하는 가게로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러 온 캐롤에게 반한다. 캐롤은 남편과 아이가 있지만 아이를 두고 남편과 이혼소송 중이다. 둘은 운명적으로 끌리지만 캐롤의 이혼소송과 양육권을 쟁취하는 데 있어 그들의 사랑은 방해물이다. <캐롤>은 1950년대, 아직은 남성우월주의가 팽배했던 시절의 미국을 배경으로 한다. 때문에 그 시절 빈티지한 멋스러움이 영화를 장식했다. 주인공 캐롤은 고혹적이고 엘레강스한 매력이 압도적이고, 파트너인 테레즈는 예쁘고 섬세한 얼굴이 오드리 햅번을 연상시킨다. 디테일한 카메라 앵글, 빈티지한 영상과 소품, 두 배우의 매혹적인 눈빛과 연기는 감수성을 자극하며 영화 속으로 끌어들이는데 완벽하게 성공했다.

어디선가 ‘동성애를 반대한다’는 말만큼 웃긴 게 없다고 했다. 동성애는 반대할 것이 아니다. 누가 ‘왼손잡이를 반대한다’고 하는가? 동성애는 선택이 아닌 왼손잡이처럼 타고나는 것이기 때문에 반대할 수 없다고, 동성애를 싫어할 순 있지만 반대할 순 없다고 했다. 참 맞는 말이다. ‘반대’라는 가치를 결정하는 듯한 단어 뒤에 숨어, 자신의 혐오를 정당화시킬 순 없다.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도 어쩌면 무리일 수 있다. 사실 그들 역시 이해해주길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평등하길 원하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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윰조 2016-11-08 12:10:02
좋은 기사네요. 지지합니다.

이은영 2016-11-01 02:21:32
미친!!!동성애가 판치고 성적으로 문란한 나라들이 역사적으로 파멸의 길을 걸었다는걸 왜몰라~~~!!!오히려 언론과 영상들을 통해 동성애와 지저분한 성문화??를 부추기고 있으니 이 나라가 어떻게 파국으로 치닫고있는지 안봐도 비디오다~~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