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상륙 작전
목포 상륙 작전
  • 글 박지인 / 사진 차봉근 기자
  • 승인 2016.10.31 14: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웃도어크루 목포 갈치 낚시

손맛의 최고봉이라는 갈치 낚시를 즐기러 항구의 도시 전남 목포를 찾았다. 흔들리는 선상에서 은장도처럼 빛나는 갈치를 낚아 올렸다.

갈치 낚시
제주도나 거문도 같은 남쪽 섬에서만 어업으로 성행했던 갈치가 대중적인 낚시 어종으로 자리 잡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90년 대 말, 루어 낚시의 유행과 함께 목포 배낚시가 인기를 모으면서 갈치 낚시가 인기 종목으로 급부상했다. 아름답게 반짝이는 은빛 갈치를 건져 올릴 때의 짜릿한 손맛은 많은 낚시꾼을 항구의 도시 목포로 불러 모았다.

목포 갈치 낚시의 최고 시즌을 꼽으라면 단연 가을이다. 바다의 수온이 가장 따뜻해지는 9월과 10월이면 제주도 주변에 머물렀던 갈치 낚시 포인트가 남해안 연안으로 북상한다. 그 시기에는 바다로 나가 배낚시를 즐겨도 좋고, 방파제나 갯바위에서 간단하게 루어 낚시를 해도 기가 막힌 손맛을 만끽할 수 있다.

아웃도어크루 목포 상륙
오후 5시, 목포에 도착했다. 드넓게 펼쳐진 목포 바다를 바라보며 시원한 바다 내음을 가슴 가득 들이켰다. 항구에 정박한 크고 작은 배 주변으로 출항 준비를 하는 뱃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항구의 도시다운 활기차고 정겨운 분위기다.

우리의 갈치 낚시 일정은 밤부터 새벽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고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만큼 출항 전에 속부터 든든히 채우기로 했다. 목포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꽃게 요리 전문점을 찾아 꽃게 살 무침과 꽃게 살 비빔밥을 주문했다. 기다란 8인용 테이블에 주문한 요리와 밑반찬이 정갈하게 놓였다. 새벽 배낚시를 앞두고 긴장해서인지 최후의 만찬이 차려진 듯한 기분이 들었다. 부드러운 꽃게 살을 삼키면서도 많은 생각을 했다. 캄캄한 새벽, 끝이 보이지 않는 바다, 높은 파도, 뱃멀미. 하지만 목포까지 온 이상 물러설 곳은 없다. 남은 음식과 함께 머리에 맴도는 걱정을 모두 삼켜버리고는 비장하게 식당을 나섰다.

밤바다에 빛나는 갈치를 찾아서
오후 7시, 드디어 출항이다. 출항 전에 낚싯대에 매달아 갈치를 유인할 집어등과 컵라면과 같은 간단한 요기 거리를 준비했다. 출조객을 기다리는 낚싯배는 잔잔한 파도를 따라 외롭게 흔들렸다. 배에 오르자 선장은 낚싯대를 분배하고 세팅하는 방법을 설명했다. 곧 배는 갈치 낚시 포인트를 향해 출발했고 우리는 질서정연하게 쪼르르 앉아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저 멀리 길게 뻗은 목포대교가 화려한 빛을 발산하며 우리의 안녕을 기원하고 있었다.

30분 남짓 이동하자 포인트에 도착했다. 해는 이미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자연광은 사라진 지 오래다. 파도가 잠잠해서 생각보다 뱃멀미는 심하지 않았다. 우리는 지시에 따라 집어등을 켜고 갈치의 미끼로 쓰일 꽁치를 분배 받았다.

“갈치는 먹이를 기절시킨 후 삼키는 생선이기 때문에 처음 입질이 왔을 때 바로 잡아채면 안 됩니다. 몇 번의 입질 후 먹이를 완전히 물었을 때 확 낚아 올려야 합니다.” 선장은 갈치 낚시 요령을 설명하며 어렵지 않을 거라는 말을 덧붙였다. 집어등에 날아드는 벌레를 헤치며 본격적인 낚시를 시작했다.

잊을 수 없는 갈치의 짜릿한 손맛
갈치 낚시는 별로 어렵지 않을 거란 말은 사실이었다. 낚싯대를 던지기가 무섭게 입질이 왔다. 30분도 채 지나지 않아 갈치를 낚은 크루들의 기쁜 탄성이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짜릿한 첫 수를 경험하고 난 뒤에는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낚싯대를 던졌다. 갈치 낚시의 손맛에 중독된 사람들처럼 장장 세 시간 동안 쉬지 않고 갈치를 낚아 올렸다.

자고로 배낚시의 진정한 묘미는 배 위에서 갓 잡은 생선을 맛보는 것이라고 했다. 슬슬 출출해지는 새벽, 선장이 그날 잡은 싱싱한 갈치를 직접 손질해서 일회용 접시에 내놓았다. 우리는 접시 주변으로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갈치 회를 하나씩 집어 들었다. 갈치 회를 입에 넣자 거짓말처럼 살살 녹았다. 바닷바람도 제법 쌀쌀해졌다. 육지에서 챙겨온 따뜻한 컵라면을 끓여 나눠 먹었다.

우리는 배를 채우고 새벽 갈치 낚시를 더 즐기다가 동이 틀 때쯤에야 육지로 향했다. 이 모든 일이 하룻밤 사이에 일어났다는 사실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일출을 바라보고 있자니 눈이 따갑도록 부시다. 수면 위로 떠오르는 태양이 배가 나아가는 길에 빛을 내어주고 있었다.

information
목화피싱레저
전화 : 061-284-5329
주소 : 전남 목포시 대양동 497-2번지(영산로 801)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