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도 까도 넘친다…스포츠계 비리특집
까도 까도 넘친다…스포츠계 비리특집
  • 이지혜, 오대진 기자 |사진제공 Unsplash.com
  • 승인 2016.09.28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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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SPORTS

올바른 이치나 도리에서 어그러짐. ‘비리’의 사전적 정의다. 어느 집단이든, 정치계든, 기업이든, 하다못해 자의식 말캉한 아이들 사이에서도 암묵적 비리는 존재한다. 문제는 그것이 얼마나 큰 손해를 입혔고, 사람들에게 상처를 줬느냐다. 법적인 테두리 밖에 존재하는 비리는, 비리로 끝나는 것이 아닌 징벌이 따라와야 마땅한 것. 까도 까도 넘치는 요즘 스포츠계 비리는 팬임을 자부했던 우리 마음에 생채기를 내고 있다. 상처 가득한 두 기자가 앞장서 ‘모두 까기 인형’이 되련다. 참, 욕은 독자엽서로 부탁한다.

프로야구 승부조작 사건
이 아직(8월 18일 기준) 실명이 밝혀지진 않았지만, 국가대표 출신 포수까지 연루되어 있다고 하니. 어디까지 퍼질지 무서울 지경이야. 유명 심판은 구단을 상대로 도박자금을 빌리기도 했다는데, 경기에 영향 가지 않았을 거라 생각하는 게 바보 아닌가? 요즘은 야구 팬인 내가 한심한 기분이야. 팬들에게 자괴감까지 주며 국민 스포츠란 타이틀을 다는 것이 맞는 것인가 고찰해봐야 할 거야.
오 이게 야구를 하자는 건지 놀음을 하자는 건지. 피땀 흘려 고생하는 동료들은 뭔 죄고. 주기적으로 터지니 이제 뭔가 음모론까지 생각하게 돼. 인기는 역시 독인가 봐. 왜 본인들 무덤을 파는지 모르겠어.

음란행위 김상현, 퇴출이 맞나
오 ‘진짜?’ 싶었어. 믿고 싶지 않았던 것 같아. 긴 무명 생활 끝에 리그 MVP까지 차지했고, 선수로서 이미지도 좋았는데 말이야. 물론 잘못하긴 했지만 안타까움이 더 커. 이제 비단길만 걸으면 됐는데 말이지.
이 2년 전, 제주도에서 비슷한 추태를 부린 김수창 제주지검장 기억나? 검사장 자리가 박탈된 후에도 여전히 변호사 활동을 하며 고객의 변론을 맡고 있어. ‘그런 마당에 김상현은 왜 퇴출이냐’하는 논리라면 김상현의 퇴출이 억울해 보이는 건 사실이야. 하지만 우리는 모든 범법자에게 엄중한 징벌을 내려야 할 필요가 있어. 김수창이 당연한 사회가 아닌 김성현의 퇴출이 당연한 사회가 돼야 할 거야.

토종 외국인도 구별 못 하는 WKBL
이 혼혈선수 자격으로 지난 시즌 부천 KEB하나은행 선수로 뛰었던 첼시 리. 실력이 우수해 귀화 심사를 받는 과정에서 서류 위조가 발견됐지. 결국 존재하지 않는 아버지의 출생증명서를 만들어내고 모르는 사람을 할머니라고 거짓말했던 사기 혼혈극을 벌인 거지. 그걸 농구연맹에선 1년 내내 몰랐다는 것이 너무 충격. 요즘 말로 빼박캔트인 사건.
오 “연맹의 책임에 대해 논의했으나 결론이 나지 않았다.” “계속해서 논의하겠다.” 소꿉놀이 즐기나 봐. 눈과 귀만 막고 버티면 해결될 거라고 생각하는 전형적인 졸속행정이야. 기대 안 할래.

차범근 축구 교실의 경위는?
오 소파에 앉아있었어. ‘어? 뭐야 이거.’ 그리고 프로그램이 끝났어. 많이 불쾌했어. 사실이라면 정말 실망할 것 같아.
이 박지성의 은퇴 때, 차범근이 쓴 글을 외울 수도 있을 만큼 달달 읽었어. 최고의 선수를 바라보는 선배로서 한국 유소년 축구의 힘든 현실과 그에 침묵했던 자신에 대한 반성을 절절히 써내려갔던, 그 글 하나로 나는 뒤늦은 그의 팬이 되었어. 그가 거짓말쟁이가 아니길 진심으로 바라.

서든어택 2의 말 많았던 한 달
이 한때 스페셜포스 중령이자 스펀지 PC방배 스페셜 포스 대회 우승자로서, 서든어택2 출시는 꽤 흥미로웠어. 솔직히 게임 속에서 여성이 성 상품화로 사용된 건 서든어택만의 문제는 아니야. 하지만 최근 키워드인 ‘여성 혐오’와 시기적절하게 맞아 떨어져(?) 논란이 눈덩이처럼 불어났어. 여성 캐릭터를 삭제했지만, 선정성 논란이 발목을 잡으며 결국 철수하게 됐지. 개인적으로 전반적인 게임성도 기대에 미치진 못했어.
오 게임은 중학교 때 스타크래프트가 전부야. 잘 몰라. 서든어택2 출시는 모를 수가 없었어. 어머니가 TV 보시면서 그러시더라고. “요즘은 여자 몸 갖고 장난치는 것도 TV에 아무렇지 않게 나오냐?” 누가 봐도 선정적이었어. 300억 원? 휴.

메이저리거, 이대로 괜찮을까
오 한 번씩은 다 거쳐 가는 건가 싶기도 해. 청정지역은 기억나지 않네. 손가락 욕, 음주, 도박, 성폭행, 사인거부 등. 아무래도 타지에서 생활하다 보니 적응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아. 그래서 요즘은 가족이 함께 가는 추세기도 하고. 부모 손잡고 온, 꿈 많은 아이들의 영웅이라는 걸 알았으면 해.
이 메이저리거가 사고치는 것도 문제지만, 그걸 바라보는 국내 여론을 지적하고 싶어. 강정호의 성폭행 논란이 아직 진행 중이지. 피해자 여성의 신원이 나오지도 않았는데 ‘한국 여자가 분명하다’는 전제로 시작한 댓글들이 어느 샌가 ‘꽃뱀에게 물렸다’는 명제가 돼버리는 현상. 그러다 피해자 여성이 백인 여성인 것이 밝혀지자 잠잠해지는 여론. 정상일까?

비리에 빠지면 섭섭한 쇼트트랙
이 사실 난 안현수의 광팬이야(그가 자이언츠 팬이라 더 좋은 건 안 비밀). 안현수가 러시아로 귀화했을 때, 말할 수 없는 감정들이 밀려왔어. 얼마 전 불법 도박에 연루된 쇼트트랙 선수들의 태극마크를 박탈하는 사건이 있었지. 그렇게 쓰라고 주는 태극마크 아니야. 누군가는 절대 달지 못해 국적을 바꾸기도 해. 제발 정신 좀 차려.
오 빙상연맹만 생각하면 열불이 나고 분통이 터져. 파벌? 지들 잇속만 챙기면 그만이라지? 무슨 깡패 집단도 아니고. 지난 동계올림픽 보면서 황당하고 가슴 아팠어. 빅토르 안이라니. 더 꼴 보기 싫어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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