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영 부럽지 않은 공중부양 텐트
허경영 부럽지 않은 공중부양 텐트
  • 김경선 차장|사진 정영찬 기자
  • 승인 2016.09.28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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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AR REVIEW|텐트사일, 비스타 트리 텐트

어린 시절, 만화 <톰 소여의 모험>을 참 좋아했다. 톰과 허클베리 핀의 기상천외한 모험담도 흥미로웠지만 무엇보다 주인공들의 아지트였던 나무 위 오두막집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비록 30여 년이 지났지만, 기자에게도 드디어 ‘나무 위의 아지트’가 생겼다. 위쪽 공기는 좀 다르려나? 한번 올라가볼 수밖에.

우거진 숲,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결에 몸을 맡긴 채 해먹에 누워 망중한을 즐기는 모습, 상상만으로도 입가에 미소가 그려진다. 한없이 머물고 싶지만 해먹은 텐트가 아니다. 차가운 밤이슬을 막아줄 플라이가 없다. <텐트사일TENT SILE>의 ‘비스타 트리 텐트VISTA TREE TENT’, 해먹의 단점을 보완한 공중부양(?) 텐트다.

캠퍼들 사이에서 나름 핫한 아이템이다. 나무에 매다는, 공중에 뜬 텐트라니. 생각만으로도 낭만적이다. 궁금함을 참기 힘든 기자, 트리 텐트를 공수해 직접 사용해봤다. 비스타 트리 텐트는 텐트사일 제품 중 사이즈가 가장 큰 편에 속한다. 텐트 바닥이 정삼각형 구조인데, 한 면이 무려 4.4m에 달한다. 나무에 고정한 로프와 연결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텐트를 설치할 공간이 어마어마하게 넓어야한다는 소리다. 여기서 포인트, 밑면이 정삼각형인 텐트를 팽팽하게 설치하려면 텐트를 고정할 나무 세 그루의 위치가 최대한 정삼각형 모양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 웨빙은 튼튼한 나무에 단단히 고정해야 한다. 웨빙 한쪽 끝이 고리로 제작돼 매듭을 지을 필요가 없다.
▲ 라쳇바에 웨빙을 고정하기 위해서는 먼저 버클 중앙 반원 사이로 웨빙을 통과시킨다.

▲ 2개의 반원 사이를 통과시킨 웨빙은 손잡이 방향으로 난 구멍으로 넣는다.
▲ 구멍을 통과시킨 웨빙은 적당한 길이로 조정한 후 라쳇바를 위아래로 움직여 고정시킨다. 이때 웨빙이 버클 중앙의 원통을 감싸며 조여지는데, 7~8바퀴 정도 감아주는 것이 안전하다.

얼추 삼각편대 나무 세 그루 발견. 구성품을 꺼내보니 생소한 장비가 보였다. “오, 깔깔이가 있네?” 깔깔이? 군대에서 입는다는 누빔옷? 아니다. 화물용 짐을 고정할 때 주로 사용한다는 라쳇바(웨빙 고정버클)다. 트리 텐트가 공중에 떠있는 만큼 무거운 중량을 지탱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고정장치가 필요하다. 라쳇바는 나무에 고정한 웨빙과 텐트를 연결할 때 사용한다. 그런데 일반인이 쉽게 만져볼 수 없는 장비다보니 사용하기가 만만치 않다. 헛다리짚기를 수분, 포털사이트를 한참 검색하고 나서야 라쳇바 고정을 완료했다.

텐트 플로어를 나무 위에 매달고 보니 영 팽팽하지가 않다. 나무 세 그루가 정확히 삼각형을 이루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힘들게 설치한 플로어를 다시 해체하고 또 다른 나무를 찾아 처음부터 다시 시작. 한쪽 면이 약간 우는 점은 아쉽지만 진도를 계속 나갈 수밖에 없었다.(때는 지독한 폭염으로 열사병 환자가 속출하는 8월 중순이었다.) 플라이는 폴 3개가 교차하는 방식이다. 폴 한쪽은 플로어 모서리에 고정하고, 나머지 한쪽은 모서리와 마주보는 면 정중앙에 위치한 플라이 슬리브에 끼운다. 나머지 2곳도 마찬가지. 성인 4명이 약 2시간을 씨름한 끝에 드디어 텐트 설치에 성공했다.

▲ 나무에 텐트 플로어를 고정한 모습. 나무가 정삼각형 형태를 이루지 않으면 한쪽이 우는 상황이 생긴다.
▲ 플로어 모서리에 폴 한쪽을 고정한다. 나머지 한쪽은 플라이 슬리브에 끼운다.

▲ 플라이 중앙으로 폴 3개가 교차한다. 끈으로 단단히 고정해준다.
▲ 아래에서 바라본 텐트 바닥의 모서리 부분. 플라이 모서리를 플로어 모서리에 감싸 고정한다.

고생 끝에 설치한 텐트의 자태는 흐뭇했다. 숲속 위 나만의 아방궁. 내부 공간도 널찍해 성인 2명, 어린이 2명이 충분히 생활할 수 있다. 다만 내부에 설치하는 메쉬가 플라이처럼 개방형이라 어린이가 사용할 경우 추락사고에 주의해야 한다.

비스타 트리 텐트는 플로어 중앙에 삼각형으로 문이 있어 웨빙사다리(별매)를 이용해 드나들 수 있다. 바닥에서 높지 않게 설치했다면 텐트 사이드 3곳으로 들어가도 된다. 텐트에 들어가면 출렁거리는 기분이 묘하다. 해먹보다는 훨씬 안정적이지만 일반 텐트처럼 자유롭게 움직이는 것이 쉽지는 않다. 출렁거림이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물침대에 누운 듯 편안함이 느껴진다.

신선함과 독창성면에서 큰 점수를 주고 싶다. 까다로운 설치방법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설명서만으로는 ‘절대’ 부족하다. 이정도의 난이도라면 설치방법을 상세히 보여주는 동영상이 있다면 좋을 듯.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린 시절 꿈을 실현하고 싶은 낭만 캠퍼라면 텐트 위 아지트, 비스타 트리 텐트를 추천한다.

▲ 플로어 모서리 3곳에는 텐션을 조절할 수 있는 웨빙이 있다.

사이즈
4.4×4.4×4.4m
무게 9kg
사용 인원 성인 2명, 어린이 2명
구성품 플라이시트, 스트랩, 폴, 바닥못 3개, 버클, 플로어시트
소비자가격 78만 원
맥포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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