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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냄새 나는 햄릿…연극 ‘햄릿-더 플레이’
사람 냄새 나는 햄릿…연극 ‘햄릿-더 플레이’
  • 이지혜 기자|사진제공 연극열전
  • 승인 2016.09.28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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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PLAY

간혹 지인이 “어떤 연극이 재밌냐”며 묻곤 한다. 그럴 때 주로 하는 대답 중 하나가 “연극열전은 중박은 친다”는 말이다. 말 그대로다. 기대하지 않고 봤다가 ‘인생 연극을 만났다’고 기뻐하기도 했고, 기대하고 봤다가 ‘난해하지만 실망스럽진 않았어’라며 위로하기도 했다. 그런 의미에서 연극열전 6의 세 번째 작품, <햄릿-더 플레이>는 ‘재미없지도, 재밌지도 않은’ 연극 중 하나다.

어린 햄릿은 광대 요릭과 함께 전쟁에서 돌아올 아버지를 위해 ‘살해된 선왕의 복수를 행하는 왕자’를 다룬 연극을 준비한다. 햄릿은 비극적 결말이 마음에 들진 않지만, 성공적인 공연을 위해 날마다 연습 중이다.

한편, 성인이 된 햄릿은 아버지인 선왕이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어머니 거트루드와 숙부 클로디어스가 결혼식을 올리는 것을 보고 절망에 빠진다. 그러던 중 우연히 선왕의 망령을 만나 그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되고,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미친 척 연기하기 시작한다.

연극 <햄릿-더 플레이>는 시의성 있는 화두로 연극판의 화제를 모으는 연극열전이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에 맞춰 선보이는 무대다. 지난 2001년 중앙대학교에 올린 원작 <햄릿-슬픈 광대의 이야기>를 최대한 유지하되, 원작에 없는 ‘어린 햄릿’과 해골로만 존재하는 광대 ‘요릭’을 추가시켜 공연이 더욱 풍부해졌다.

극의 비극적 결말을 알면서도 계속 이어갈 수밖에 없는 어린 햄릿과 성인 햄릿이 서로 교차하며 만들어내는 무대는 굉장히 끈끈하고 파괴적이다. 극에 필수로 등장하는 두 인물, 어린 햄릿과 요릭은 추가된 요소답지 않게 매우 자연스럽다. 이들은 인물 간 비극적 상황에 설득력을 더해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특히 햄릿의 ‘비극적일 수밖에 없음’을 찬찬히 잘 풀어 간다. 두 인물이 없는 원작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원작이 무대에 오르던 2001년, 중앙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배우 김강우는 이 공연에 처음으로 출연한다. 이후 15년이 지난 2016년 8월, 충무아트홀에서 다시 올려진 <햄릿-더 플레이>에도 어김없이 김강우가 존재한다. 햄릿 특유의 씹어뱉는 듯한 대사를 김강우의 날카로운 마성으로 결합해 햄릿의 비극을 극대화했다.

김강우는 이번 공연이 사실상 첫 연극 무대나 마찬가지다. 김강우의 첫 도전을 보는 관객이라면 그가 공식적 연극이 처음이라는 것을 감안해야 할 거다. 극의 특성상 고전적 대사와 자조적인 말투가 어색할 수도 있기 때문. 대사 전달력도 마냥 훌륭하진 않다. 그의 연기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관람한 공연은 공교롭게도 첫 공연이었다. 그 때문일 거다. 어색함과 긴장감, 전체적으로 소란스러움이 있었다. 또한, 햄릿이 영국으로 도망치듯 떠나는 장면이 펼쳐지는 극 중후반의 몰입감이 떨어진다. 원작과의 차이를 위해 너무 많은 이야기를 보태고 더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어렵게 본다면 어렵지만, 머리를 탁 치는 장면이 있는 연극이다. 결국, 연극을 통해 하고자 했던 말은 가장 끝에 나온다. 하지만 그 대사를 듣기 위해, 관객은 조금 힘들었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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