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패커들의 페스티벌, 2016 코리아 백패커스데이
백패커들의 페스티벌, 2016 코리아 백패커스데이
  • 오대진 기자|사진제공 제로그램
  • 승인 2016.09.27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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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안에서 9월 23~25일 개최…백패커 350팀 참가, 지속가능한 백패킹 문화 선도

국내 백패커들의 축제가 열렸다. 지난 9월 23일부터 25일까지 3일간 전라북도 진안 주천생태공원에서는 ‘2016 코리아 백패커스데이’가 개최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로 두 번째다. 350팀의 백패커들이 모여 하이킹과 카야킹, 볼더링 등 다양한 체험을 즐겼고, 타프 설치와 백패킹 릴레이로 자웅을 겨뤘다. 로큰롤라디오의 공연과 ‘PCT’ 다큐는 진안의 별밤을 아름답게 수놓았다. ‘아름다운 지구인’들이 다녀간 자리엔 쓰레기 대신 소중한 추억만이 자리했다.

▲ 2016 코리아 백패커스데이가 개최된 진안 주천생태공원 전경.

▲ 안개가 자욱이 낀 주천생태공원의 아침.

먹고 쉬는 일반 캠핑? NO! 참가자들은 2, 3일차에 진안고원길 하이킹, 트레일러닝, 카야킹, 팩래프팅, 볼더링, 지오캐싱, 라이딩 등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겼다. 우선 진안 고원길 트레킹. 북한에 개마고원이 있다면 남한에는 평균 해발 300~350m의 진안고원이 있다. 총 14개 구간 약 200km의 진안 고원길은 50개의 고개와 100개의 마을을 지난다. 현재 약 95%가 진행됐고, 올 하반기 완공된다. 이중 9구간인 운일암반일암 숲길 8.8km를 걸었다. 숲과 계곡을 거쳐 아찔한 골짜기가 내려다보이는 운일암반일암을 오르내리는 코스로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신명나는 길이다.

▲ 총 14개 구간 약 200km의 진안 고원길은 50개의 고개와 100개의 마을을 지난다.

▲ 진안 고원길 이정표. 노랑색은 정방향, 분홍색은 역방향이다.

▲ 운일암반일암을 오른 볼더링 참가자.
운일암반일암에서는 볼더링 세션도 진행됐다. 과제에 도전할 수 있는 바위는 2개. 초보자들을 대상으로 한 난이도 V1급의 무명바위와 무명바위에 오른 이들을 대상으로 한 V3 난이도의 운일암. 이미 클라이밍과 볼더링을 즐기던 이들뿐 아니라 볼더링에 관심만 있었을 뿐 실제로 처음 도전하는 이들도 초크통을 매고 매트리스로 떨어져가며 볼더링을 즐겼다. 거인 클라이밍센터가 도움을 줬다.

물놀이도 빠지지 않았다. 금강 상류 지역인 감동벼룻길에서는 카야킹과 팩래프팅을 즐겼다. 지리산카약학교 강호 코치의 지도하에 수상안전교육부터 다양한 카야킹 기술을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초보자들도 금방 물살을 저으며 패들링를 즐겼다. 조금은 생소한 팩래프팅은 숲 속에서 트레킹을 즐기다가 물가가 나오면 배낭에서 딩이를 꺼내 패들링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참가자들은 작게 패킹할 수 있는 경량 고무보트를 이용해 트레킹과 함께 패들링을 즐겼다. 펀 킹 크루에서 진행한 팩래프팅과 카야킹은 참가자들의 반응이 특히 뜨거웠다.
 

▲ 지리산카약학교 강호 코치와 카야킹 참가자들.

▲ 카야킹과 팩래프팅은 금강 상류 지역인 감동벼룻길에서 진행됐다.

▲ 여유롭게 패들링을 즐기고 있는 팩래프팅 참가자.

이 외에도 자연 그대로의 거친 지표면을 가진 들길과 오르막을 포함한 산길을 뛰는 트레일러닝과 생태공원 주변을 바라보며 가볍게 라이딩을 즐길 수 있는 바이크&트레일러가 런엑스런과 코메트 바이시클의 도움으로 진행됐다. 스마트폰 GPS 기능을 이용해 보물을 찾는 지오캐싱은 가족, 아이들과 함께 누구나 즐길 수 있어 인기가 좋았다.

▲ 스마트폰 GPS 기능을 이용해 보물을 찾는 지오캐싱은 누구나 즐길 수 있어 인기가 좋았다.

2일차 저녁 시간은 축제의 꽃이었다. 참가자들은 다양한 세션을 체험한 후 허기진 배를 각자 준비한 음식과 제공된 바비큐로 가득 채웠고, 이내 의자를 챙겨 무대 주위로 모였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행운권 추첨 시간. 여기저기서 저마다의 번호가 외쳐졌고 많은 참가자들이 제로그램 텐트와 툴레 배낭 등을 경품으로 받는 행운을 누렸다. 행운권 판매 수익금은 행사 취지에 맞게 전액 환경단체에 기부됐다. 환호와 함께 아쉬움도 있었지만 인디록 밴드 로큰롤라디오의 공연 시작과 함께 다시 모두 하나가 됐다. 엉덩이를 들썩이는 것으로 시작된 공연은 여느 록페스티벌 못지않은 열기로 번졌다. 그리고 축제의 밤은 존뮤어트레일을 종주하며 제작한 아름다운 트레일 영상이 매무시했다.

▲ ‘타프 설치하기’에는 많은 여성 참가자들이 참여해 놀랄만한 스피드와 백패킹 내공을 선보였다.

3일차에는 경쟁부문 프로그램이 열렸다. 동일한 모델의 타프를 가장 빠르고 안정적으로 설치하는 ‘타프 설치하기’에는 많은 여성 참가자들도 참여해 남자들도 놀랄만한 스피드와 백패킹 내공을 선보였다. 그리고 운동회의 끝이 400m 계주인 것처럼 이날 경쟁부문의 마지막도 백패킹 릴레이가 장식했다. 1번 주자가 패킹한 배낭을 메고 4명의 주자가 릴레이 경주를 펼쳤다. 참가자들은 눈 깜짝할 사이 패킹을 마쳤고, 다들 100m 스프린터가 된 듯 전력 질주해 자웅을 겨뤘다. 메인 이벤트답게 숨 가쁘고 긴장감 넘치는 릴레이가 전개됐고 모든 참가자들의 환호 속에 우승 팀이 가려졌다.

▲ 경쟁부문의 마지막은 백패킹 릴레이가 장식했다.

▲ 2016 코리아 백패커스데이 포스터.
백패커스데이의 마지막은 친환경 시상식이 장식했다. 액티비티 세션별 최우수상과 경쟁부문 우승 팀을 시상했고, 이번 행사의 히어로인 ‘아름다운 지구인’도 선정했다. 행사 전 일정에서 환경수칙을 가장 잘 실천하고, 음식물을 포함한 쓰레기 처리와 참가자들에 대한 배려, 텐트 주변의 청결성 등을 평가해 녹색연합이 선정했다. 두 가족 8명에 반려견까지 함께 한 조성대 씨 팀이 히어로로 선정됐다. 각 부문 수상자에게는 다양한 아웃도어 장비가 부상으로 제공됐다.

한편, 진안고원길과 제로그램의 주최/주관으로 열린 이번 행사는 녹색연합과 툴레, 스탠리, 알트라, 오르트립, 버프, 코메트 바이시클, 트리곤, 라이프스트로, 파타고니아, 부토라 등 다양한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참여해 도움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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