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파리로, 설렘 가득 시간여행
1920년대 파리로, 설렘 가득 시간여행
  • 오대진 기자|사진제공 나이너스엔터테인먼트(주)
  • 승인 2016.09.23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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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ALBUM <미드나잇 인 파리> O.S.T.

3년 전 9월, 그러니까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MIDNIGHT IN PARIS> 개봉 1년 후 파리의 한 캠핑장 오후. 컴퓨터 모니터에는 익숙한 영화와 함께 O.S.T.가 흘러나왔다. 이건 거짓말이었다. 시공간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여기는 파리인데, 저기도 파리였다. 저 음악은 파리였고, 캠핑장 앞으로 흐르는 세느강의 물소리도 파리였다. 다음날 파리 시내로 나가 마주한 과일가게는 어제 그 캠핑장 모니터 속의 과일가게, 여기도 파리였다. 이런 게 시간여행일까?

▲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스틸컷.

<인터스텔라INTERSTELLAR> 속 시간여행은 초월감과 함께 공허함, 뭉클함, 두려움, 해방감 등 다양한 카타르시스를 안겼다. 형용할 수 없는 멋짐이었다. <미드나잇 인 파리> 속 시간여행은 또 색달랐다. 애드리안 브로디ADRIEN BRODY의 ‘똥(?)’한 표정이 인상적인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I와 “죽음을 두려워한다면 좋은 글을 쓸 수 없지”라는 명대사 등으로 허세와 카리스마 사이를 밀당한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 이때부터 제정신은 아닌 듯 했던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등 20세기를 대표했던 범인들과 같은 시대를 호흡하는 호사를 누렸다. 잠깐이나마 유럽과 미국 문화예술사도 돌아보고 말이다.

물론 영화 전반에 흐르는 O.S.T. 없이 이 시간여행을 논할 순 없다. 영화 시작과 함께 흘러나오는 ‘Si Tu Vois Ma Mere’는 파리의 여유로움을 스펀지처럼 그대로 빨아들였다. 파리의 아기자기한 골목길과 주말 아침의 여유, 햇살을 머금은 과일가게, 그리고 비 오는 파리의 저녁까지. 관객들에게 펀치 한 방 제대로 먹이고 시작한 덕에 이후 나오는 곡들까지 연달아 ‘히트다 히트!’. ‘Je Suis Seul Ce Soir’의 통통 튀는 리듬과 현악기의 선율은 파리 도심 어딘가 혹은 세느강 변의 거리 악단을 떠올리게 했고, 주인공이 자정에 홀로 파리 골목길을 거닐 때 등장한 ‘Bistro Fada’는 이후 전개되는 유쾌한 시간여행을 암시했다. ‘Let's Do it’ , ‘Charleston’ , ‘Ain't She Sweet’ 등 미드나잇 파티에 등장한 곡들은 1920년대 파리의 뜨거운 밤의 분위기를 그대로 전달했다. ‘Balld Du Paris’는 시원하게 쏟아지는 파리의 비를 만나 기분 좋은 설렘을 안기며 시간여행의 끝을 매무시했다.

언젠가는 다시 그 파리를 찾아 또 시간여행을 해 보리라. 이 정갈한 리듬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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