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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떠나고 싶게 만드는, 여행 유발 책들
당장 떠나고 싶게 만드는, 여행 유발 책들
  • 이주희 기자|사진 양계탁 기자
  • 승인 2016.09.21 2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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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BOOK 여행 에세이

‘여행’은 언제 들어도 가슴 설레는, 마법 같은 단어다. 그저 꿈꾸는 것만으로도 팍팍한 세상살이를 버티게 해주는 위로가 되어준다. 여기, 잠자고 있던 역마살을 흔들어 깨우는 책들이 있다. 당신도 어서 떠나라고 충동질하는, 여행 유발 에세이 다섯 권.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 무라카미 하루키
믿고 보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근 10년 만에 내놓은 여행 에세이. 제목만 보면 라오스 여행기일 듯하지만 라오스뿐 아니라 <노르웨이의 숲>이 탄생한 그리스 미코노스 섬, 와인의 성지 이탈리아 토스카나, 재즈 선율 가득한 뉴욕의 밤 등 세계 곳곳의 매혹적인 여행지에 대한 하루키식 리뷰 10편이 담겨 있다. 프로 여행자인 그가 직접 보고 듣고 느낀 풍경과 사유를 찬찬히 따라가다 보면 머나먼 여행지가 조금은 가깝게 느껴진다. ‘그곳’에 대체 뭐가 있는지 궁금하다면 망설이지 말고 펼쳐보자. 문학동네.

“라오스(같은 곳)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라는 베트남 사람의 질문에 나는 아직 명확한 대답을 찾지 못했다. 내가 라오스에서 가져온 것이라고는, 소소한 기념품 말고는 몇몇 풍경에 대한 기억뿐이다. 그러나 그 풍경에는 냄새가 있고, 소리가 있고, 감촉이 있다. 그곳에는 특별한 빛이 있고, 특별한 바람이 분다. 무언가를 말하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귓가에 남아 있다. 그때의 떨리던 마음이 기억난다. _「거대한 메콩 강가에서」루앙프라방 라오스

모든 요일의 여행:|김민철
<모든 요일의 기록>을 펴냈던 카피라이터 김민철이 이번엔 낯선 삶의 틈에서 ‘나’를 찾아가는 여행의 오롯한 기억을 풀어놓는다. 저자는 수많은 변수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여행길에서 속도를 줄이고, 욕심을 내려두고, 자신만의 취향과 시선을 되찾으면서 그만의 여행 무늬를 만들어간다. 솔직 담백하고 간결한 호흡으로 술술 읽히지만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면 짙은 여운이 남는다. “오래도록 이 햇빛을, 이 바람을, 이 순간을 기억할 것!” 북라이프.

아무것도 아닌 이 카페가, 지금 이 기분이, 나른함이, 이 속도가, 저 멍한 시선이, 이름조차 붙일 수 없는 이 모든 무용한 시간이 그 무엇보다 그리워지는 순간이 오겠구나. 이상하게도 문득문득 생각나는 것은 그런 순간들이다. 너무 아무것도 아니라서 이름조차 붙일 수 없는 순간들. 그리하여 이름조차 붙일 수 없는 그리움들. _「유용한 여행 무용한 여행」

여행자의 책|폴 서루
여행 문학의 대가로 꼽히는 폴 서루가 쓴 여행의, 여행에 의한, 여행을 위한 책. 여행이란 무엇인가, 왜 여행하는가, 어느 곳을 여행하는가, 가방에는 무엇을 가져가는가 등 여행에 관한 모든 질문에 성실하게 답한다. 폴 서루 자신의 여행서는 물론 헨리 데이비드 소로, 안톤 체호프, 서머싯 몸, 어니스트 헤밍웨이 등 그가 사랑하는 작가들의 책에서 건져올린 보석 같은 문장들이 가득하다. 여행의 기쁨과 고통, 떠나는 이유와 머무는 이유, 기차 여행의 즐거움 등 여행과 인생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작가의 깊이 있는 통찰력이 돋보인다. 책읽는수요일.

여행이란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사는 것이다. 그들 특유의 악취와 고약한 향수를 맡으면서, 그들의 음식을 먹으면서, 그들의 인생에 대해 듣고 그들의 의견을 참아내면서, 때로는 말도 통하지 않으면서, 불확실한 목적지를 향해 늘 이동하면서, 계속 바뀌는 여행 일정을 짜면서, 혼자 자면서, 갈 곳을 즉흥적으로 정하는 것이다. _「동방의 별로 가는 유령 기차」

우리는 사랑 아니면 여행이겠지|최갑수
여행 작가이자 시인 최갑수가 오랜 시간 여행하며 마음 깊이 사유하고 간직해두었던 이야기를 끄집어내어 우리 앞에 펼쳐놓는다. 삶과 사랑, 여행의 정점을 찍은 순간들의 기록이 차곡차곡 쌓여있다. 마음을 다독이는 글과 감성을 건드리는 사진에 읽는 내내 가슴이 따스해진다. 특히 낯선 곳, 낯선 사람에게 보내는 그의 온기어린 시선은 사진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조금씩 야금야금 아껴 읽고 싶은 책. 예담.

인생은 그다지 의미가 없으며, 나의 사랑과 당신의 사랑은 일치하지 않으며, 세상의 모든 구원은 거짓임을 알게 된 겨울 어느 날. 그러니까 오늘은, 난로의 온기 옆에서 타레가의 연주를 들으며 러셀 영감을 읽다가, 문득 여행을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만을 희미한 즐거움으로 삼는다. 타레가의 기타를 타고 찌르르르 온기가 전해오는 이 저녁에. _「우리의 사랑은 일치하지 않았다」

여행의 문장들|이희인
세계 각지를 여행하면서 겪은 이야기를 그에 어울리는 책과 사진으로 엮어내는 작가 이희인의 『여행자의 독서』, 그 세 번째 책. 첫 장에서는 떠나기 전 여행으로 나를 이끈 문장을, 두 번째 장에서는 길 위에서 읽어 내려간 고전을, 그리고 마지막 장에선 돌아와 여행을 완성시켜준 책으로 묶었다. 한 줄 한 줄 보물 같은 문장에 밑줄을 긋듯이 여행을 통해 땅을 읽고, 그 위에 밑줄을 그은 흔적들이 아름답게 새겨져 있다. 책 속에 작가의 여행지를 향한 사랑이 듬뿍 묻어난다. 북노마드.

헤밍웨이를 생각하며 모히토를 곁들이는 일은 여행에 낭만의 맛을 안겨준다. 여행은 어떠한 잊지 못할 맛을 그리워하는 일. 그런 잊지 못할 맛을 다시 맛보기 위해 짐을 싸는 일. 파리 중심가의 카페 뒤 마고나 카페 뒤 플로르 같은 카페,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 서점에서도 헤밍웨이가 있었지. 잊지 못할 아프리카의 초원과 킬리만자로에도 헤밍웨이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지. 내가 가고 싶고, 살아 있음을 뜨겁게 느끼고 싶은 곳엔 늘 그 사람, 헤밍웨이가 있었다. _「모히토에 헤밍웨이를 곁들이는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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