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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벅이 여행자의 천국, 남미 파타고니아 도보여행
뚜벅이 여행자의 천국, 남미 파타고니아 도보여행
  • 이주희 기자
  • 승인 2016.09.18 0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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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타고니아 여행자가 알아야 할 몇 가지

이름만으로도 뭇 여행자의 맘을 달뜨게 하는, 꿈의 여행지가 있다. 지구 반대편 남미 대륙에서도 남쪽 끝자락에 자리한 파타고니아Patagonia. 이곳의 말간 속살을 제대로 느끼려면 오롯이 두 발로 땅을 밟아야만 한다. 구석구석 발자국을 쿡쿡 찍어가다 보면 바람이 지배하는 광활한 들판과 순백의 빙하, 하늘을 향해 날카롭게 치솟은 봉우리 등 순수한 대자연과 비로소 마주할 수 있다. 여행자들이 꿈에도 그리는 그곳, 남미 파타고니아 도보 여행법을 소개한다.

When, Where, How?
언제,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할까?
파타고니아 여행 적기는 11~2월. 남반구의 여름인 이때는 야생화가 지천인데다 날씨도 비교적 평온한 편이다. 단, 성수기라서 모든 시설이 붐비고 비용이 상대적으로 많이 든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비수기에는 한적한 대신 악천후가 빈번하고 대중교통 이용이 어렵거나 산장 이용이 제한될 수 있다. 따라서 성수기건 비수기건 사전에 계획을 철저히 세우도록 하자.

우리나라에서 파타고니아에 가기 위해선 거점이 되는 도시가 두 곳 있다.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와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이 두 곳을 바로 가는 직항편은 아직 없고 경유를 해야 한다. 어느 나라를 통하든 30시간 내외의 비행 및 환승시간은 감수해야 한다.

파타고니아의 크기는 한반도 면적의 5배에 달한다. 시간 여유가 넉넉하지 않다면 모든 곳을 다 둘러보는 것은 사실상 무리이므로 우선순위를 정하고 그에 맞게 일정을 짜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트레킹 위주의 여행이라면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에서 여정을 시작하게 된다. 이때에는 미국을 경유해 칠레 산티아고에 도착한 후 국내선으로 환승해 남부에 위치한 푼타 아레나스로 이동, 항공편이나 버스를 이용해 푸에르토 나탈레스까지 가는 루트를 택한다. 아르헨티나로 들어가는 경우에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엘 칼라파테, 바릴로체, 우수아이아 등으로 이동하는 루트를 따른다.

Packing & Stay
짐은 어떻게 꾸리고, 잠은 어디서 자야 할까?
파타고니아의 날씨는 하루에 열두 번도 더 변덕을 부리고 비바람이 잦아서 충분한 대비가 필요하다. 방수·방풍 기능성을 갖춘 재킷과 방한용 재킷, 껴입을 수 있는 덧옷은 잊지 말고 챙겨가도록 하자. 장시간 트레킹을 해야 하는 만큼 편안한 등산화와 배낭도 필수. 등산화는 출발 전 최소 일주일 이상은 신어봐야 하며, 배낭은 튼튼하고 하중을 골고루 분산시켜주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침낭과 매트리스를 준비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대신 가볍고 패킹 사이즈가 작은 제품을 골라야 부담이 없다. 접이식 스틱과 헤드랜턴, 에너지바나 초콜릿 등 행동식도 챙겨 가면 요긴하다.

푸에르토 나탈레스에는 장비점들이 많이 있어 현지에서 구입을 하거나 대여도 가능하다. 텐트, 침낭, 스틱, 코펠과 버너 등 취사장비까지 구비돼 있다. 필요에 따라 장비를 대여하는 것도 무게와 부피, 비용 등을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이다.

숙박은 산장이나 캠핑장을 이용하면 된다. 성수기에는 워낙 많은 여행자가 몰리기 때문에 한국에서 출발 두 달 전에는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캠핑장은 유료와 무료가 있는데, 유료의 경우 텐트를 대여하거나 화장실과 샤워실을 이용할 수 있는 반면 무료 캠핑장은 화장실 정도만 쓸 수 있다. 자연 속에서 즐기는 캠핑도 좋지만 날씨와 체력, 짐의 무게를 감안해 판단하도록 한다.
-산장·캠핑장 예약 www.verticepatagonia.com, www.fantasticosur.com

▲ ⓒwww.fantasticosur.com

Torres del Paine & W Trail

파타고니아의 백미,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과 W 트레일
토레스 델 파이네Torres del Paine 국립공원은 우뚝 솟은 검은 암봉, 빙하가 녹아내린 호수가 어우러진 풍광이 시선을 압도한다. 1978년 유네스코 생물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이곳은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남미 최고의 비경을 자랑한다.

그리고 여기에 수많은 트레커들의 발길을 불러 모으는 W 트레일이 있다. W 트레일은 트레킹 코스가 알파벳 ‘W’ 모양과 같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총 길이가 약 80km에 이르며, 보통 3박4일이나 4박5일 일정으로 꾸려진다. 푸에르토 나탈레스를 시작점으로 잡았을 때 토레스 산장을 거쳐 칠레노 산장~토레스 델 파이네 전망대~로스 쿠에르노스 산장~이탈리아노 캠핑장~프란세스 계곡~그레이 빙하~페오에 호수로 이어지는 코스다. 반대 방향으로 진행해도 무방하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W 트레일과 이어진 전 구간을 도는 100km 길이의 일주 코스에 도전해보자. 국립공원 구석구석을 돌아볼 수 있는 일정으로 7~10일 정도 걸린다. 국립공원 입장료는 성수기 18,000페소(한화 약 3만 원), 비수기 5,000페소(한화 약 8,000원).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 www.torresdelpaine.com  

Perito Moreno Glacier
푸른 빛 빙하로 덮인 겨울왕국, 페리토 모레노 빙하
고산지대나 극지방에 가지 않고도 눈부신 빙하를 가까이서 만날 수 있는 곳, 아르헨티나 남부 파타고니아 지역에 자리한 로스 글라시아레스 국립공원이다.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페리토 모레노Perito Moreno 빙하. 높이 60~80m, 폭 5km, 길이가 35km의 빙하가 끝을 가늠하기 힘들 만큼 길게 뻗어있어 장관을 이룬다. 어마어마한 크기 외에도 모레노 빙하가 특별한 이유는 또 있다. 날마다 약 2m씩 아르헨티노 호수를 향해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 그리고 빙하가 녹은 물이 빙벽을 녹이면서 4~5년에 한 번씩 무너져 내린다는 것. 거대한 얼음 덩어리가 굉음을 내며 떨어지는 장면은 그야말로 압권이다.

페리토 모레노 빙하를 온몸으로 누릴 수 있는 방법은 빙하 트레킹만한 게 없다. 전망대에 올라 빙하를 감상한 후 페리를 타고 빙하 트레킹을 할 수 있는 장소로 이동, 크램폰을 착용하고 빙하 위를 걸어보는 체험이다. 한 그룹 당 20명으로 구성되며 안전을 위해 가이드 2명이 선두와 후미에서 안내한다. 빙하 트레킹은 짧은 코스인 미니 트레킹과 긴 코스인 빅 아이스, 두 가지 종류로 나뉜다. 약 2시간이 소요되는 미니 트레킹은 8월초부터 5월말까지 가능하고 10세 미만, 65세 이상은 참가할 수 없다. 7시간 정도 걸리는 빅 아이스는 9월부터 4월말까지 가능하며 18~50세까지만 참가할 수 있으니 유념하도록. 트레킹을 마친 후에는 빙하의 얼음 조각을 띄운 위스키 한잔을 마시는 호사도 누릴 수 있다.
-빙하 트레킹 여행사 Hielo&Aventura www.hieloyaventura.com

▲ ⓒHielo&Aventura

Fitzroy & Cerro Torre

세상에 둘도 없는 미봉, 피츠로이 & 세로토레
파타고니아에는 세계적인 명산 두 곳이 떡하니 버티고 있다. 남부 파타고니아의 최고봉 피츠로이Fitzroy(3,405m), 세계에서 가장 오르기 어려운 봉우리 중 하나로 손꼽는 세로토레Cerro Torre(3,102m). 세로토레와 피츠로이 트레킹 코스의 시작점은 엘 찰텐이다. 작은 오지마을이던 이곳은 이제 전 세계 트레커들이 모여드는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피츠로이 트레일은 카프리 야영장과 리오블랑코 야영장을 거쳐 트레스 호수 전망대, 피츠로이 전망대까지 이어지는 20km 코스로 8시간 정도 걸린다. 초입의 경사를 지나면 카프리 야영장까지 능선을 넘는 길인데, 전망이 탁 트여 눈이 즐겁다. 산악인들의 베이스캠프인 리오블랑코 야영장에 도착했다면 잠시 숨을 돌린 후 코스의 도착점인 트레스 호수 전망대까지 올라보자. 언덕에 올라서면 빙하 위로 솟은 피츠로이 봉우리가 눈앞에 펼쳐진다.

세로토레 트레일은 엘 찰텐 북서쪽에서 출발해 토레 전망대~아고스티니 야영장~토레 호수~마에스트리 전망대까지 돌아보는 18km 코스이며 약 6시간이 소요된다. 암벽을 따라 서쪽으로 약 2시간 걸으면 세로토레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토레 전망대가 나오고, 고사목 지대와 너도밤나무 숲길을 지나면 아고스티니 야영장을 만나게 된다. 여기에서 10분쯤 걸으면 토레 호수가 나오는데, 호수 건너편으로 뾰족하게 솟은 봉우리들의 도도한 자태를 조망할 수 있다.

피츠로이와 세로토레 트레일은 당일 산행 외에 야영장에서 하루, 이틀 머무르며 두 코스를 연결하는 구간을 한 번에 돌아볼 수도 있다. 엘 찰텐에서 시작하는 트레킹은 일부 구간만 제외하면 대체로 완만한 편이고 고도가 높지 않아 고산병 걱정 없이 마음껏 걸어도 좋다. 다만 한 가지, 짓궂은 날씨가 문제. 트레킹에 나서기 전 반드시 국립공원 사무소에 들러 날씨와 트레일 상황을 확인하도록 한다.

TIP & KNOWHOW
더 즐거운 파타고니아 여행, 주의사항과 팁을 알려주마!
지구 반대편에 있는 칠레, 아르헨티나는 우리나라보다 12시간이 느리다. 이동시간도 30시간을 넘어선다. 때문에 트레킹을 즐길 계획이라면 컨디션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가급적 하루 정도는 시차 적응을 하고 여독을 풀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겠다.

파타고니아 지역은 다른 남미 지역보다 살인적인 물가를 자랑한다. 대부분의 물자를 칠레와 아르헨티나의 수도에서 공수 받기 때문. 현지에서 구입하기엔 부담이 되는 것들은 한국에서 챙겨 가도록 한다. 또 여행을 하다보면 칠레와 아르헨티나 국경을 넘나들 수 있으므로 이를 염두에 두고 미리 각국의 화폐로 환전해 놓는 센스가 필요하다. 푸에르토 나탈레스, 칼라파테 등 주요 기점이 되는 도시에는 현금 자동 입출금기가 있어 그때그때 필요한 돈을 출금하는 것도 가능하다. 아르헨티나에서 칠레로 넘어가는 국경에서는 농산물 검사가 엄격하기 때문에 과일, 채소 등을 가지고 무심코 칠레 국경을 넘으려는 일은 없어야 한다. 압수당하는 것은 물론 벌금을 물 수도 있다.

파타고니아 지역에서도 LNT(Leave No Trace) 실천은 당연한 의무다. 지정된 캠핑장에서 야영 시 취사는 가능하지만 모닥불은 피울 수 없으며, 가져간 모든 것은 도로 가져와야 한다. 계곡물은 마실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하니 더럽히지 않아야 하고 나무를 자르거나 꺾는 일도 금물. 자연 그대로를 존중하고 다녀간 흔적은 남기지 않는 것이, 아름다운 파타고니아를 오래도록 만날 수 있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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