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처 몰랐던 나를 만나는 일
미처 몰랐던 나를 만나는 일
  • 이주희 기자|사진 정영찬 기자
  • 승인 2016.09.09 18:1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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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작가 태원준

일생에 한 번쯤은 꿈꾸는 세계여행. 그 어려운 걸 예순 엄마와 함께 해낸 서른의 아들이 있다. 편안하고 럭셔리한 크루즈 여행? 전혀 아니다. 버스를 30시간 타고 도미토리에서 잠을 자는 배낭여행이 장장 500일 동안 이어졌다. 처음 300일은 유라시아를 돌았고 이후 200일간 중남미를 누볐다. 60대 엄마와 30대 아들이 함께 떠난 여행기는 세 권의 책으로 나왔고, 수많은 이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조금은 특별한 동행으로 삶이 뒤바뀌어버린, ‘뼛속 깊이 여행자’ 태원준 작가를 햇살 좋은 오후 어느 카페에서 만났다.

▲ 햇살 좋은 오후 카페에서 만난 태원준 작가.

만나 뵙고 싶었습니다. 어머니와 떠난 세계여행 시리즈로 많은 관심을 받으셨죠.

다 합쳐서 525일간 70개국 200여 개 도시를 돌았어요. 300일간의 유라시아 여행은 아시아편 <엄마, 일단 가고봅시다!>, 유럽편 <엄마, 결국은 해피엔딩이야!> 두 권의 책으로 출간됐고 200일간 중남미 여행은 <엄마, 내친김에 남미까지!>란 제목으로 나오게 됐습니다.

모녀가 여행을 가는 경우는 꽤 봤지만, 어머니와 아들이 동행하는 경우는 거의 못 본 것 같아요. 어머니와 함께 여행을 가게 된 계기가 있나요?
안타까운 계기가 있었죠. 아버지와 외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가 무척이나 슬퍼하셨어요. 어머니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고민하다가 생각한 게 여행이었어요. 저도 지난 시절 나름대로의 스트레스나 고민들을 여행으로 풀어낸 경험이 있어서, 어머니도 새로운 곳에 나가면 아픔이 나아지지 않을까 싶었죠. 처음 계획은 한 달 내지 두 달이었어요. 그런데 실의에 빠져있던 어머니가 여행을 엄청 즐기시는 거예요. 소위 여행에 포텐이 터지신 거죠. 첫 여행은 그렇게 300일간 계속됐어요. 중남미 여행도 갈 땐 5개월 정도 예상을 했는데 결국은 8개월 남짓 다녀오게 됐고요.

▲ 진지한 표정으로 인터뷰 중인 태원준 작가.
젊은 사람도 장기 배낭여행은 힘들다고 하는데, 연배가 있으신 어머니가 많이 지쳐하진 않으셨나요?
환갑이 넘은 연세에 긴 여행이 결코 쉽진 않죠. 하지만 어머니는 여행에 푹 빠져 계셨기 때문에 힘은 들어도 진정 행복해 하셨어요. 제가 역마살을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았구나 싶었어요. 물론 제가 백업을 잘 해드린 것도 있겠죠? (웃음) 자유여행이니까 어머니 체력에 많이 맞춰드렸어요. 아침에 나가면 일찍 일정을 마무리하고 숙소에서 쉬는 식으로요. 어떤 날은 아예 안 나가고 가만히 쉬기도 하고요. 또 원체 건강하신 것도 있어요. 40kg 밖에 안 나가는 깡마른 몸매이신데도 잔병치레 한 번 없으셨어요. 그럼에도 어쨌든 대단하시죠.

여행에서 동행자는 상당히 중요하죠. 어머니와 여행하면서 다툰 적도 있었나요?
첫 여행에서 100일쯤 됐을 때 여비를 많이 아끼다보니 우왕좌왕한 적이 있어요. 그때 좀 충돌이 있었어요. 어머니께서 많이 힘들어 하시면서 적당히 하자고 하셨어요. 그래서 3~4일 정도 아무것도 안 하고 숙소에서 쉬면서 어머니와 이런저런 대화를 많이 나눴어요. 그동안 어머니께 서운했던 거나 바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어머니도 그러셨어요. 그 이후에는 서로 그걸 염두에 두고 배려하니까 부딪힐 일이 거의 없었어요.

각자의 여행 스타일이 있잖아요. 느긋하게 여유를 즐기는 사람이 있는 반면, 하나라도 더 보고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요. 작가님과 어머니의 여행 방식은 어떤 편인가요?
어머니도 저도 후자예요.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돌아다니는 편이에요. 사실 저는 누구랑 같이 여행을 간 건 처음이었어요. 여행을 그토록 많이 했어도 늘 혼자였는데, 그 이유가 전 정말 쉬질 않아요. 해 뜰 때 나가서 밤늦게까지 쏘다녀요. 카페에서 차 마시고 여유 즐기는 것도 좋지만 그런 건 한국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이니까, 새로운 걸 막 찾아다니는 스타일이죠. 어머니도 저랑 같은 여행 스타일이어서 잘 맞았어요. 혼자 다닐 때처럼 풀 전력은 아니고 3분의 2정도 선에서 다녔지만요.

▲ 페루 마추픽추에서 태원준 작가와 어머니. ⓒ태원준

일상에서 보던 어머니와 여행지에서 본 어머니의 모습이 다른 점도 있고, 새로 발견하게 된 부분도 있을 것 같아요.

여행을 다니면서 어머니의 새로운 점들을 많이 봤어요. 여행이 사람을 바꾸거든요. 가령 어머니가 오토바이를 위험하다고 절대 안 타시는데 베트남에서는 재미있다고 막 타시는 거예요. 여행을 하다보면 머리가 말랑말랑해지고 맘이 열리니까 한국에서는 못했던 일들을 해내시더라고요. 어머니 자체가 아예 바뀐 건 아니고 여행자로서의 어머니를 새롭게 알게 된 거죠.

500일 넘게 계속 붙어있다 보니 어머니의 인생에 대해 몰랐던 것들도 많이 알게 됐어요. 어머니의 유년시절과 학창시절 얘기, 외할머니와 얽힌 소소한 추억, 소싯적 아버지와 데이트한 얘기 등등 일상에서는 구태여 하지도 묻지도 않을, 속 깊은 이야기들을 많이 나눌 수 있었죠. 그래서 여행을 마친 후에는 어머니의 역사를 여행한 느낌이었어요. 

▲ 폭포 앞에서 어머니와 한 컷. ⓒ태원준
여행 후 어머니가 달라진 점이 있으신가요?

여행을 다녀오신 후 사고가 많이 바뀌셨어요. 우리 부모님 세대는 아무래도 보수적이기 마련인데, 어머니는 이제 완전히 오픈 마인드가 되셨죠. 은행을 다니다가 관두고 밴드를 하려는 제 친구가 있어요. 그전 같았으면 다른 부모님들처럼 ‘쯧쯧쯧’ 혀를 차셨을 텐데 지금은 “멋있다! 걔 공연하면 보러 가자”라고 말씀하세요. 넓은 세상에 나가 별의별 사람을 다 보다보니 마음이 많이 열리셨어요. 어머니가 여행 중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나는 우물 안 개구리였더라. 우물 밖에 나갔더니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이 있구나.”

평소 어떤 아들이고 어떤 어머니였는지 궁금해요.
어느 아들이나 그렇듯이 저도 어릴 때에는 말썽꾸러기였어요. 그런데 어머니는 한 번도 공부해라, 숙제해라 명령을 안 하셨어요. 바운더리를 아주 크게 치고 자유롭게 풀어놓으셨죠. 어머니가 강요하질 않으시니 저도 반항할 이유가 없었고 친구처럼 지냈어요. 그런 살가운 관계였기 때문에 어머니와 단둘이 여행도 가게 된 거지, 데면데면한 사이였다면 다른 방법을 찾았을 거예요.

어머니도 이제 베테랑 여행자가 다 되셨겠어요.
첫 여행 다녀오고 나서는 제가 강연이나 인터뷰를 하면 어머니를 ‘모시고’ 다녔다는 표현을 썼는데, 중남미 여행에선 그 말이 쏙 들어갔어요. 어엿한 여행 파트너가 됐거든요. 어머니가 때로는 ‘캡틴’이기도 했고요. 심지어 각개전투도 했어요. 제가 A를 보고 싶고 어머니는 B가 보고 싶으면 각자 보고서 합류하는 거예요.

남미 여행 이후에도 여행을 꾸준히 다니세요. 어머니가 네 자매인데 한 번도 같이 여행을 가신 적이 없었어요. 그런데 지난해 어머니께서 여행을 추진해서 미국과 캐나다를 돌고 오셨어요. 이모님들이 “여행은 무슨 여행이야?” “다 늙어서 어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어머니가 “언니, 가보면 재밌어”라고 설득하셨대요. (웃음) 어머니의 여행 경험이 없었다면 아마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죠. 어머니 덕에 이모님들도 여행의 즐거움을 알게 되신 것 같아요.

▲ 중남미 여행에 함께한 배낭들. ⓒ태원준

작가님 책을 보고 부모님과의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이 많을 텐데, 조언을 해주신다면.

부모님과 여행을 간다면 무조건 부모님께 맞추셔야 해요. 해외를 처음 나가보는 분들은 낯선 곳에서 어린 아이가 되세요. 의지할 건 자식밖에 없는 거죠. 그러니 힘이 들 수 있어요. 밥 한 끼 먹는 것도 화장실 어디 있는지도 일일이 챙겨드려야 하죠. 그래도 다 맞춰주셔야 합니다. 힘들다고 하시면 멈추시고 배고프다고 하시면 바로 식당으로 가세요. 이유는 간단해요. 부모님은 자식과 함께하는 여행이 인생에 있어 굉장한 이벤트예요. 반면 우리들은 언제고 맘만 먹으면 또 다시 갈 수 있으니 욕심을 내려놓으세요. 저도 어머니와 남미를 다니면서 포기한 것들이 있어요. 남미에 멋진 트레킹 코스가 많아서 가고 싶었지만, 어머니가 산은 못 타셔서 패스했어요. 저는 나중에 다시 오면 되니까 별로 아쉽진 않았어요.

또 중요한 것이 끼니를 잘 챙기셔야 돼요. 부모님은 제때 식사를 안 하시면 급격하게 체력과 정신력이 떨어지세요. 젊은 사람들이야 안 챙겨 먹고 늦게 먹어도 별 상관없지만 어르신들은 그게 안 돼요. 피치 못할 상황에선 에너지바나 초코바라도 드리세요.

어머니가 가장 좋아하신 여행지는 어디였나요?
유라시아 여행에선 터키를 제일 좋아하셨어요. 터키는 이스탄불 같이 로맨틱한 도시도 있고, 카파도키아처럼 눈부신 자연 절경을 자랑하는 곳도 있고, 흑해와 지중해에 예쁜 바닷가 마을도 많이 있어요. 한 마디로 여행자가 꿈꾸는 매력을 모두 품고 있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나라예요. 남미 여행에서는 아르헨티나를 최고로 꼽으셨어요. 이곳 역시 각양각색 매력이 공존하고 있어요. 호수와 산이 어우러진 바릴로체, 푸른 빙하를 볼 수 있는 페리토 모레노, 탱고의 도시 부에노스아이레스, 펭귄 서식지가 있는 우수아이아까지 한 나라 안에 다양한 볼거리들이 있답니다.

▲ 어머니가 가장 좋아하셨던 여행지, 터키 이스탄불. ⓒ태원준

작가님이 꼽는 베스트 여행지도 알고 싶어요.

여행을 참 많이도 다녔는데 이제껏 다닌 여행 다 통틀어서 중남미 여행이 가장 좋았어요. 그중에서도 갈라파고스는 꼭 다시 가고 싶어요. 제가 동물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이곳에선 물개 수천 마리, 이구아나 수백 마리가 자유롭게 돌아다녀요. 가까이 가도 도망가지 않아요. 갈라파고스에서는 사람이 동물을 만지면 벌금을 내거나 추방을 당하거든요. 그래서 사람이 자기를 만지거나 해한 적이 없으니, 전혀 무서워하질 않고 그냥 같이 살아가는 생명체 정도로 보는 거죠. 스노클링하러 들어가면 물개가 놀자고 막 쫓아와요. 그야말로 지상낙원이에요. 인간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는, 몇 안 되는 곳이 아닐까 싶어요.

▲ 갈라파고스에서 만난 물개들. ⓒ태원준

▲ 갈라파고스 바닷속에는 듣도보도 못한 신기한 물고기들이 살고 있다. ⓒ태원준

여행 다니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인연이 있었다면.

카우치서핑하면서 만난 사람들이 인상적이었어요. 지금 기억나는 건 베를린에서 만난 군디라는 아주머니예요. 그 분이 게스트룸을 지극 정성으로 아끼셨는데 저희가 밥을 해먹다가 탁자를 태우고 말았어요. 냄비 받침을 안 하고선 내려놨는데 나중에 보니 새까맣게 탄 거죠. 잘 해주셨는데 그렇게 아끼시는 탁자를 태워먹었으니 면목이 없었어요. 배상을 해드려야겠다 싶어서 말씀드렸는데 오히려 고맙다고 하시는 거예요. 아주머니 왈 “내 또래의 엄마와 아들이 함께 여행하는 것이 무척 감동적이에요. 두 사람을 오래 기억할 수 있도록 탁자에 흔적까지 남겨줬으니 고마워요.” 그 말을 듣고 어찌나 감동이었던지요. 그런 인연들은 절대 잊을 수가 없죠.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곳을 여행하셨나요?
대학교 들어가면서부터 방학 때고 군 복무 때고 틈만 나면 여행을 했어요. 돈이 없으면 국내를, 목돈이 모이면 해외로 나갔죠. 도시는 일일이 셀 수도 없고 나라는 80개국 넘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에서 여행을 갈 수 있는 나라가 내전 지역이나 치안이 불안한 여행불가 지역, 작은 섬나라 빼면 140개국 정도 된다고 하더라고요. 여행 가능 나라 중에는 반 넘게 다닌 셈이죠.

▲ 볼리비아의 우유니 소금사막. ⓒ태원준

장기 여행을 하다보면 ‘이제 그만 집에 가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 작가님은 어땠나요?

모든 장기 여행자의 공통된 고민일 거예요. 3.6.9라고 해서 3개월, 6개월, 9개월마다 매너리즘에 빠지는 거죠. 처음에는 그림 같은 풍경에 감탄하다가 점점 다 비슷비슷해 보이면서 감흥이 없더라고요. 그럴 때는 방법이 있어요. 움직이지 않고 그저 머물면 돼요. 잠을 자든 카페에서 책을 보든 영화를 보든 머물러서 시간을 흘려보내는 거죠. 장기 여행자는 어차피 역마살이 있기 때문에 일주일만 지나면 발바닥이 근질거리기 마련이에요.

여행계에서 가장 핫한 작가이세요. 강연이나 방송도 많이 하신다고 들었어요.
제가 좋아하는 여행을 하고 강연이나 방송을 통해 제 이야기를 들려드리는 일이 상당히 재밌어요. 여행작가는 더 이상 글만 써서 먹고 사는 사람은 아니에요. 여행이 대중화가 되면서 활약할 수 있는 곳이 참 많아요. 여행 콘텐츠는 어느 매체에서나 통용되는 주제라서 글을 쓸 수 있는 곳들도 많고 강연, 라디오, TV 기행 프로그램 등등 수요가 생각보다 많아요. 오히려 공급이 부족하죠. 여행작가이기는 하지만 대개 전업이 아니다보니 그런 활동을 할 수 있는 여력이 안 되는 거예요. 여행작가를 꿈꾸는 분들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도전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기회는 열려 있으니까요.

▲ 이집트 다합에서 천진난만하게 놀고 있는 아이들. ⓒ태원준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으면 싫어질 수도 있을 텐데, 어떤가요?

그토록 좋아하는 여행을 맘껏 하는 게 일이 되었으니 지금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해요. 저는 조금의 시간만 있어도 계속 나가요. 워낙 여행을 좋아하기도 하고 그래야 새로운 이야기도 생기거든요. 이걸 일로 생각하고 한숨만 나온다면 굳이 안 나가겠죠. 어머니랑 8개월 여행 다녀오고 나서도 이틀 뒤에 또 혼자 여행을 갔어요. 여독을 여행으로 풀었달까요. 어머니가 그때 혀를 끌끌 차며 “천생 여행하면서 살아야 될 놈이다”라고 하셨어요. (웃음) 제 고민은 ‘어떻게 해야 평생 여행작가를 하며 살 수 있을까’에요. 저 좀 계속 여행하며 살게 도와주세요. (웃음)

여행의 본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작가님에게 있어 여행은 어떤 의미인가요?
여행은 정말 정답이 없어요. 모든 분야에는 완벽하진 않더라도 모범적인 정답이 있는데, 여행은 예외에요. 사람의 취향에 따라 여행 스타일도 천차만별이잖아요. 여행 강의를 할 때도 항상 덧붙이는 말이 정답은 없으니 저의 경험을 참고하시되 본인의 생각대로 하라는 거예요.

저에게 여행이 뭐냐고 물으신다면 또 다른 나를 끄집어내어 새로운 길 위에 세우는 것, 이라고 답하겠어요. 여행을 가면 그곳에서의 나와 일상 속에서의 나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에요. 일상에서는 다른 이의 눈치를 보고 스스로 가두게 되는 부분이 있지만, 여행지에서는 그런 게 없어요. 나 하고픈 대로 하면서 새로운 나를 만나게 되는 거죠. 미처 몰랐던 나를 끄집어내는 것 자체가 흥미로워요. ‘나한테 이런 얼굴이 있었네?’ 하고 놀라기도 하고요. 제3자 입장에서 나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점도 재밌어요. 일상에서의 일들을 제3자의 눈으로 바라보면서 ‘내가 왜 그랬지’ 자기성찰을 하게 돼요.

▲ 과테말라의 세묵 참페이. ⓒ태원준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해요.

10월초까지는 유럽에 머물 듯하고 10~11월에는 강연, 강의, 기업과 연계된 콘텐츠 제공, 한국여행 프로그램 등 많은 일정이 잡혀 있어요. 내년에는 홀로 긴 여행을 떠날 거예요. 여행작가로서의 모토가 ‘나갈 수 있는 놈이 나가서 세상의 소리를 전하자’에요. 여행이 일이니만큼 자주 나가고 그 이야기들을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해야겠죠.

끝으로, 여행을 꿈꾸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여행에서 제일 힘든 과정이 갈까 말까 결심하는 때예요. 용기를 가지고 결심을 확고히 하는 게 어렵죠. 그래도 그 과정을 넘어서 여행을 떠나보면 상상도 못한 무한한 세계가 펼쳐집니다. 한국에서는 말도 안 된다고 여겼던 일들이 그곳에선 당연한 것처럼 벌어지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많아요. 서로 다름의 차이를 인정하는 순간 편견은 무너지고, 사고는 더 깊고 넓어져요. 마음에 여유도 한결 생기고요. 제가 아무리 “여행, 참 좋아요”라고 말씀드려도 크게 와닿지 않으실 수 있어요. 무책임한 말일지 모르지만, 일단은 떠나보세요. 처음 시작은 망설이지 말고 우선 저질러야 뭐든 일어나는 법이에요.

▲ 어머니와의 세계여행 후 여행작가로서의 삶을 살고 있는 태원준 작가. ⓒ태원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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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숙 2016-10-20 02:43:25
태원준작가님.♥아트래블에서 원준님을 처음알게되었어요 저도여행을무척이나사랑하며 세계여행을가슴속에품고있는 한은숙이라고합니다 작가님의책2권을 이틀동안 밤새읽고 남미편까지읽고 뛰는가슴을 멈추지못했더랬죠^^ 존경합니다 언젠가꼭볼날있을거라 확신이들어요
항상 도전하는 여행자의 길을 새로운 나를 만나는 멋진일을 응원합니다
원준님도 어머니도 늘 행복하고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