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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더들의 로망, 유럽 자전거여행의 거의 모든 것
라이더들의 로망, 유럽 자전거여행의 거의 모든 것
  • 오대진 기자
  • 승인 2016.09.11 0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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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일주를 준비하는 이들을 위한 꿀팁 8가지…체력은 기본, 장비‧항공운송은 꼼꼼히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대학생들의 한결같은 로망 중 하나가 바로 유럽 배낭여행이다. 알프스 산악열차를 타고, 에펠탑에 올라 파리 시내를 관망하고, 바티칸 박물관에서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를 보는 것. 그간 좁디좁은 교실에서 책으로만 접하던 것들을 실로 체험하는 것은 제법 소름 돋고, 짜릿한 경험이다. 최근에는 배낭여행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들의 삶에 천천히 녹아드는 자전거 여행도 인기다. 유럽 자전거여행을 준비한다면 아래 사항들을 꼭 체크하자.

▲ 스위스 라우터부르넨의 건널목.

‘1만km’를 달릴 수 있는 체력
유럽의 면적은 960만5,276㎢(러시아 제외)로 남한(9만9,720㎢)의 약 100배다. 이 넓은 땅을 자전거로 이동한다? 짧게는 약 3,000km부터 약 1만km가 넘는 일주를 하려면 우선 체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평소 자출 혹은 자전거 동호회 활동을 하고 있다면 패스, 아니라면 출발 3~6개월 전 부터는 매일 일정 거리를 달리며 훈련해야 한다. 수많은 산을 넘어야 하기에 서울을 예로 들면 남산과 북악스카이웨이 업힐 정도는 가볍게 오를 수 있어야 한다.

▲ 남산, 북악스카이웨이를 오를 수 있는 체력은 기본.

계획 짜기
여행의 백미는 ‘계획 짜기’. 유럽 자전거여행 역시 마찬가지다. 우선 일주를 할 것인지 일부 구간을 여행할 것인지를 선택한다. 여행 기간에 제약이 없다면 장기간 일주를, 한 달 혹은 보름 등 비교적 여행 기간이 짧다면 일부 구간 여행이 바람직하다. 기간을 산정했다면 출발지와 목적지를 선택하자. 보통 국내에서 항공편이 많은 프랑스 파리와 이탈리아 로마 등 대도시를 출발지로 삼는 경우가 많다. 세부 루트는 떠오르는 유럽의 도시 목록을 적고 ‘꼭 가고 싶은 곳’, ‘가고 싶은 곳’, ‘경유로도 괜찮은 곳’,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곳’ 등의 물음을 던져 차례차례 지워 가면 비교적 쉽게 루트를 산정할 수 있다.

▲ 산악지형이 많은 스위스 캠핑장 전경.

간혹 계획 짜기의 즐거움이 스트레스로 바뀌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과감히 해당 구간을 넘기고 계획을 세우자. 막상 여행을 하다보면 더 중점을 삼는 부분이 생기고, 주변 환경에 따라 루트를 변경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머릿속에 그려온 대로 진행하는 것도 좋지만 사실 여행의 숨은 매력은 예기치 않은 상황과 만남에서 오는 신선함이다.
무거운 텐트와 침낭 등을 자전거에 장착하고 달리는 라이딩과 일반 라이딩은 다르다. 하루 100km를 달리는 것이 쉽지 않다. 평균적으로 50~80km를 이동하는 것이 천천히 이곳저곳 돌아보기에 적당하다. 이탈리아 북부나 스위스, 프랑스와 스페인 경계 등 산악지대 구간은 30km 이동도 벅찰 때가 있다. 이동 거리에 욕심내기 보다는 여행의 여유와 질에 포커스를 맞추자.

▲ 자전거여행을 위해 태어난 투어링 바이크도 고려해 보자.

내 발이 되어 줄, 투어링 바이크
자전거 없으면 자전거 여행도 없다. 내 발이 되어줄 자전거 선택이 그만큼 중요하다. 흔히들 로드바이크, MTB, 미니벨로 등을 많이 생각하지만 자전거여행을 위해 태어난 투어링 바이크도 있다. 생김새는 로드바이크와 비슷하지만 좀 더 편안한 자세를 취할 수 있도록 설계됐고, 휠베이스가 길어 페달링 시 신발이 짐에 닿지 않는다. 많은 짐을 싣고 달려야 하기 때문에 강성과 탄성이 좋은 크롬몰리 프레임이 채택된 것 또한 장점이다.

외관상 가장 큰 변화는 역시 짐받이와 패니어다. 높은 하중을 견딜 수 있는 프레임 고정용 짐받이가 안정적이고, 패니어는 완전방수 기능을 갖춘 제품 선택이 바람직하다. 장기간 여행의 경우 앞뒤로 패니어 4개와 핸들바 가방 등을 장착한다. 스페셜라이즈드와 치넬리, 자이언트, 설리 등 브랜드가 투어링 바이크 모델을 출시 중이고, 짐받이와 패니어는 오르트립과 툴레 등에서 여행 콘셉트에 맞는 다양한 가방을 내놓고 있다.

▲ 간단한 자전거 정비 기술은 익히고 떠나는 것이 좋다.

자전거 정비
장기간 자전거 여행을 하다보면 예기치 않은 상황이 발생한다. 펑크가 나기도 하고, 달아 없어진 브레이크패드도 교체해야 한다. 무엇보다 자전거를 유럽으로 옮기는 과정 중 수하물 포장을 해야 하는데 온전한 자전거 상태로는 힘들다. 바퀴를 탈거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기어 비까지 손봐야 한다. 간단한 정비는 익히자. 자전거를 구입한 숍에서 정비 기술을 배우거나, 바이클리 등 일부 숍에서 진행하는 자전거 여행 준비교실을 수강하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된다. 펑크패치와 브레이크패드, 소형펌프 등은 반드시 챙긴다.

▲ 로마 캠핑장에서 휴식 중인 자전거 캠퍼의 모습.

캠핑장에서 별을 보며
장기간의 자전거 여행과 어울리는 것은 캠핑이다. 호텔과 게스트하우스도 좋지만 유럽의 물가는 생각보다 잔인하다. 그보다 더 큰 이유는 매우 쾌적한 유럽의 캠핑장 시설. 유럽에는 대략 2만6,000개의 캠핑장이 있는데 특히 유럽 캠핑장 연합인 ACSI 인증마크를 받은 캠핑장(8,500개, 호텔과 마찬가지로 1개부터 5개까지 별점을 매겨 평가한다.)들은 호텔 부럽지 않은 시설을 자랑한다. 화장실과 샤워장, 식기세척실, 세탁실, 레스토랑, 슈퍼마켓, 수영장, 등 편의시설이 아주 깔끔하다.

유럽의 캠핑장은 사람과 차량, 텐트에 각각 따로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성인 3명이 차량 한 대를 주차하고, 하나의 텐트를 설치하면 3×6(유로), 1×6, 1×6, 총 30유로의 요금이 부과된다. 이 외에 전기(2유로)와 샤워(1유로), 빨래/건조(2유로)를 할 경우 추가요금이 든다. 위 요금은 평균적인 가격이고, 성수기/비성수기, 휴양도시/작은마을 별로 요금은 상이하다. 일반적으로 스위스와 프랑스가 요금이 비싸고, 스페인과 포르투갈 등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 자전거 캠핑 장비 리스트.

장비 리스트
캠핑장에서 먹고 자기 위한 장비에는 텐트와 침낭, 매트리스, 버너, 코펠, 랜턴, 멀티콘센트 등이 있다. 유럽 캠핑장에서 전기를 사용할 경우 별도의 어댑터가 필요한데 이 또한 필수다. 텐트의 경우 3kg을 넘지 않는 백패킹용 텐트가 좋다. 처음엔 가볍게 여행을 시작하지만 여행이 지속될수록 짐은 늘기 마련. 무게가 조금씩 쌓이다 보면 후엔 페달 구를 엄두가 나지 않는다.

백패킹과 마찬가지로 자전거여행 역시 짐과 무게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관건. 침낭 역시 가벼운 것이 좋다. 1년 이상의 기간을 여행하는 것이 아니라면 사계절용은 사치다. 자전거와 겨울은 서로 상극이기에 춘추용, 하계용 중 자신이 떠나는 계절과 기후를 고려해 선택한다. 여름에는 담요 혹은 필 파워 300~500g 정도의 침낭을, 춘추에는 필 파워 700~800g의 침낭이면 충분하다. 매트리스는 발포매트리스 보다는 에어매트리스가 부피를 줄이기에 좋고, 버너와 코펠은 백패킹용 경량 제품이 마찬가지로 무게와 부피를 줄여준다. 2인 이상이 함께한다면 조금 더 큰 버너와 코펠을 챙기고 수납을 나누어 하는 것이 실속 있다.

▲ 항공 운송. 항공사의 수하물 규정을 반드시 확인하자.

항공 운송
출발할 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아무생각 없이 일반 여행처럼 짐을 꾸렸다간 큰 코 다친다. 대부분의 항공사는 자전거를 특별 수하물로 분리하기 때문. 포장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자전거 숍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자전거 박스와 소프트 케이스, 그리고 하드 케이스다. 장거리라면 출발지에 도착해 버리고 떠날 수 있는 자전거 박스가, 원점 회귀 코스라면 소프트 케이스와 하드 케이스를 일정 기간 보관 후 돌아와 다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용할 항공사의 수하물 규정을 확인하는 것도 잊지 말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캐세이퍼시픽과 싱가포르항공 등 대부분의 아시아 항공사들은 자전거 가방 세 변 합이 277cm 이내이고 23kg의 무료 수하물 허용량만 초과하지 않는다면 자전거 운송에 따른 추가 운임을 부과하지 않는다. 다만, 루프트한자와 에어프랑스 등 유럽 항공사들은 자전거 특별 수하물 요금이 있고, 여기에 세 변의 길이 합이 158cm가 넘을 경우 추가 요금까지 발생한다.

▲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

추천 루트
이탈리아 로마~프랑스 파리
유럽여행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두 도시 이탈리아 로마에서 프랑스 파리까지 여행하는 루트다. 이탈리아 로마에서 시작해 중북부 피사, 친퀘테레, 제노바, 밀라노, 스위스 루체른과 베른을 거쳐 프랑스 파리에 이르는 약 1,700km 코스로 로마의 문화유적과 지중해의 푸른 바다, 알프스의 만년설, 파리의 여유 모두를 즐길 수 있는 코스다. 한 달 여정으로 소화하기에 적당하다.

▲ 스페인 산티아고 대성당.

순례자의 길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를 통해 국내에 이름을 알린 스페인 북부 순례자의 길도 자전거 여행자들에게 인기 있다. 프랑스와 스페인의 국경지대인 생장피드포르에서 출발해 피레네 산맥을 넘고, 스페인 북부 지방을 거쳐 대서양과 맞닿아 있는 산티아고까지 약 750km를 여행하는 코스다. 순례자의 길의 상징인 조가비 문양을 따라 아기자기한 마을과 중세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대성당들을 볼 수 있고, 순례자들만을 위한 숙소인 알베르게에서 묵는 경험 또한 색다른 즐거움이다. 도보여행자들은 한 달, 자전거 여행자들은 10일 혹은 2주 일정이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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