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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의 마지막 눈물
빙하의 마지막 눈물
  • 글 사진 앤드류 김 기자
  • 승인 2016.08.30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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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몬타나주 글레이셔 국립공원

태양이 작열하는 한여름이지만 여전히 하얀 빙하가 한눈에 들어오는 믿기지 않는 국립공원이 있다. ‘An Inconvenient Truth(불편한 진실)’의 저자인 전 미국 부통령 앨 고어는 ‘지구온난화의 피해로부터 지구를 살려내자’고 뜨거운 호소를 멈추지 않는데, 몬타나주 글레이셔 국립공원도 그의 환경보호 목록에 들어있다. 그의 호소 속에는 과학의 발달과 산업개발의 대가로 자연피해를 입는 지명들이 등장한다. ‘킬리만자로의 만년설, 히말라야의 빙하도 급속도로 녹아내리고, 몬타나주 글레이셔 국립공원의 빙하도 지구에서 곧 사라질 것이며….’ 몬타나주 글레이셔 국립공원은 이름 자체부터가 빙하국립공원으로 미서부 최북단이자 캐나다와 국경을 마주하는 곳에 위치해 있다.

글레이셔 국립공원 정상 부근에 위치한 빙하를 만나러 가는 2차선 도로는 가파른 산세인데다가 위아래로 아찔한 절벽 중간에 길을 내 보는 것만으로도 아찔하다. 길의 이름은 ‘Going to the Sun(태양으로 가는 길)’. 범상치 않은 이름을 가진 이곳 도로 역시 국가유적지로 국립공원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도로는 웨스트 글레이셔에서 정상의 클레멘트산 빙하를 넘어 세인트 메리까지 이어진다. 지대 자체가 워낙 험해 미국 도로 토목공사 중에서 당당히 금자탑 세운 자랑이기도 하다.

이동 중 차창가로 절경을 내려다보며 작은 빙하들을 감상하는 길은 지금으로부터 83년 전에 개통했다. 이런 도로를 달리다가 정상휴게실에 다다르면 드디어 빙하국립공원에서 제일 큰 빙하가 한 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백두산 높이와 흡사한 클레멘트산에 남아있는 시리도록 하얀 빙하는 2020년이면 다 녹을 것으로 전문가들을 예상한다. 지난 100년 동안 국립공원의 빙하들이 급격히 녹기 시작해 이제 산 아래 부분만 겨우 남아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정도다.

이런 애절한 사연을 간직한 빙하의 마지막 모습을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 주기 위해 ‘태양으로 가는 길’을 달리는 빨간 미니코치형 버스도 공원의 자랑거리다. 이 버스는 ‘태양으로 가는 길’의 개통에 맞추어 제작한 이후 8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훗날 포드자동차 회사에서 엔진이나 브레이크 등만 개조해서 지금도 옛 모습 그대로를 간직한 채 아찔한 절벽을 달리는 중이다.

이제 2020년을 바라보며 글레이셔 국립공원의 빙하들은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고 있지만 우리들 마음 속 빙하는 하얗게 녹지 않고 영원히 남아주길 기도해 본다.

앤드류 김 Andrew Kim
(주) 코코비아 대표로 커피 브랜드 앤드류커피팩토리Andrew Coffee Factory와 에빠니Epanie 차 브랜드를 직접 생산해 전 세계에 유통하고 있다. 커피 전문 쇼핑몰(www.acoffee.co.kr)과 종합몰(www.coffeetea.co.kr)을 운영하며 세계를 다니면서 사진작가와 커피차 칼럼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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