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속살 톺아보기 | ④ 이태원
A. 이태원 메인길 :
녹사평역~해밀턴호텔~제일기획
녹사평역에서 이태원역, 그리고 한강진역으로 이어지는 이태원의 메인길은 이태원의 랜드마크 해밀턴호텔을 기준으로 삼각지 방면으로는 이태원지하상가를 비롯한 옷집이, 한남동 방면으로는 클럽들이 각기 메인으로 분포되어 있다. 더불어 <하드록카페> <포스카포> <라멘81번옥> <수지스> <문타로> <라시갈몽마르뜨> <소르티노스> <타이가든> 등 다양한 맛도 공존하고 있다. 처음 이태원을 찾는 이들에게는 가장 무난하게 산책과 쇼핑을 즐길 수 있는 길이다.
쇼핑 마니아들의 강추 옷가게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태원지하상가는 꼭 한번 들러보자. 슬슬 구경하며 걸어도 1시간이면 충분하다.
B. 해밀턴호텔 뒷길 :
이태원역 ~모굴~올댓재즈
지금이야 파키스탄 음식점 <모글>을 비롯해 <우스매니아>, 프렌치 비스트로 <르생떽스>, 그 맞은편 벨기에 레스토랑 <미뇽테라스>, 그리스 음식점 <산토리니>, 중동요리 전문점 <페트라>, 멕시코 음식점 <판초스> 등 세계 각국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지만, 해밀턴호텔 뒷길은 10년 전만 해도 <게코스가든>과 한정식집 몇 곳이 전부였다. 지금처럼 위풍당당한 ‘세계음식특구’가 된 것은 불과 몇 년 되지 않았다. 국내 최초의 재즈바 <올댓재즈>와 불가리아 음식점 <젤렌>, 그리고 푸짐한 부대찌개를 맛볼 수 있는 <고암식당>도 기억해두자.
C. 이태원 소방서 뒷길 :
이화시장~이슬람 거리~보광초교
메인길에 자리한 <나이키><스타벅스> 등 덕분에 서울 시내와 비슷한 표정을 짓던 이태원은 소방서 골목길로 접어드는 순간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이화시장과 다양한 클럽들이 소방서 뒷길 골목골목으로 뻗어있다. 여기에 이슬람중앙성원으로 이어진 이슬람 거리에는 할랄푸드 전문점을 비롯해 이슬람 서점 등이 자리하고 있다.
C-1. 이화시장
소방서 뒷길로 들어가서 첫 번째 사거리에서 우측으로 들어서면 오른쪽에 <소명약국>이 보인다. 순댓국집부터 숯불구이집까지 익숙한 우리의 것과 여전히 조금은 낯선 아프리카 식당과 레게머리 전문 미용실, 그리고 <슐탄케밥>이 자리하고 있다. 메인길 바로 뒷길일 뿐인데 대로변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C-2. 다양한 클럽들
소방서 뒷길로 들어가면 바로 <리오>라는 간판이 보인다. 여기서부터 보광초등학교까지 이어진 길 왼쪽으로 난 첫 번째 골목과 두 번째 골목은 이태원의 다양성과 수용성을 보여준다.
이태원의 태생적 속성 때문일까. 적어도 이곳에서는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가 없다. 이방인들을 포함한 비주류들의 해방구가 되어준 이태원은 누군가의 말처럼 ‘윤리의 치외법권지대’이기도 하다. 그래도 제일기획 바깥으로 이태원 외곽에나 자리 잡고 있던 트랜스젠더 클럽들이 중앙으로 진출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 조금은 놀랍다.
C-3. 이슬람중앙사원&할랄푸드 음식점
이 클럽가를 지나면 이슬람거리가 나온다. 이슬람식으로 피를 내지 않고 도축한 고기로 요리한 음식을 ‘할랄푸드’라고 하는데, 이곳에는 할랄푸드를 파는 음식점과 슈퍼마켓이 자리하고 있다. 2008년에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이슬람 서점도 생겼다.
이 거리에 자리한 상점들의 주인은 유난히도 파키스탄 사람들이 많은데, 어쩌면 이들 덕분에 중동음식과 인도음식을 겸하는 식당들이 이곳의 주류로 자리 잡은 것은 아닐까. 소방서 뒷길 메인에 자리한 <포린푸드>에서는 할랄푸드를, 이슬람중앙성원 앞에 자리한 <살롬>에서는 터키식 과자와 요거트를 맛보는 건 어떨까.
D. 고가구거리 :
해밀턴호텔~청화아파트
옛날 이곳은 한남동, 이태원에 사는 외국인들이 자기나라에서 들여온 가구를 팔거나 교환하던 곳이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수많은 전문점이 모여들어 거리 자체가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그 덕에 인테리어에 관심 있는 사람들 뿐 아니라, 산책을 즐기는 이들에게도 사랑받고 있고. 아무래도 이태원을 제법 다닌 사람들이 찾는 곳이라 늘 사람들로 붐비는 메인길에 비해 한산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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