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는 법? 진정성에 있다고 봐요.”
“살아남는 법? 진정성에 있다고 봐요.”
  • 이슬기 기자 | 사진 양계탁 기자
  • 승인 2016.08.15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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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콘란 아머스포츠코리아 CEO

다부진 체격과 당당하고 씩씩한 인상. 마이클 콘란Michael Conlan 아머스포츠코리아 신임 CEO의 첫인상은 영락없는 스포츠맨이다. 그가 입을 열어 거침없는 포부와 날카로운 시장 분석을 늘어놓는다. 어느덧 예리해진 표정과 묵직하게 힘이 실린 한 마디 한 마디. 다시 바라본 그는 골대 앞 스트라이커의 눈빛을 지닌 노련한 기업가의 모습이었다.

풋볼선수 출신의 최고경영자. 이력이 독특해요.
1977년부터 13년간 풋볼 선수로 활동했습니다. 하지만 그 후에 스포츠 업계에서 일한 시간이 더 길어요. 처음 푸마에 입사했을 때가 벌써 30년 전이니까요. 이후에는 나이키, 리복 등 다양한 스포츠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었죠. 덕분에 스포츠․아웃도어 시장을 폭넓게 바라볼 수 있는 눈이 생겼고요. 6년 전에는 5년간 한국리복의 대표로 근무하기도 했어요. 그래서 한국에 다시 돌아오는 게 굉장히 기대됐습니다. 또 어떤 새로운 도전이 기다릴까 하고요.

지난 6월부터 신임대표이사로서 업무를 시작하셨어요. 다시 돌아온 한국, 어떤가요?
한국은 점점 강력하고 영향력 있는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스포츠와 아웃도어 액티비티 산업이 무궁무진하게 발전할 거예요. 장담합니다. (웃음) 돌아와서 피부로 느꼈던 건 한국 사람들이 더 열정적으로 변했다는 점이에요. 훨씬 많은 이들이 스포츠․아웃도어 활동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려고 노력하고 있죠. 때문에 전망은 밝을 수밖에 없어요.

특히 요즘 사랑받는 아웃도어 활동으로 트레일 러닝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아요.
트레일 러닝의 붐은 이미 전 세계적인 트렌드예요. 반면 아직 한국은 도입 단계라고 할 수 있죠. 아머스포츠 역시 트레일 러닝 문화와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전략을 세우고 있습니다. 지난 7월부터 트레일 러닝을 주제로 살로몬의 새 마케팅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2017년 F/W 시즌에는 풋웨어를 중심으로 살로몬 브랜드를 새롭게 론칭할 계획이에요. 의류 부문은 적절한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몇 년 새 한국 아웃도어 시장은 불황을 겪고 있는데요.
지금 한국의 아웃도어 의류 부문은 포화상태라고 볼 수 있어요. 지나치게 많은 브랜드가 산재해 있을 뿐 아니라 재고 역시 쌓여 있는 실정이죠. 이미 치열해져 있는 시장 상황에 골프 의류 브랜드나 패션 브랜드까지 아웃도어 제품 라인을 선보이고 있잖아요. 기존의 아웃도어 브랜드에게는 상당히 위협적으로 작용하고 있죠.

그렇다면 이 상황을 타개해 나갈 방도는 뭘까요?
소비자의 입장에서 한 번 생각해볼까요. 소비자라면 당연히 기능성이 뛰어난 제품과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명확한 제품을 선택하고 싶을 겁니다. 내가 즐기는 스포츠․아웃도어 활동을 가장 쾌적하게 뒷받침할 수 있는 제품 말이에요. 따라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제품력이 필수죠. 거기다 스포츠․아웃도어 브랜드로서의 진정성이 있어야 해요. 오랜 역사와 스토리, 철학을 바탕으로 진정성 있는 브랜드 가치를 창출해야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습니다.

아머스포츠 그룹의 브랜드는 어떤가요?
아머스포츠의 브랜드들은 상당히 독창적인 정체성을 갖췄습니다. 스포츠 장비 브랜드 윌슨은 미국 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갖추고 있어요. 자전거 브랜드 마빅 역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고요. 얼마 전 카본 휠 분야의 최강자인 엔비를 인수했는데, 엔비와 마빅의 합작이라면 자전거 시장을 강력하게 지배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해요. 살로몬은 풋웨어 부문에서 수년간 세계 1위를 차지해왔습니다. 종목별로 최대의 효율을 낼 수 있도록 섬세하게 설계된 제품력 덕분이죠. 멋진 역사와 진정성도 갖췄고요.

호주와 한국의 스포츠․아웃도어 문화는 어떻게 다른지.
생각보다 호주와 한국은 전반적인 문화면에서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덕분에 조직에서 어울리는 게 크게 어렵지 않았어요. 다른 점이 있다면 호주는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스포츠와 아웃도어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주어졌다는 겁니다. 학교에서도 달리기나 수영, 구기 종목 등 체육 활동을 굉장히 중요시하죠. 한국에서도 그간 교실 밖에서 일어나는 활동이 늘어난 것 같아 기뻐요. 한국의 아름다운 산과 자연에서 아웃도어 활동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해요. 결국 자연의 소중함을 아는 어른이 늘고, 스포츠와 아웃도어 산업도 더욱 활기를 띠게 되겠죠.

아웃도어 활동, 실제로 얼마나 즐기고 계세요?
매일 아침 6km씩 뛰고 있어요. 직접 아머스포츠의 제품을 착용하고 테스트하면서 운동까지 하니 일석이조죠. 어렸을 때부터 달리기를 가장 좋아했는데 요새 들어서는 달릴 때마다 나이 듦을 절감하고 있어요. (웃음) 하이킹과 트레일 러닝 같은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도 좋아해요. 스포츠와 아웃도어를 사랑하는 사람이 스포츠 브랜드에서 일할 수 있다는 건 어린아이가 신나는 장난감 가게에서 노는 것과 같죠. 지난 30년 동안 매일같이 즐겁게 일했던 것 같습니다.

매주 직원들과 스포츠 활동을 함께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금요일 오후 4시가 되면 한 주 동안의 업무를 정리하고 다 함께 밖으로 나갑니다. 한강을 따라 달리고, 걷기나 농구를 즐기죠. 날씨가 나쁠 때는 볼링을 하기도 해요. 아머스포츠에서 함께 하기 위해서는 브랜드와 스포츠 자체에 대한 열정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만들고 또 소비자에게 선보이는 다양한 제품들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어야 하죠. 이렇게 일련의 활동을 함께 하면서 팀워크도 끈끈해지는 걸 느끼고 있어요.

아머스포츠, 앞으로 어떤 모습일까요?
아머스포츠는 이미 견고하고 굳건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에요. 내가 최고로 멋진 팀과 일하고 있다는 것을 항상 느끼고 있으니까요. 2020년까지 살로몬은 한국 최고․최대의 풋웨어 브랜드로 우뚝 서게 될 겁니다. 그게 저의 현재 목표예요.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해요.
아직 트레일 러닝을 시도해 보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더 늦기 전에 밖으로 나가세요. 포장된 딱딱한 도로나 러싱머신 위를 벗어나 야외에서 달리는 트레일 러닝의 매력, 헤어나올 수 없을 겁니다. 도심에서 누릴 수 없는 맑은 공기와 푹신하게 밟히는 땅, 주위를 감싸는 푸른 자연까지. 누구라도 트레일 러닝을 사랑하게 될 거예요. 그리고 스포츠․아웃도어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 조금만 참으세요. Because… Salomon is coming back!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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