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아웃도어 시장, 돌파구는?
위기의 아웃도어 시장, 돌파구는?
  • 이지혜 기자
  • 승인 2016.08.02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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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전년 동기 최대 30% 하락… 재고상품 팔아야 현상 유지, 일각선 “브랜드 정체성 찾아야”

올해 상반기, 국내 아웃도어 시장 상황을 함축하는 단어는 ‘하락’이다. 두 자릿수 성장률을 자랑하던 아웃도어 브랜드는 옛말. 그나마 정체에 머무른 브랜드는 냉가슴을 쓸어내렸다.

▲ 아웃도어 시장이 심각한 수준의 매출 하락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상반기 내내 아웃도어 시장 매출은 끝도 없이 하락했다. 결국, 일부 아웃도어 브랜드는 매장 철수를 선택했다. 지난달, 삼성패션연구소에 따르면 2009년 이후 매년 20% 이상 고속 성장하던 국내 아웃도어 시장이 성장을 멈춘 건 2014년부터다.

백화점 매출의 간판이었던 아웃도어 매장은 이미 2~3년 전부터 철수하는 분위기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백화점의 상반기 아웃도어 매출은 감소하거나 정체 수준에 머물렀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6월까지 아웃도어 매출 신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0.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 역시 3.6% 줄었다. 현대백화점의 매출은 전년 동기 1.3% 증가한 수준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노스페이스를 전개하는 영원아웃도어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동기(5,320억 원) 대비 28.5% 감소한 3,802억 원이다. 영업이익도 44% 줄어든 303억 원을 기록했다.

블랙야크 역시 지난해 매출이 2014년(5,724억 원) 보다 12.3% 감소한 5,017억 원에 그쳤으며, K2의 지난해 매출은 2014년(4,027억 원) 보다 8.6% 줄어든 3,667억 원이다.

네파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 네파의 지난해 매출은 4,723억 원으로 2014년 매출인 4,703억 원 대비 소폭 증가했지만, 재고상품을 대대적으로 처분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아웃도어 브랜드는 영업 이익이 눈에 띄게 줄자 감원의 칼을 휘둘렀다. 밀레는 결국 지난 6월, 직원의 10% 가량인 30명을 감원했다. 컬럼비아도 부진을 거듭한 끝에 최근 직원 6명을 줄였다.

브랜드를 철수하는 업체도 눈에 띈다. 휠라는 지난해 아웃도어 사업을 접었고, 신세계인터내셔날도 살로몬 판매를 지난겨울 시즌을 마지막으로 중단했다. 패션그룹형지는 노스케이프의 온라인 사업을 철수했다. 평안그룹 역시 오프로드 사업을 중단키로 했다.

아웃도어 관계자들은 부진의 원인을  “내수 시장만을 노리며 과잉생산에 매진한 국내 브랜드들이 한계에 부딪힌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브랜드 아이덴티티 없이 무리한 확장만을 꾀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유럽 아웃도어 시장 상황이 차츰 호전되고 있는 만큼, 자연스레 국내시장도 회복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는 더 젊어진 모델을 앞세워 SNS를 통한 소통 마케팅에 힘쓰는 한편, 캠핑, 액티비티, 여행 등 2030 소비자에 초점을 맞춘 마케팅으로 불황을 타개한다는 전략이다. 아웃도어와 스트리트 패션을 접목한 젊은 브랜드 이미지를 만드는 데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 일이 힘겨워지는 만큼, 아이덴티티가 정확한 브랜드의 일관성 있는 제품 생산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것이 근본적인 불황의 해결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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