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밤의 꿈’ 양양 서피비치, 한국의 이비자를 꿈꾼다
‘한여름밤의 꿈’ 양양 서피비치, 한국의 이비자를 꿈꾼다
  • 오대진 기자
  • 승인 2016.07.30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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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퍼의, 서퍼에 의한, 서퍼를 위한…서핑 전용해변에 캠핑·파티·공연까지

한여름의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폭염에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땀이 주룩주룩. 어김없이 물가가 생각난다. 지난여름 서핑을 처음 맛본 기자, 두 번째 서핑에 도전했다. 이번엔 서핑 전용해변, 서퍼들 사이에 ‘서핑 성지’로 불리는 양양 하조대 서피비치SURFYY BEACH다.

▲ 양양 서피비치 입구.

서피비치는 우리나라 최초 서핑전용해변이다. 군사지역으로 40여 년간 민간 출입이 통제됐던 강원도 양양의 청정해변 하조대 내 약 1km 구간이 지난해 민간에 최초로 개방됐고, 서핑리조트그룹 라온서피리조트(대표 박준규)에 의해 서핑전용해변으로 탄생했다. 

▲ 전 세계에서 11번째로 생긴 코로나CORONA 선셋바.

가보진 않았다. 언젠간 가보겠다 다짐한 그곳이 먼저 떠올랐다. ‘파티의 섬’이라 불리는 스페인 이비자 섬. 전 세계에서 11번째로 생긴 코로나CORONA 선셋바를 처음 접하면 ‘여기가 강원도라고?’라는 말이 절로 튀어나온다. 이국적인 펍과 라운지, 한층 더 여유로운 느낌의 프로 서퍼들과 한 공간에 있자니 절로 분위기에 도취된다.

▲ 전 세계에서 11번째로 생긴 코로나CORONA 선셋바.

서핑 강습은 KSPA 한국서핑협회 소속의 이형주 마스터 서퍼를 필두로 프로 서퍼들의 지도로 이뤄진다. 초보자를 위한 체험서핑 강습과 서핑 입문자를 위한 레저서퍼 PART1 등의 커리큘럼이 있다. 강사들의 인상이 좋다. 무조건적인 친절보다는 함께 즐기는 느낌이 강하다. “즐기면서 할 수 밖에 없어요. 저희가 좋아하는 일이고, 오시는 분들도 다들 마음의 여유를 안고 오시니 즐겁지 않을 수가 없죠.” 한 강사의 말, 상대방까지 즐겁게 만드는 건강한 마인드다. 

▲ 서퍼를 유혹하는 해변의 서프보드들.
▲ 서퍼를 유혹하는 해변의 서프보드들.

첫 날 서핑, 1년 전 기억은 시간이 고스란히 빼앗아 갔다. 한 번 타봐서 동행들보다 나을 것 같았는데 그건 또 아니다. “패들 패들 패들, 업!” 강사가 좋은 파도를 골라 보드를 밀어줌에도 제대로 서 파도를 타기가 쉽지가 않다. 몸무게가 덜 나가는 여자 일행들은 곧잘 일어서 파도를 탄다. 부력도 거슬러 버리는 육중한 남자에게는 조금은 어려운 놈이 서핑이다. 그래도 마냥 즐겁다. 

▲ 저마다의 파도를 기다리고 있는 서퍼들.

다음날 오전에는 파도가 조금 더 좋았다. 패들링이 그새 몸에 익었는지 어제보다 한결 자주 파도에 올라탄다. 기다림과 노력, 스릴과 여유의 조합, 다들 웃음이 넘친다. 괜찮게 파도를 올라타면 서로 누구랄 것도 없이 환호와 박수세례, “좋았어요!”를 건넨다. 이 한 마디에 어깨가 으쓱. 한 번 맛보면 매력에 헤어 나오기 쉽지 않다. <폭풍속으로>의 키아누 리브스, 아니 멀리 가지 않고 <포인트 브레이크> 속 주인공 부럽지 않다. 보드와 웻슈트 등 서핑 장비 렌탈도 가능하다. 서퍼들을 위한 장비 외 스노클링장비, ATV를 대여해 즐길 수 있고, 해변에서는 린다코어요가에서 운영하는 서프요가와 코어요가 레슨도 받을 수 있다.

▲ 이국적인 풍경. 여기가 강원도라고?

한 번 서핑 즐겼으니 끝? 지금껏 바다에서 나와 웻슈트 벗고 샤워하기 바빴다. 서피비치는 아니다. 발을 디딘 순간부터 떠날 때까지 모든 순간에 연속성이 부여된다. 캠핑장, 게스트캠핑, 카라반, 샤워실, 펍&라운지, 식당, 편의점, 서핑 용품 숍, 렌탈 숍 등 다양한 휴식공간이 함께 한다. 쉬다가도 파도 오는 소리가 들리면 언제든 뛰쳐나가 바로 서핑을 즐길 수 있다. 

▲ 서핑 후 먹는 수제 비프 버거는 역시 꿀맛.

노을이 지면 어김없이 이비자 섬이 찾아온다. 7월부터 8월까지 두 달 동안은 서피비치 썸머 페스티벌이 운영된다. 해변 스테이지에서 진행되는 레게와 어쿠스틱 장르의 버스킹 공연에 이어 저녁부터 새벽까지는 국내 최고의 뮤지션들이 디제잉 공연과 애프터 파티를 선보인다. 7월 30일부터는 쿨쿨 페스티벌이, 8월 5일부터 7일까지는 비치발리볼 토너먼트, 이색적인 파티 웨이브 컴피티션, 플리마켓 등 특별 프로그램이 개최된다.

▲ 저녁노을, 지금부터는 파티를 즐길 시간.

7월 30일부터 8월 21일까지는 서울과 양양 서피비치를 오가는 44인승 셔틀버스 ‘아이러브 서핑, 아이러브 서피비치 셔틀버스’도 운영된다. 편도 1만9,000원으로 기존 운임의 절반이고, 서핑보드가 있다면 차량에 수납해 이동할 수 있다.

서피비치 이형주 이사는 “기존 국내 해변들은 피서객과 서퍼들이 함께 이용하다보니 사고가 많았다. 서퍼들을 위한 해변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해 시작했고, 서피비치 전 구성원들의 많은 준비, 그리고 양양군청 등과의 협의를 통해 지금의 서피비치가 탄생했다”면서 “초보자들도 쉽게,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서핑전용해변을 만들고 싶었다. 지난해, 아직 많이 미흡했었음에도 많은 분들이 찾아줬다. 올해는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반응 역시 더 좋아졌다. 감사하고 뿌듯하다. 오시는 모든 분들이 즐거웠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 저녁노을, 지금부터는 파티를 즐길 시간.

여름에는 워터파크 혹은 해변 물놀이가 다라고 생각했다. 서핑은 진입장벽이 느껴졌다. ‘그들만의 리그? 서퍼들의 전유물?’이랄까. 오해였다.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낮춘 이용요금과 셔틀버스와 음악이 흘러나오는 라운지 등 이용객들을 배려한 편의시설에 초보자 혹은 입문자들이 느낄 법한 이질감은 없었다. 서핑 랜드마크 서피비치, 누구 하나 즐기지 않는, 즐기지 못하는 이가 없는 이곳. 국내 가장 핫한 스팟으로 자리매김할 모습이 눈에 선하게 그려진다.

서피비치 
이용료
체험서핑 4만5,000원, 레저서퍼 PART1 6만5,000원
서프보드 1시간(2만 원)~종일(4만 원)
웻슈트 3시간(1만 원), 종일(1만5,000원)
스노클링세트, ATV 각 2만 원, 서프요가 2만~6만 원
카라반 성수기만(7/1~8/28) 15~30만 원, 비수기(8/29~10/31) 7~12만 원
게스트캠핑(성수기에만 이용 가능) 6만 원(3인), 캠핑 2~3만 원
주요시설 서핑전용해변, 캠핑장, 게스트캠핑, 카라반, 샤워장, 펍&라운지, 식당, 편의점, 서핑 용품 숍, 렌탈 숍 등
주소 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중광정리 508
문의 033-672-0695 / www.surfy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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