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혐’ , ‘남혐’을 둘러싼 문제가 들끓는다. 누군가에겐 다른 성별이 견딜 수 없는 분노로 와 닿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안타까움이 밀려온다. 그러나 오로지 정직한 땀과 성적표로 평가받는 스포츠 세계에서 여혐이나 남혐은 있을 수 없는 일. 그래서 정했다. 높이 평가받아야 할, 혹은 재평가받아야 할, 국내 여자 스포츠 선수를 사심으로 모았다.
김연아
이 실력으론 할 말 없는 최고의 선수지. 다시 봐도 아름다운 그녀의 영상들. 김연아가 갈아치운 세계기록은 당분간 바뀌지 않을 거야. 그녀의 기록을 동시대에서 목격한 건 영광이었어.
오 까막눈이라 솔직히 잘 모르겠어. 난이도와 포즈, 우아함 같은 거 말이지. 다만 세계 최고였다는 사실은 동시대 누구도 반박할 수 없지. 한 인터뷰에서 어릴 적 훈련이 너무나도 고통스러웠다고 고백하던 모습, 안타까우면서도 멋있었어.
김연경
이 일본, 중국도 넘보는 한국의 보물! 리우올림픽 예선이 끝나는 대로 원소속팀인 페네르바체와 재계약하기로 했다는 좋은 소식도 들려오던데?
오 배구도 농구와 마찬가지로 선천적인 신체조건이 아주 중요한 스포츠잖아. 그런데 한국에서 메시가 나왔어. 터키 리그까지 평정했지. ‘월드클래스’ , ‘네트 위의 여제’ 등의 수식어가 아깝지 않아.
이상화
오 동계올림픽 중계를 보고 있는데 이상화가 등장했어. 소란스럽던 경기장이 고요해지더라고. 선수들의 이목도 집중되고. 경기 후에도 마찬가지였지. 그들에게도 이상화는 존경의 대상이었어.
이 이 언니 정말 멋있어. 말만 한 허벅지에서 나온 금메달이 벌써 몇 개야? 올해도 벌써 금메달을 두 개나 목에 걸었데. 좀 더 오랫동안 볼 수 있으면 좋겠어.
박인비
이 2012년부터 US 여자 주니어골프선수권대회 우승으로 시작, 50개에 가까운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린 대단한 골프 여제! 박세리에 비견할 만한 인물인데, 개인적으로 저평가 받는 것 같아 아쉬울 때도.
오 사실 잘 몰랐어. 박세리-김미현 이후에 너무도 많은 선수가 잘 해줘서 그런 것 같기도 해. 대회마다 우승권에 한국 선수들이 이름을 올렸으니. 그리고 알게 됐어. 6월 10일에 LPGA 역대 최연소로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다는 것을.
남현희
오 부산 아시안게임부터니까 벌써 14년이나 됐네. ‘땅콩 검객’이 어느새 ‘엄마 검객’이 됐어. 인천 아시안게임 때 보니 기량이 녹슬지 않았더라고. 이번에도 부탁해요!
이 만 34세의 나이에도 당당히 태극마크를 달 수 있는 여인. 작고 왜소한 체구에서 어쩜 그렇게 화려하고 예리한 플레이가 나올 수 있는지. 올 8월의 밤 역시 잠 못 들게 해주길!
김자인
오 유럽이나 미국에서나 하는 스포츠였는데 어느새 일반인들의 시선에도 익숙해졌어. 확실히 김자인의 이름을 빼놓을 수는 없어. 그녀도 최고지. 암벽 여제.
이 암벽 여제라는 별명답게 김자인은 국내에 클라이밍 붐을 일으킨 장본인이 아닐까. 생각보다 더 작은 체구의 그녀가 암벽을 기어오르던 아름다운 몸짓을 잊을 수 없어.
지소연
이 사실은 가장 위대한 선수, 지메시. 대한민국 축구사를 통틀어 가장 어린 나이에 A매치에서 골을 터트렸지. 첼시의 우승컵 한가운데 그녀가 있던 사진은 믿기지 않을 정도였어. 미래가 가장 기대되는 여자 선수야.
오 그치, 맞지. 여자축구가 인기가 덜해서 그렇지 사실 말이 안 되지. 박지성이 맨유에서 호날두 정도의 기량을 보인 정도니까.
차유람
이 얼굴에 실력이 가려진 케이스라고 할까. 광저우 아시안 게임의 국가대표로 발탁되며 실력을 입증했지. 자넷리와의 대결에서 패하긴 했지만, 당구가 기존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고급 스포츠로 인식되는 데 큰 역할을 했어.
오 사실 남자들한테 실력은 중요하지 않아. 당구대 앞에서 큐대 들고 미간에 인상 찌푸리던 사진 한 장에 대한민국 남자들이 쓰러졌어.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에 실력까지 갖췄으니.
심석희
오 완전체가 되어가는 느낌. 단거리인 500m도 접수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어. 쇼트트랙 여자 부문을 한 때 가슴 졸이며 봤었는데 언제부턴가 안심이 되더라고.
이 16~17시즌 쇼트트랙 대표선수 선발에서도 무난하게 우승을 차지하며 쇼트 여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심석희. 가장 어린 선수가 아닐까. 큰 키에 풀파워까지 가동되는 그녀의 스피드는 정말 놀라워. 여자 안현수를 보는 기분이야.
기보배
이 올림픽 최초로 개인전 2연패를 도전하는 국가대표 양궁 기대주 기보배. 지난해에도 금메달과 은메달을 싹쓸었으니 기대해도 괜찮겠지? 믿고 보는 여자 양궁!
오 동계올림픽에 쇼트트랙이 있다면 하계올림픽은 양궁이지. 다른 나라 입장에서 보면 ‘사키캐’기도 해. 올림픽 결선보다 국가대표 선발전이 더 어렵다는 얘기도 있잖아. 이번에도 부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