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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편히 읽을 수 있는 한 줄…산문집
마음 편히 읽을 수 있는 한 줄…산문집
  • 류정민 기자
  • 승인 2016.07.20 1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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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BOOK

복잡하고 각박한 세상 속에서 쉬이 읽을 수 있는 한 권의 산문집은 편안한 여름을 보내기에 안성맞춤.

보다|김영하
김영하의 산문 삼부작 중 하나인 <보다>는 인간과 사회에 대한 예리하고도 유머러스한 통찰을 보여준다. 그의 자유분방하면서도 깊은 사유를 통해 ‘본다’는 것은 곧 자신의 머리로 생각하며 살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단하게 단련된 사고, 사람과 세상을 바라보는 날카로운 시선, 웅숭깊으면서도 첨단을 걷는 문학적 통찰을 목도하고 음미하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오랫동안 읽어온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읽다>, 인터뷰와 강연, 대담을 완전히 해체하여 새로운 형식으로 묶은 <말하다>에도 저절로 손이 갈 것이다. 문학동네.

“우리의 운명이 이미 정해져 있다는 운명예정설 따위를 믿을 게 아니라면 믿을 수 있는 것은 하나밖에 없다. 우리에게 자기실현적 암시가 꼭 필요한 인생의 순간들이 있다는 것. 그 암시가 꼭 점쟁이나 관상쟁이에게서 나올 필요는 없겠지만 말이다.”


외면일기|미셸 투르니에
프랑스 현대문학의 거장 미셸 투르니에 산문 집. 일상생활의 크고 작은 일들, 여행 중 여정에 일어났던 세세한 일들, 운명의 모진 타격, 충격 받았던 일화를 관찰해서 적어 놓았다. 내면의 고찰을 통한 일기와는 다르게 생활에 묻어있는 여러 가지의 것들에 대해 세세히 풀어 놓았기 때문에 책의 제목을 <외면일기>라 정했다. 현대문학.

“매일 큼지막한 공책에다가 글을 몇 줄씩 쓰십시오. 각자의 정신 상태를 나타내는 내면의 일기가 아니라, 그 반대로 사람들, 동물들, 사물들 같은 외적인 세계 쪽으로 눈을 돌린 일기를 써보세요. 그러면 날이 갈수록 여러분은 글을 더 잘, 더 쉽게 쓸 수 있게 될 뿐만 아니라 특히 아주 풍성한 기록의 수확을 얻게 될 것입니다. 위대한 사진작가가 하나의 사진이 될 수 있는 장면을 포착하여 사각의 틀 속에 분리시켜 넣게 되듯이 말입니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무라카미 하루키

1979년 등단 이후 최초로 자신의 글쓰기 현장과 이를 지탱하는 문학을 향한, 세계를 향한 생각을 본격적으로 펼쳐낸 이 책은 ‘무슨 이유로 언제부터 일본을 떠나 어떤 시행착오와 악전고투를 거치면서 세계로 향하는 길을 걸었나’ , ‘애초에 왜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을 선택하여 오랜 세월 동안 쇠하지 않는 창조력으로 끊임없이 쓰고 있는가’ 라는 질문에 그만의 성실하고도 강력한 대답이 담겨있다. 현대문학.

“소설가란 예술가이기 이전에 자유인이어야 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내가 좋아하는 때에 나 좋을 대로 하는 것, 그것이 나에게는 자유인의 정의입니다. 예술가가 되어서 세간의 시선을 의식하거나 부자유한 격식을 차리는 것보다 극히 평범한, 근처를 어슬렁거리는 자유인이면 됩니다.”



마음 사전|김소연
시인인 저자가 마음의 바탕을 이루는 희로애락애오욕에 갇혀있는 마음의 실마리를 찾아 정리한 것으로 시인의 감성과 직관을 담아 특별하고도 감성적으로 마음의 언어들을 들려준다. 사람들이 늘 번민하고 갈등하며 힘들어하는 마음의 실체를 미묘한 차이로 구분하여 섬세하게 접근한다. 수년간 마음관련 낱말 하나하나에 밑줄을 그으며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묘사한 저자는 이를 통해 마음경영을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일반 언어가 갖고 있는 보편성을 없애고자 한다. 마음산책.

“중요하다 : 소중하다. 소중한 존재는 그 자체가 궁극이지만, 중요한 존재는 궁극에 도달하기 위한 방편이다. 돈은 전혀 소중하지 않은 채 가장 중요한 자리에 놓여 있다. 너무 중요한 나머지 소중하다는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중략) 우리는 중요한 것들의 하중 때문에 소중한 것들을 잃는 경우가 많다. 중요한 약속과 소중한 약속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며 중요한 약속에 몸을 기울이고 만다.”

느낌의 공동체|신형철
문학평론가 신형철의 첫 번째 산문집. 이 책은 저자가 2006년 봄부터 2009년 겨울까지 <경향신문>과 <한겨레21>, <대학신문>, <시사IN>, 청소년 잡지 <풋>을 통해 연재했던 짧은 글들을 엮은 것이다. 시인과 시집, 세상, 소설, 영화 등의 문학을 사랑한 저자는 그들과 마주하며 느낌의 세계로 들어갔다. 책에 수록된 짧은 산문들이 저자가 만난 순간순간의 느낌을 오롯이 전해주고 있다. 문학동네.

“왜 사랑에 빠지는가, "물이 없어도 표류하고 싶어서"다. 위험하고 싶어서, 살아 있음을 느끼고 싶어서, 문제를 만들고 싶어서다. 사랑에 빠진다는 것은 지금과는 '다른 나'의 가능성에 빠진다는 것이다. 미래의 가능성 없이 어떻게 현재를 견디나. 살고 싶은 욕망이 불가피하듯 사랑은 불가피하다.”




눈물은 왜 짠가|함민복
가난은 남루했지만 감히 배불렀다고 말하는 시인 함민복. 그의 산문들을 읽다 보면 시는 그를 버티게 한 힘이었고, 그와 함께한 사람들은 눈물이었음을 알게 된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그를 온전히 서게 한 이정표였고, 쉴 자리를 찾아 헤매던 그의 삶을 반겨 준 지상의 방 한 칸이었다. 함민복의 산문집에는 문학적 모태가 된 그의 질곡진 삶과 살아온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어머니가 차려놓은 밥상 위의 음식들은 식어 있었다. 몇 번을 데웠던지 졸고 식은 된장찌개는 짰다. 밥이 식은 시간만큼 어머니도 달빛에 젖어 아버지와 나를 기다리셨던 것이다. 땀에 젖은 옷을 입은 채, 물에 찬밥을 말아 식은 된장국과 장아찌를 먹는 부자를 어머니는 안도의 눈빛으로 쳐다보셨다. 그날 찬밥이 차려진 밥상에는 기다림이 배어 있었다. 짠 된장국이 다디달아 자꾸 찍어 먹던 밤, 지붕 낮은 우리 집 마당에는 달빛이 곱게 내렸고, 세 식구가 앉아 있는 쪽마루에는 구절초 냄새와 더덕 향이 가득 차오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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