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 올라가는 국립공원 데크, 이대로 좋은가
하늘로 올라가는 국립공원 데크, 이대로 좋은가
  • 박성용 부장
  • 승인 2016.07.18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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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 지정 50주년 맞아 진단 필요…이러다간 ‘데크 천국’ 될 판

국립공원의 웬만한 비탈과 내리막길 그리고 위험구간은 전부 데크로 뒤덮이는 것은 아닐까. 최근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이하 ‘국시모’) 홈페이지에 올라온 전국 국립공원의 데크 설치 사진들을 보고 드는 생각이다. ☞관련기사 보기

▲ 하늘로 올라가는 월악산 국립공원의 데크. 사진=국시모

▲ 올해 데크가 새로 설치된 북한산 백운대 구간.

▲ 올해 데크가 새로 설치된 북한산 백운산장 구간.
국시모 지성희 협동처장이 올린 <왜 ‘국립공원’으로 지정했을까>라는 제목의 글에 실린 월악산, 월출산과 북한산 주요 등산로에 어지럽게 설치된 데크 사진들이 눈에 띈다.

특히 북한산 데크 사진들은 국립공원관리공단이 매년 데크 공사를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는 것을 입증해주고 있어 착잡한 심정이 든다. 올해 들어 북한산의 칼바위, 백운대, 백운산장, 영봉, 노적봉 뒷길 구간 등에 데크가 새로 설치되었기 때문이다.

▲ 북한산 노적봉 뒷길 데크 설치 전후.
이러다간 나중에는 인수봉 암벽코스 중 난이도가 쉬운 ‘고독의 길’에도 출발 지점부터 ‘참기름바위’까지 데크를 깔아 인수봉 정상에 전망대를 설치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만은 아닐 것이라는 상상도 해본다. 이런 생각은 기우에 그치길 바랄 뿐이다.

공단이 등산객들의 안전과 등산로 훼손방지를 위해 이런 시설물들을 설치한 것은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이 구간들은 굳이 데크가 없어도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산행하는데 큰 위험과 불편함이 없는 곳이다. 또한 자연보호 차원이라면 통제 구간들을 개방해 등산객들의 분산을 유도하는 조치도 필요하다.

▲ 북한산 칼바위 구간의 데크.

지성희 처장은 “요즘 국립공원을 다니면서 부쩍 국립공원이라는 제도가 오히려 이용을 부추기고 국립공원은 동식물의 삶터라는 가치보다는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것만 같다”면서 “산 정상부에 호텔을 만들겠다는 발상이 왜 나왔겠는가. 특정 국립공원의 특정시설의 문제가 아니다. ‘국립공원’이라는 제도를 다시 처음부터 곱씹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2017년은 국립공원 지정 50주년이 되는 해이다. 1967년 지리산이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19일 오후 3시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국립공원 지정 50년을 맞아 ‘자연공원법 진단 및 개정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린다. 신찬형, 이상돈, 이정미 의원이 주최하는 이번 토론회에서 진정 누구와 무엇을 위한 자연공원법인지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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