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손에 폴을 쥐고 걷는 노르딕워킹이 걷기 열풍을 타고 요즘 화제다. 이 운동법의 시초는 핀란드 크로스컨트리 스키 선수들이 여름 훈련 중에도 스키 폴을 이용한 것이라고. 벌써 70년 전 이야기지만, 사실 노르딕워킹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지금의 형태를 확립한 장본인은 따로 있다. 노르딕워킹의 본거지에서 그 살아있는 역사를 이끌어 온 국제 노르딕워킹 협회, 인바INWA: International Nordic Walking Federation의 아키 카리탈라Aki Karihtala 회장이 바로 그다.

▲ 아키 카리탈라 인바 회장.

인바라는 곳이 궁금해요.
인바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노르딕워킹을 알리는 단체입니다. 2000년 설립한 이후로 노르딕워킹 교육 커리큘럼을 발전시키고, 각 국 인스트럭터들이 활발하게 교류할 수 있도록 힘쓰고 있어요. 또한, 사람들이 노르딕워킹을 통해 더욱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인바가 노르딕워킹 활동을 전개하는 나라는 30개국이 넘어요. 공식적인 회원국은 20여 개국 정도고요.

노르딕워킹이 처음 뿌리 내린 나라가 바로 핀란드예요.
핀란드의 노르딕워킹 역사는 1930년대에 시작됐어요. 스키 선수들의 하계 훈련법을 대중을 위해 변형한 것이 노르딕워킹이죠. 저도 핀란드 사람이지만 우리 핀란드인들은 조금 엉뚱한 면이 있어요. 누가 스키 폴을 쥐고 평지를 걸을 생각을 했겠어요? (웃음) 처음 사람들이 이 운동을 시작했을 때는 지금의 이름도 아니었어요. 크로스컨트리 스키 폴 제조 업체에서 일하면서 노르딕워킹을 널리 알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그 뒤로 전용 폴을 설계했어요. 그리고 우리 팀이 노르딕워킹이라는 이름을 붙였죠. 정말이에요.

▲ 아키 카리탈라 회장은 노르딕워킹이 곧 한국의 대중 스포츠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르딕워킹의 진짜 아버지가 여기 있었네요.
이야기가 그렇게 되나요? (웃음)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당시에 주변에 아웃도어 액티비티 종사자나 인체과학 분야의 연구원들이 많아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어요. 그 사람들과 함께 노르딕워킹의 개념을 발전시켰고, 새로운 운동 방법을 찾고 있던 대중에게 더욱 환영받을 수 있었죠.

첫 번째 노르딕워킹 경험이 언제였는지 기억나나요?
물론이죠. 핀란드 비에루마키 체육대학의 오솔길이었어요. 그 날 이후로 제 인생이 뒤바뀌게 됐죠. 엄청난 매력을 느꼈거든요. 무슨 매력인지 궁금한가요? 노르딕워킹을 가장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백 마디 말로도 안돼요. 직접 해봐야죠. 지금까지도 1주일에 1~2차례 노르딕워킹을 하면서 건강을 단련하고 있어요.

20여 개의 나라가 인바의 공식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그렇습니다. 또 더 많은 나라가 가입을 앞두고도 있어요. 덕분에 전 세계의 노르딕워킹 행사에 참여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답니다. (웃음) 작년 중국 칭하이에서 있었던 걷기 대회가 기억나네요. 무려 1만2,000명에 달하는 인원이 참가했었죠. 역동적인 분위기 속에서 모두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유쾌한 시간을 보냈어요. 앞으로 더 많은 행사가 열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린 친구들과 남성들이 노르딕워킹의 즐거움을 접할 기회도 늘겠죠. 사실 현재 노르딕워킹 인구의 60~70%는 여성이랍니다.

한국에서 노르딕 워킹은 아직 시작 단계입니다. 앞으로의 전망, 어떻게 보시나요?
한국은 등산과 걷기 운동의 오랜 전통이 있는 나라잖아요. 그런 멋진 배경이 있기 때문에 노르딕워킹은 반드시 한국의 대중적인 운동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게다가 노르딕워킹은 아웃도어에서 즐기는 활동이고, 한국은 너무나도 멋진 풍경과 자연을 가지고 있잖아요.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일이 지금 단계에서는 가장 중요하다고 봐요.

▲ 2015년 중국 칭하이 걷기 대회 행사 중.

이제 막 노르딕 워킹을 접하는 한국인들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은가요?
일단 시도해보고, 즐기세요! 그리고 노르딕워킹이 당신의 몸과 마음에 어떤 변화를 불러일으키는지 귀 기울여 잘 들어보세요. 노르딕워킹은 가장 효율적인 전신 운동입니다. 사무실에 가만히 앉아 움직이지 않는 건 죽어가는 거나 다름없어요. 잠깐이라도 시간을 내 움직입시다. 노르딕워킹이 처음에는 어색하고 우스워 보일지 몰라도, 한번 체험하고 나면 금세 즐거움을 느끼고 더 알아가고 싶을 거예요. 그리고 노르딕워킹은 좋은 이들과 함께하면 그 즐거움이 배가 돼요. 물론 노르딕워킹을 통해서도 많은 친구를 사귈 수 있고요.

노르딕워킹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라는지.
노르딕워킹은 내 삶의 방식이자 철학이에요. 많은 이들의 생활 속에도 그렇게 자리 잡을 수 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