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자전거 여행가
행복한 자전거 여행가
  • 정리 이지혜 기자|사진제공 정효진
  • 승인 2016.06.22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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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효진

<아웃도어>와 1년 가까이 함께하고 있는 자전거 여행자 정효진 씨. 우주로 가기 전, 지금 사는 지구부터 여행하자며 자전거를 탄 지 벌써 5년째다. 매달 그녀의 여행기를 본지에 싣고 있지만, 최근 나오는 이야기는 사실 아주 예전의 일이다. 지금도 어디선가 페달을 밟고 있을 정효진 씨에게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질문을 전했다.

지금은 어디를 여행하고 있나요?
얼마 전, 걸프지역 여행 중에 두바이에서 헝가리로 가는 저렴한 비행기 표를 발견했어요. 잠시 자전거는 두바이에 놔두고 헝가리 수도에서 밀린 여행기 작성 중이에요. 영상 제작도 하는 중입니다. 한 달 뒤에 다시 자전거 생활로 돌아가야죠.

벌써 5년이나 여행했는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요?
힘들었던 곳이 많아요. 중미는 덥고 모기가 많아 힘들었어요. 아프리카는 남자들이 너무 추파를 보내서 힘들었고요. 자전거 타기 편했던 곳은 유럽이에요. 풍경이 정말 멋져요. 사람들이 친절한 발칸반도에서 자전거 타는 걸 좋아했어요. 하지만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곳은 볼리비아의 우유니 사막이에요. 그곳에선 관광객을 태운 지프가 가끔 지나갈 뿐 정말 조용한 곳이라 저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았어요.

언제 여행이 끝나나요? 돌아온 뒤 계획은요?
자주 듣는 질문인데요. 3년 전부터 제 대답은 항상 한결같이 “2년 뒤엔 자전거 타고 한국에 들어갑니다”였어요. 그 대답이 2013년부터라서 문제죠. (웃음) 제겐 2년이 참 기네요. 여행이 끝나면 호주로 워킹홀리데이 떠난 뒤에 돈을 벌 거예요. 그 돈으로 독일에서 대학교에 입학할 생각이에요. 천문학을 공부하고 싶어요.

어떤 자전거를 타세요? 고장이 나면 어떻게 고치나요?
제 자전거는 여행용 자전거입니다. 뒤쪽 프레임이 좀 길어서 페달 돌릴 때 자전거 가방을 치지 않아요. 또 프레임이 꽤 튼튼하고 무거운 편이라 교통사고를 몇 번 당했는데도 아직 끄떡없어요. 타이어 펑크 같은 사소한 고장은 직접 수리 가능해요. 하지만 복잡한 경우에는 자전거 가게를 이용해요. 사실 자전거 고칠 줄 몰라도 여행하는 데는 문제 없어요. 펑크만 고칠 줄 알면 돼요.

▲ 눈이 내린 스웨덴.

정효진 씨처럼 자전거로 세계 일주를 준비하는 분들에게 조언을 해주세요.

영어를 열심히 공부하세요. 바디 랭귀지로도 충분히 의사소통은 할 수 있지만, 좋은 친구를 만드는 건 힘들어요. 같은 한국말을 써도 친한 친구를 만들기 힘든데, 말이 안 통하면 어떻게 만들겠어요. 여행지에서 좋은 친구를 사귀는 건 중요해요. 꼭 영어 공부에 신경 쓰라고 하고 싶어요. 또 역사 공부나 방문하는 나라의 문화에 대해 공부하고 오면 여행이 더 재밌어요.

자전거 여행에서 꼭 준비해야 할 건 뭔가요?
체력은 큰 문제가 안 돼요. 막상 자전거 위에 올라가면 다 타게 되거든요. 사실 비싼 자전거도 필요 없어요. 어차피 소모품이라 중간중간 수리해야 해요. 개인적으론 슈발베 타이어를 좋아해요. 타이어가 정말 강해서 몇천km를 타도 펑크가 잘 안나요. 텐트도 너무 좋을 필요 없어요. 저는 8만 원짜리 이름 없는 텐트로 아메리카와 아프리카 대륙을 3년 가까이 여행했어요. 다만 매트리스나 침낭에는 돈을 투자하세요. 매트리스나 침낭이 좋지 않으니 잠자는 게 편치 않더라고요. 물론 개인의 취향이지만요.

꼭 다시 가고 싶은 곳이나 만나고 싶은 사람이 많을 것 같아요.
크로아티아의 플리트비체라는 공원을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다시 가고 싶어요. 혼자 구경했었는데 풍경이 너무 평화로워서 소중한 사람과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또 멕시코를 정말 좋아하는데 다시 방문해서 매운 음식도 맛보고 소중한 인연들도 다시 만나보고 싶어요. 개인적으로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들은 많죠. 그런데 그러려면 세계여행을 평생 해야 할 거 같아요. (웃음) 만나서 함께 지냈던 사람들을 모두 기억해요. 사진을 찍어 두니 두고두고 볼 수 있어서 행복해요.

▲ 경치 좋은 터키의 산악지형.

애초에 자전거 여행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적이 있었나요?

성장하고 싶었어요. 자아를 발전시키고 싶었던 거죠. 하지만 실제론 살짝만 성장한 거 같아요.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죠. 변하는 건 힘든 거 같아요. 아프리카에서부터 생긴 목표는 집에 한 번도 들르지 않고 자전거로 전 대륙을 여행하는 거예요. 이제는 아시아와 오세아니아만 남았어요.

해외에 계신 독자분들이 정효진 씨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고 연락이 와요.
연락을 자주 받고 있어요. 여행기가 나가며 해외에 있는 몇 독자분께서 집에 초대해준 적은 있어요. 하지만 지금 <아웃도어>를 통해 나가는 장소는 제가 이미 지나쳤던 곳이라서 마음으로만 감사히 뜻을 받았습니다.

정효진 씨를 응원하는 독자 분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제 여행기를 읽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직접 제작한 블로그(universewithme.com)에서 실시간 여행기를 읽으실 수 있어요. 요즘엔 유튜브 (www.youtube.com/user/universewithmecom)에서 영상 제작도 하고 있어요. 블로그에 달린 댓글이나 보내주시는 메일이 제게 매우 힘이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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