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글도 잘 쓰고 싶다면
사소한 글도 잘 쓰고 싶다면
  • 류정민 기자
  • 승인 2016.06.09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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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BOOK 글 쓰는 사람들의 글 쓰는 이야기

SNS에 남기는 짧은 문장부터 일기, 블로그까지. 작가를 꿈꾸지 않아도 우리 생활과 글쓰기는 떼려야 뗄 수 없다. 글을 잘 쓰고 싶다면 글 쓰는 사람들의 글 쓰는 이야기를 읽어 보자.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유시민
누구나 볼 수 있도록 일반 글쓰기를 다룬 이 책은 시나 소설이 아니라 논리적 글쓰기를 잘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원하는 글을 잘 쓰기 위한 저자의 실천적 비법이 가득하다. 책 출판과 함께 ‘유시민의 글쓰기 고민상담소’가 개설됐다. 온라인을 통해 독자가 쓴 글을 첨삭해 주거나, 책을 읽은 뒤에 생긴 독자의 궁금증을 함께 풀어보는 것도 좋겠다. 생각의 길.

“생각이 곧 말이고, 말이 곧 글이다. 생각과 감정, 말과 글은 하나로 얽혀 있다. 그렇지만 근본은 생각이다. 논증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보여주는 글을 쓰고 싶다면 무엇보다 생각을 바르고 정확하게 해야 한다.…(중략)…첫째, 취향 고백과 주장을 구별한다. 둘째, 주장은 반드시 논증한다. 셋째, 처음부터 끝까지 주제에 집중한다. 이 세 가지 규칙을 잘 따르기만 해도 어느 정도 수준 높은 글을 쓸 수 있다.”


문장강화|이태준
글을 어떻게 써야할지 모르겠다면 이태준의 글쓰기 안내서를 참고하자. 글은 억지로 꾸미려 하지 말고 마음에서 우러나는 것을 자기답게 표현하는 것이라 말하는 저자. 그의 박력 있는 서술과 시각이 뼈대라면, 살에 해당하는 것은 풍부한 예문들이다. 책의 절반이 넘는 수많은 예문들은 소설, 수필, 기행문에서부터 사적인 일기와 편지, 심지어는 청첩장까지 망라한다. 출간된 지 60년이 훌쩍 넘었지만 아직도 사랑받는 이유는 따로 있다. 창비.

“글짓기가 아니라 말짓기라는 것을 더욱 선명하게 인식해야 한다. 글이 아니라 말이다. 우리가 표현하려는 것은 마음이요 생각이요 감정이다. 마음과 생각과 감정에 가까운 것은 글보다 말이다.…(중략)…과거의 문장작법은 글을 어떻게 다듬을까에 주력해왔다. 그래서 문자는 살되 감정은 죽는 수가 많았다. 이제부터의 문장작법은 글을 죽이더라도 먼저 말을 살리는 데, 감정을 살려놓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소설가의 일|김연수
소설가 김연수의 일상이 녹아있는 책. 그의 신년 독서 계획과 여행, 크고 작은 만남과 인상 깊게 본 영화 이야기까지. 사소하고도 다양한 일상의 이야기가 창작으로 연결된다. 읽고 쓰고 생각하는 김연수의 삶과 글을 쓰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 전개해 나가는 과정 등 실질적인 창작 매뉴얼까지 빼곡하게 담겨있다. 문학동네.

“세심하게 관찰을 잘 하면 누구나 다 미문을 쓸 수 있다. 그래서 많은 선생들이 좋은 문장을 쓰려면 남다른 눈과 귀와 코와 입과 손을 가지라고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소설에서 말하는 미문은 미묘하게 다르다. 소설에서는 흔한 일을 흔치 않게 쓸 때 미문이 된다. 공원에서 백조를 보는 일은 흔한 일이다. 대부분은 별 감흥이 없이 백조를 보고 만다. 하지만 어린아이가 처음 보는 백조라면 이야기가 달라질 것이다. 그 일은 회고록의 첫 페이지를 장식할 만하다.”


작가수업|도러시아 브랜디
현대 모든 글쓰기 지침서의 어머니 도러시아 브랜디가 ‘글 잘 쓰는 독창적인 작가’가 되는데 필요한 근본적인 요소들을 쉽고 명쾌하게 설명한다. 이 책에는 작가가 되는 데 불필요한 습관을 버리거나 필요한 습관을 들이는 방법, 의식과 상보적인 입장에서 무의식을 이용하는 법, 물 흐르듯 글을 쓸 수 있는 비법, 본보기가 될 만한 작품을 모방하여 자기 것으로 만드는 방법 등 작가에게 필수적인 지침들이 쉽고 명료하게 제시되어 있다. 공존.

“종류여하를 막론하고, 무릇 지어낸 이야기의 근저에는 작가의 확신이 자리한다. 따라서 작가는 마땅히 삶의 중요한 문제 대부분에 대해 자신이 진정으로 믿는 것은 무엇이며, 글의 소재로 사용하게 될 사소한 문제들에 대해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나는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나|레이먼드 챈들러
하드보일드 소설가 레이먼드 챈들러가 작가, 편집자, 독자들에게 쓴 편지 가운데 68편을 묶었다. 챈들러는 이 편지들을 통해 자신의 글쓰기 방식에 대하여, 글을 써서 먹고살아간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소설’과 ‘추리소설’의 관계, 노벨문학상의 가치, 좋은 글쓰기의 필수적인 요소에 대해 간결하게 서술한다. 북스피어.

“나도 그저 그런 추리소설이 너무 많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엄밀하게 보면 모든 종류의 책들이 다 그저 그렇습니다.…(중략)…돈벌이로 글을 쓰는 작가란 자신이 하는 일이 가치 없는 줄 알면서도 돈을 벌기 위해 기능적으로 무언가를 하는 사람들이죠. 내가 만난 어떤 추리소설가도 자신이 하는 일이 가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좀 더 잘 쓸 수 있기만을 바랄 뿐이죠.


나는 기억한다|조 브레이너드
‘나는 기억한다’는 시간을 앞뒤로 타고 넘으며 한 가지 연상의 흐름을 따라가다가 다른 흐름으로 갈아탈 수 있는 디딤판의 역할을 한다. 주문 같은 말로 1,500개의 기억 조각을 저 깊은 곳에서 건져 올린 조 브레이너드는 자신이 자라온 나날을 돌아보고, 기록하고 싶었다. 사람의 기억이 움직이는 방식 그대로 불려나온 온갖 소재의 기억, 시간과 공간을 자유롭게 오가는 회상들이 하나하나 쌓여서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모멘토.

“나는 기억한다,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이 떨어져 나가지 않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을. 나는 기억한다, 단 한 번 어머니가 우는 것을 보았던 때를. 나는 살구 파이를 먹고 있었다. 나는 기억한다, 첫 발기를. 무슨 끔찍한 병에라도 걸린 줄 알았다. 나는 기억한다, 아이스크림 한 그릇을 먹고 난 후 마시는 물 한 잔이 얼마나 맛있을 수 있는지를. 나는 기억한다, 선물을 열어 보고 난 뒤의 크리스마스 하루가 얼마나 공허했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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