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STYLE|PLAY
장애를 안고 태어난 조이는 평생 휠체어에 의지한 채 아버지 제이크의 보살핌을 받아왔다. 장애가 있다고 사춘기가 오지 않는 것은 아니다. 성장할수록 독립하고 싶은 마음이 커지는 조이. 하지만 아들을 위해 유명 작가의 길을 포기한 제이크는 거동이 불편한 아들의 독립을 반대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제이크 역시 건강이 악화된다. 제이크의 연인 로빈과 여동생 트와일라의 걱정 속에서 조이는 제이크를 직접 보살피려 한다. 조이의 친구이자 지적장애를 가진 라우디가 함께 살며 세 남자의 동거가 시작된다.
가장 인상 깊은 것은 오종혁이라는 배우의 발견이다. 물론 그동안 연극 <서툰 사람들>, 뮤지컬 <공동경비구역 JSA>, <쓰릴미> 등으로 필모그라피를 쌓아오긴 했지만, 이토록 연기 밑천이 쉽게 드러나는 연극에 그가 장애인 연기를 한다고 했을 때, 큰 기대를 하긴 힘들었다. 스타 캐스팅 공연이 가진 양날의 검이기도 했다.
다른 배우의 연기 역시 매우 뛰어나다. 성(性)적으로 성숙해진 장애인 아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아버지 제이크는 배수빈과 이석준이 더블 캐스팅이다. 젊고 매력적이지만 헌신적인 아버지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오종혁과 더블 캐스팅된 윤나무는 연극 <올모스트 메인>,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 등을 통해 탄탄한 연기력을 자랑하는 배우다.
오랜만에 좋은 정극을 만났다. 장애인 역시 평범히 성장하는 개인임을 처절한 몸부림으로 보여주는 연극이다. 장애로 인한 신체적 제약과 그 안에서 드러나는 복잡한 심리묘사가 일품이다. 사랑하는 가족을 위한 희생과 헌신이 사실은 ‘나’로서 존재하고자 하는 욕구와 부딪히는 현실을 보여준다. 작지 않은 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람객은 공연이 끝난 후에도 기립박수를 멈추지 않았다. 연극은 우리에게 장애인을 온전한 하나의 사람으로 봐야 하는 이유를 보태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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