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k Column|인생의 5월
Desk Column|인생의 5월
  • 이두용 차장
  • 승인 2016.06.01 13: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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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생각해도 신기합니다. 시간이란 거, 계절이란 거, 그렇게 나이가 든다는 거. 그저 사는 것 같아도 가만히 시간은 가고, 눈을 부릅뜨고 있어도 시나브로 계절은 바뀝니다. 그리고 우리는 제 몸뚱이에 또 한 줄 나이테를 두르고 언젠가 억겁의 시간을 살아온 자연으로 돌아갑니다. 한편으론 안타깝지만 거스를 수 없는 순리지요.

올해 봄은 참 못됐습니다. 제게는요. 손발에 스몄던 겨울이 빠져나가기도 전에 봄은 이만치 와 있었습니다. 오는지도, 왔는지도 몰랐는데 동짓날 담 넘어들어온 밤손님처럼 몰래 사방에 꽃비를 뿌렸습니다. 봄의 들머리를 지나고 나서야 등짝에 올라붙은 봄을 깨닫습니다. 그러고 보면 계절의 마디를 헤아리며 살 수 있는 것도 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5월은 청춘(靑春)입니다. 말뜻을 곱씹어 봐도 푸른 봄이라는 의미가 맞습니다. 파릇한 초봄보단 짙고, 녹음 우거진 여름보단 옅으니 5월은 진정한 청춘의 계절이지요. 새해 달력을 펼쳐놓고 아웃도어 활동에 좋은 시기를 따져 봐도 5월을 따라잡을 만한 달은 없습니다. 당연히 즐겨야지요. 마땅히 누려야지요. 길지 않은 삶을 살면서 계획하고 버려진 즐거움이 얼마나 많았습니까. 올 청춘의 달은 푸른 봄으로 채우시기 바랍니다.

사람에게도 5월의 시절이 있습니다. 그즈음을 역시 청춘이라고 부릅니다. 푸른 봄의 계절이니 내일의 꿈이 있어 오늘이 즐거운 시기일 것입니다. 열정이 있고, 용기가 있으며, 설렘이 있는 나이겠지요. 그런데 사람에게 청춘은 주관적인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이스라엘의 시인이자 철학자인 사무엘 울만Samuel Ullman은 그의 나이 78세에 청춘이란 시를 썼습니다. 그리고 그 시는 아직도 많은 사람에게 청춘의 의미를 오늘 자신의 모습에 빗대어 생각하게 합니다. 청춘이란 시에서 제가 좋아하는 구절을 남겨봅니다. 이 시가 여러분의 오늘에 5월을 선물하길 기대합니다. 한없이 푸르르십시오. 머뭇거리기엔 인생은 생각보다 짧습니다.

청춘이란
인생의 어느 기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상태를 말한다.
그것은 장밋빛 뺨, 앵두 같은 입술, 하늘거리는 자태가 아니라
강인한 의지, 풍부한 상상력, 불타는 열정을 말한다.

청춘이란
인생의 깊은 샘물에서 오는 신선한 정신, 유약함을 물리치는 용기
안이함을 뿌리치는 모험심을 의미한다.
때로는 스무살 청년보다 육십이 된 사람에게 청춘이 있다.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우리가 늙는 것은 아니다.
이상을 잃어버릴 때 비로소 늙는 것이다.

- 중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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