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거리 풍부한 동해안 자전거길…인프라는 ‘글쎄’
볼거리 풍부한 동해안 자전거길…인프라는 ‘글쎄’
  • 오대진 기자|사진 김해진 기자
  • 승인 2016.05.26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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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같은 풍광, 신선한 해산물 요리 특장점…자전거도로 미비점 개선 필요

지난해 5월 국토종주 동해안 자전거길 강원도 구간이 개통됐다.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삼척 고포마을까지 총연장 242km 코스로 6개 시․군을 경유한다. 동해안 자전거길은 강원도 고성에서 부산 을숙도까지 총연장 720km에 이르는 동해안 종주 코스로 1차 강원도길에 이어 경북(273km)과 울산~부산(203km) 구간이 단계적으로 개통될 예정이다.

▲ 동해판 그레이트 오션로드 동호해변.

자전거길 취재차 지난 11~12일 동해안 자전거길을 찾았다. 시작은 통일전망대 출입신고소. 아쉬움이 있었다. 출입신고소가 위치한 통일안보공원에서 통일전망대까지는 차량통행만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돌아왔다. 통일전망대 측에 사전 문의하니 “당초 출입 10일 이전에 10인 이상의 단체가 문의하면 군의 승인 후 걷기와 자전거 이용이 가능했다. 그런데 최근 남북관계가 경색돼 일시적으로 출입이 제한됐다”라고 답했다. 냉각기를 맞고 있는 현 남북관계에 따른 상황이었지만 아쉬움이 컸다.

▲ 항구 바닥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백도항.

페달을 구르기 시작하니 금세 시원한 바람이 얼굴을 스쳤고 감탄이 일었다. 대진항과 초도해수욕장, 초도항을 거치니 눈앞에 동해의 탁 트인 바다풍경과 금빛모래사장이 나타났다. 4대강 국토종주와는 또 다른 매력과 감흥이다.

화진포에서 약 7km 내려오면 거진항이, 다시 더 페달을 밟으면 가진항과 공현진항이 나온다. 그림 같은 풍광과 함께 물회와 회덮밥, 섭국 등 싱싱한 해산물을 도처에서 맛볼 수 있는 것도 동해안 자전거길만의 매력이다.

▲ 깎아지른 듯한 해안절벽 위에 위치한 천학정.

3km를 더 남하하면 송지호가 나오는데 쉼터 전망대와 약 5km 코스의 산소(O₂)길 등이 잘 정비되어 있다. 맞은편에는 깔끔한 시설의 송지호 오토캠핑장이 있다. 자전거길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여러 캠핑장들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이 외에도 봉수대-삼포-자작도 해수욕장을 거쳐 도착한 작은 항구 백도항과 깎아지른 듯한 해안절벽 위 천학정, 속초 영금정, 멀리 보이는 웅장한 자태의 울산바위, 동해판 그레이트 오션 로드 동호해변 등 볼거리가 넘쳤다.

▲ 탁트인 동해바다를 품에 안은 속초 영금정.

그러나 아쉬움도 있다. 아야진항을 지나 또 다른 해돋이 명소 청간정에 도착하니 얼굴이 붉어졌다. 자전거도로가 끊기고, 모래사장이 나왔다. 다시 그 끝에 계단이 줄지어 나왔고, 청간정으로 향하는 등산로 입구에 다다랐다. 소풍 나온 유치원생들은 “아저씨, 큰 자전거는 여기로 오면 안돼요”라며 기자를 다그쳤다.

지역 명소인 청간정을 경유했으면 했겠지만 라이더들을 배려한 코스는 아니었다. 수정이 필요한 구간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천진해수욕장 초입의 긴 모래사장 역시 마찬가지였고, 속초 설악대교와 금강대교 등 일부 교량 구간은 비좁은 보행로와 병행 사용해 충돌 위험이 있었다. 포장이 안돼 있거나 단절된 구간, 연결도로가 없어 일반 국도를 이용하거나 마을 쪽으로 돌아가야 하는 구간 등 곳곳에서 미비한 점들이 눈에 띄었다.

숨어 있는 인증센터도 개선이 필요하다. 이번에 취재한 통일전망대~주문진 약 100km 구간에는 통일전망대-북천철교-봉포해변-영금정-동호해변-지경공원 등 총 6곳의 인증센터가 있다. 기자는 북천철교와 봉포해변은 쉽게 찾을 수 없어 건너뛰었다. 그나마 영금정도 동행한 사진기자 덕분에 찾을 수 있었다. 4대강 국토종주길에 비해 안내 표지판과 표식들이 적었고, 드문드문 위치한 표지판들도 시설물 등에 가려진 경우가 많았다.

▲ 멀리 웅장한 자태를 자랑하는 울산바위.

동해바다를 바라보며 달릴 수 있는 자전거길 개통으로 많은 자전거 여행자들이 동해안을 찾고 있지만 정작 자전거길 인프라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이에 지난 20일 양양군은 “9억 원의 예산을 확보, 기존 비포장 자갈길 구간 및 단절구간 포장공사를 연말까지 마무리하겠다”라고 밝히며 개선 의지를 보였다.

기존 강원도 구간과 단계적 개통을 앞두고 있는 경북(273km)과 울산~부산(203km) 구간, 그림 같은 풍광에 어울리는 명품 자전거길을 기대한다.

▲ 동해안 자전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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