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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선수가 명장이다?
명선수가 명장이다?
  • 이지혜, 오대진 기자
  • 승인 2016.05.25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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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SPORTS

인생은 드라마틱한 법. 좋은 학생이 모두 좋은 선생이 되진 않듯, 뛰어난 선수가 뛰어난 감독이 되란 법은 없다. 마라도나처럼. 반대로 선수 시절엔 무명에 가깝다가 지휘봉을 잡으며 성적이 달라진 사례도 많다, 히딩크처럼. 선수와 감독을 모두 겪으며 드라마틱한, 혹은 교과서 같은 길을 걸었던 국내 인물을 사심으로 뽑았다. 요한 크루이프의 명복을 빌며.

차범근
개인적으로 아주 존경해. 레전드였던 선수 시절을 비롯해서 국가대표 감독 시절, 역대 최고의 승률을 이뤄냈으니, 이보다 더 바른길을 갈 수 있을까. 그는 이미 한국의 요한 크루이프야.
인정해. 선수로서도, 감독으로서도 明明이야. 수원 삼성이 명문팀 반열에 오른 것도 그의 공이 컸지. 다만, 1998 프랑스 월드컵에서의 쓸쓸한 뒷모습은 아직도 가슴이 아파. 협회 이 XXX끼들. 아, 해설가로도 최고지. 2002 한일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제 아들도 저기서 뛰고 있지 않습니까?!”라며 환희에 찼던 모습이 떠오르네.

김경문
김경문식 야구하면 믿음과 꾸준함이 떠올라. 선수 육성에 일가견이 있는 사령탑으로도 손꼽히잖아. 김현수, 이종욱이 그렇고, 신생팀 NC가 짧은 기간 안에 강팀으로 자리 잡은 것도 그래. 가끔은 선수들을 너무 믿어 발등에 불이 떨어지긴 하지만.
빅 야구를 좋아하긴 하지만, 그에 대해 잘 몰라.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야구를 하지만 정이 안 간 달까. 단지 그의 감독 스타일이 워낙 남자다운 것이, 선수 시절 공격형 포수였기 때문이 아닐까?

홍명보
홍과 황이 내 ‘국대바라기’의 전성기였어. 1994 미국 월드컵 스페인전과 독일전의 골들, 멋졌어. 그리고 시간이 흘렀지. 사실 좀 이른 감이 있었어. 본인도 고사했고. 결국, 다 알다시피 지휘봉을 잡았는데…, 마무리가 깔끔하진 않았어. 아직 명예회복의 기회는 있다고 봐.
씁쓸해. 선수 시절, 정말 좋아했었는데. 2002년엔 마치 신화 속 인물 같던 그가, 왜 그렇게까지 됐는지. 솔직히 항저우에서만큼은 비슷한 문제로 욕 안 먹으면 좋겠어.

선동열
두세 줄로 평가하기 정말 힘든 인물이지. 선수 선동열은 레전드 중의 레전드로 남았지만, 기아에 돌아온 감독 선동열은 자진 사퇴라는 씁쓸한 결말을 맞았지. 말 많았던 투수운용 같은 경우엔, 감독이 못 던지는 투수를 이해 못 했기 때문일 거야.
지휘봉 한창 잡고 있을 때 지인들과 “선수 시절에 너무 잘한 것이 문제”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어. 언급한 대로 선수 시절 너무 쉽게 했던 것들을 후배들이 ‘왜 하지 못할까’라고 답답했던 것 같아. ‘국보급 투수’ , ‘나고야의 태양’. 너무 잘해도 문젠가 봐.

허재
얼마 전 총선 출마한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 응원 춤추고 있던데? 개인적으로 정치하는 선수나 감독 출신들에 대해 편견이 있어. 그의 행보가 점점 이해가 안 되는 건 나뿐인가?
이미지가 부드럽고 깔끔하지는 않지만, 실제 인터뷰 자리에서 본 허재는 프로였어. 상남자이기도 하고.
‘중국인터뷰’ , 언제 봐도 사이다야. 선수로서, 감독으로서도 최고야. 재충전 시간이 끝나면 바로 복귀가 예상돼.

추승균
허재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자진사퇴한 자리를 맡았던 추승균이 올 시즌 KCC를 정규시즌 우승시켰지. ‘우승 반지 부자’인 그가 감독으로서 여섯 번째 우승 반지를 꼈으면 했지만 아쉽게 됐어.
조성원과 함께 소리 없이 강한 남자의 모습을 보여줬지. 물음표가 있었는데 정규시즌보고 좀 놀라긴 했어. 물론 추일승 감독과의 챔피언결정전 수 싸움에서 아쉬움도 있었지만.

윤정환
사실 이 선수를 가장 좋아했어. 나만 좋아한 건 함정이지만 말이야. 2002년 월드컵엔 유일하게 벤치를 지킨 멤버였지. 그래서 감독으로서 사간도스를 1부 리그로 승격시키고 선두권까지 올려놨을 땐 누구보다 기뻤어.
윤정환 하면 ‘컴퓨터패스’지. 까불까불 하던 선수들이 많던 시절에 뭔가 바른 생활 사나이의 이미지가 강했어. 감독으로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 소리 없이 강해. ‘사간도스 돌풍’ 깜짝 놀랐어.

최태웅
배구판 윤정환이라고 할까. 모범생 이미지에 별명도 ‘컴퓨터 세터’야. 역대 최고의 쌍포 좌진식-우세진도 그의 손끝에서 출발했어.
김세진과 마찬가지로 코치 수업 없이 선수 은퇴 후 곧바로 지휘봉을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팀을 우승시킬 만큼의 능력자. 경기 중 선수들이 보여준 집중력만 봐도 그가 얼마나 뛰어난 리더십을 가졌는지 알 수 있었어.

김세진
올 시즌 OK 저축은행을 준우승시키며 감독으로서 좋은 성적을 내는 좋은 선수였던 인물. 개인적으론 선수 시절 뛰어났던 선수가 감독직 역시 잘하는 게 대단하다고 생각해.
월드 스타와 갈색 폭격기. 내가 아는 배구는 이게 전부야. 찾아보니 역시 엄청나. 8연속 슈퍼리그 우승과 4번의 MVP. 역대 최고의 라이트. 감독으로서의 역량도 굿이야.

이상민
감독 데뷔 시즌에 삼성을 담당했었어. SK 문경은 감독과의 맞대결은 여러모로 화제였지. 그런데 문경은 감독의 시즌 전 선전포고가 현실이 될 줄은 몰랐어. 1승 5패. 경기 후 망연자실한 모습이 한동안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었는데, 올 시즌 그 살인미소가 돌아왔어.
이상민의 어마 무시한 열성팬이었어.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전주KCC 서포터즈까지 가입했으니까. 감독으로서 부진해서 아쉬워. 어쩌면 선동열과 마찬가지로 못 하는 걸 이해 못 하기 때문인 것 같아.

*사진제공 각 구단, KBL,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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