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 가득한 자연 속 애견 졸리와 함께 떠난 캠핑
향기 가득한 자연 속 애견 졸리와 함께 떠난 캠핑
  • 류정민 기자
  • 승인 2016.05.06 0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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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공존하는 삶 배우기…숲과 동식물이 어우러진 포천자연캠핑장

‘풍덩’ 캠핑의 시작을 알리다
여덟 번째 캠핑은 포천에서. 캠핑장에 도착하자마자 사이트를 둘러보고 마음에 드는 자리를 선점했다. 잔디 사이트와 파쇄석 사이트가 반반, 총 100동의 텐트를 칠 수 있는 포천자연캠핑장. 사이트마다 테마가 있어서 사실 마음이 이끌리는 곳 어디든 좋은 자리긴 했지만, 강아지를 동반한 캠핑인 만큼 둥그렇게 우리만의 아지트처럼 쓸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다.

텐트 세 동을 옹기종기 칠 수 있는 사이트를 잡고 짐을 내리는 도중, 사진기자가 불러 뒤돌아보니 사이트 앞 조그마한 개울가에 졸리가 빠져있는 게 아닌가. “졸리 좀 봐요. 쟤 왜 저러고 있노.” “헉, 건너가려다가 미끄러진 것 같은데요?” “아니던데. 그냥 들어가던데, ㅋㅋㅋ”

먼저 발견한 사진기자의 말에 그저 헛웃음이 나왔다. 예쁘게 목욕시켜 향기 풀풀 나게 데려왔더니 오자마자 물에 빠지다니. 그러거나 말거나 당황하지도 않고 얌전히 물속에 있는 졸리의 모습이 반신욕을 하고 있는 듯 했다. 할 수 없이 흙 범벅된 졸리를 샤워실에 데려가 깨끗이 씻기고, 시리가 올 때까지 산책을 즐겼다.

향기 가득한 캠핑장
흙조경, 향기원, 포천자연캠핑장. 세 개의 이름을 가진 이곳은 조경 사업과 아이들을 위한 각종 체험 활동, 캠핑장까지 세 가지 공간으로 쓰인다. 아름다운 꽃 화분들이 길가에 잔뜩 늘어서있어 캠핑장 입구도 못 찾고 헤맸던 건 우리만의 비밀. 조경사가 운영하는 캠핑장이라서 그런지 어느 캠핑장보다도 꽃과 나무가 잘 가꾸어져 있다.

메타세콰이어길, 왕벚길, 라일락길, 자작나무길, 느티나무길, 청단풍길, 홍단풍길, 청홍단길, 낙산홍길, 은행나무길, 보리수길, 반송 등 테마가 있는 사이트가 인상 깊다. 계절마다 다른 느낌의 캠핑을 즐길 수 있겠지? 식물뿐만 아니라 토끼, 거위, 닭, 칠면조, 아름다운 날개를 접고 있는 암 수 한 쌍의 공작새까지. 동물농장이 있어서 흔히 보지 못하는 동물들도 구경할 수 있다.

여름엔 수영장과 물썰매장도 운영하고, 인공 호수에서는 낚시와 뗏목타기도 할 수 있다. 벼를 심고 추수, 탈곡도 해볼 수 있는 벼 체험관과 그네가 있는 공원, 수생 식물원도 있고,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무공해 채소밭이 있어 쌈 채소는 서비스라고. 잠깐 산책만 한다는 게 시간가는 줄 모르고 한 바퀴를 다 돌았다. 어찌나 넓고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던지. 향기원에 들러 체험 몇 가지만 해도 아이들이 자연과 공존하는 삶을 배울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론 난 아이 대신 졸리와 함께했지만.
 


애견캠핑을 위한 팁 8
여름대비 강아지 수영 적응법

본능적으로 수영을 할 수 있는 강아지들도 갑자기 물 속에 들어가면 수영을 어려워하는 경우가 있다. 두 손으로 강아지를 받치고 물 속에서 천천히 다리를 움직일 수 있게 도와주거나, 강아지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던져 자연스럽게 강아지가 수영할 수 있도록 유도해주는 것이 좋다. 처음 수영하는 강아지가 걱정된다면 강아지용 구명조끼를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

물을 좋아하는 녀석들
유치원에서 단체로 체험활동을 와서 쫑알거리는 소리와 함께 북적이던 것도 잠깐, 평일 낮이라 캠핑장엔 우리밖에 없었다. 줄에 묶여 꿈틀대는 졸리를 자유롭게 잠시 풀어두었다. 오랜만에 맡아보는 봄꽃향기가 신기했는지 땅에 코를 파묻고 좀처럼 일어날 생각을 안 한다. 멀리 가지 않아 안심하고 사진기자와 텐트를 치고 있던 차에 어디선가 또 ‘풍덩’ 소리가. 또 빠졌다 류졸리. 조그만 물웅덩이 사이에도 건너가기 쉽게 다리를 다 설치해놨던데 너는 왜 건너질 못하니.

그러고 보니, 졸리를 데리고 바닷가나 애견 전용 수영장에는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거침없이 다이빙하는 걸 보니 수영도 잘 할 것 같은 예감. 고슴도치 엄마의 마음이 이런 건가. 다행히도 두 번이나 샤워를 한 졸리는 더 이상 물에 빠지지 않았다. 다리의 이용법을 익혀 안전하게 개울가를 넘어 다녔다. 다만, 뒤늦게 온 시리가 똑같은 물에 또 첨벙 빠져서 일행의 웃음을 자아냈을 뿐. 현우 씨도 캠핑장에 발붙이기 무섭게 시리와 함께 샤워실로 직행했다. 물도 좋아하고 수영도 잘한다는 시리. 이번 여름엔 졸리랑 같이 바닷가 캠핑을 해보자꾸나.

지글지글 뉴욕식 브런치
현우 씨, 시리와 함께 오랜만에 캠핑다운 캠핑을 즐겼다. 캠핑은 역시 불놀이! 캠지기님의 허락을 받고 캠핑장에 쌓여 있는 통나무를 가져왔다. 현우 씨와 사진기자가 번갈아 가며 도끼와 망치를 이용해서 장작을 팼는데 나무가 단단해서 쪼개지질 않았다.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이렇게 단단할 줄 몰랐네.” “우와 통나무만 보고 어떤 나무인지 어떻게 알아요?” “나무 껍질을 보면 알 수 있지요.”

역시 사진기자는 식물박사다! 오랜 시간 두 남자의 노고 덕분에 따뜻하게 불을 쬐었다. 그리고 잊을 수 없는 브런치의 맛. 무쇠로 만든 팬과 샌드위치 메이커로 뉴욕식 브런치를 직접 만들어 먹었다. 그래봤자 빵 굽고 달걀프라이, 베이컨 굽기가 끝이지만. 우유와 함께 먹으니 이런 꿀맛이 없다. 특히 샌드위치 메이커로 만든 토스트가 얼마나 맛있던지 다들 한 입씩 물고 감탄을 내질렀다.

옆에 있던 시리도 덩달아 이것저것 얻어먹었다. 사람 음식을 전혀 안 먹던 시리도 요즘엔 조금씩 맛을 보고 있다. 현우 씨가 직접 주기 전까진 우리가 아무리 음식을 맛있게 먹어도 쳐다보지 않는 시리. 졸리는 그저 언제 주나 끙끙거리며 불쌍하게 쳐다본다.
미안해 졸리. 좋은 사료와 야채를 대신 줄게. 너와 오래도록 함께 하고 싶은 언니의 욕심이란다.

포천자연캠핑장
경기도 포천시 신북면 가채리 124-6
포천캠핑.kr
031-535-6085, 010-3757-60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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