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바람과 물오른 신록이 매력적인 계절, 5월이다. 새 달력을 걸며 다짐한 계획들은 무너지고, 벗어나고 싶던 내 모습으로 돌아온 지 오래. 이즈음 몸과 마음에 묻은 얼룩을 닦아 내고 삶의 에너지를 충전하는 것도 다음 계절을 위해 필요하다. 바쁘게 써내려가던 일상의 쉼표로 자연 속 휴식만 한 것이 있을까. 완벽한 날씨의 어느 봄날, 멋진 SUV에 몸을 싣고 바람 안에 녹아들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 캠핑장은 서울에서 1시간 거리에 불과하지만 도심을 탈출한 기분을 내기에는 충분하다.
쌓인 것들은 비워줘야지
사람이 받는 스트레스 중 열의 아홉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 직장과 사회, 심지어 가까운 친구나 가족 안에서도 스트레스는 생긴다. 아무리 좋은 것도 때로 비워야 할 때가 있다. 좋은 것이 지속되면 그게 좋은 줄 모르는 시기가 딱 그렇다. 하물며 스트레스야 오죽할까. 그래서 사람에겐 이따금 스스로를 돌아보는 비움의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의 나와 다른 내일을 꿈꾸는 내가 오롯하게 나눌 수 있는 공간. 그래서 캠퍼들은 자연을 찾는다.
BMW X6의 첫인상은 듬직했다. 오랜 시간 몸을 단련시켜온 근육질의 청년처럼 탄탄한 몸을 가지고도 BMW의 완숙미는 잘 갖췄다. 자동차를 잘 모르는 사람도 단번에 반할만한 스타일리시함은 남성미 풀풀 풍기는 상남자는 물론 시종일관 시크한 차도녀에게도 추천할 만하다.
▲ 막바지 벚꽃이 만개한 도로 위를 달린다. X6는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주행 성능을 자랑하는 모델이다. |
▲ 주행 중인 BMW X6의 내부. |
2015 BMW X6 xDrive 30d |
오늘 준비한 캠핑은 최소한의 짐으로 최고의 하루를 즐길 수 있는 미니멀 캠핑. 짐은 많지 않지만 자연에서의 하룻밤으로는 부족함이 없다. X6 30d의 트렁크 용량은 580L. 어지간한 백패킹·미니멀 캠핑 장비는 몽땅 넣어도 넉넉한데다 연인과 오토캠핑을 떠날 땐 뒤쪽 시트를 접으면 최대 1,525L까지 늘어난다.
“그냥 보기엔 주행성능만 뛰어날 것 같은데, 보기보다 수납공간도 넉넉하죠? 하지만 이 차는 달릴 때 진가를 발휘해요.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오늘 함께 하기로 한 오마로 씨가 짐을 실으며 한마디 건넸다. 마로 씨는 자동차를 좋아해 몇 년째 수입차 딜러로 활약 중인 초보캠퍼다.
별 헤는 밤, 나를 채우는 자연 ▲ 화창한 날씨가 봄날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준다.
오늘의 목적지는 남양주시 팔현리에 자리한 해자연캠핑장. 서울에서 한 시간 남짓 거리인 팔현리는 접근성이 좋은 데다 자연 속에서 포근한 하룻밤을 보낼 수 있어 캠퍼들에게 사랑받는 곳이다. 기분 좋게 내리쬐는 햇살, 그 아래를 질주하는 X6는 부드럽고 고요했다. 빌딩숲을 벗어나는 동안 쓸데없는 생각들을 길 위에 하나둘씩 흘렸다. 출발한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금세 캠핑장에 도착했다.
“오는 동안 어땠어요? BMW X6 xDrive 30d는 직렬 6기통 트윈파워 터보디젤 엔진을 적용해 힘이 넘치지만 세단과 비교해도 승차감이 뒤지지 않을 정도로 안정적이에요.” 자동차에 대해 문외한인 기자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길 위에서의 X6는 편안했다. 디젤엔진은 소음을 유발하고 승차감이 나쁘다는 편견도 날려버리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SUV라 오프로드도 문제없다.
캠핑 사이트 위로 텐트와 타프가 하나둘씩 지어진다. 이윽고 헛헛하게 비워진 속을 음식으로 채우기로 했다. 맛있는 음식이 마음을 어루만진다는 건 상식. 세르반테스도 그랬다. 빵만 있다면 웬만한 슬픔은 견딜 수 있다고. 어느덧 캠핑장에는 사방으로 저녁 어스름이 깔린다.
▲ 숲속길을 걸으며 일상에서의 스트레스를 지워본다. |
오토캠핑은 처음이라는 오마로 씨는 어느새 들떠 캠핑 예찬론자가 됐다. “제가 캠핑 경험이 많지 않아서 착각한 것 같아요. 뭔가 많은 짐을 짊어지고 산골짜기로 들어가 텐트 안에서 하루를 보내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차와 함께 하는 캠핑은 매력 있네요. 생각보다 짐도 많이 필요하지 않아 부담스럽지도 않고. 이래서 캠핑들을 떠나나 봐요.”
도심의 화려한 불빛과 분주한 소란을 벗어나 즐기는 휴식이 이토록 달콤하다니. 손에 쥔 스마트폰의 전원을 끄니 검은 하늘에 흩뿌려진 별들이 X6 위로 반사된다. 보닛 위에 우주가 펼쳐진 듯하다. 고요가 차분히 발밑에 깔리고 곧이어 찾아온 나와의 시간. 살다 보면 이따금 잃어버린 스스로의 조각을 채워줄 시간이 필요하다. 멋들어진 SUV를 타고 떠나는 일상 탈출. 그 안에서 자연은 그윽하고 따뜻하게 찾아온 이를 안아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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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캠핑장에 텐트와 타프를 설치하고 누리는 자연 속의 여유. |
▲ 어느덧 어두움이 내려앉은 저녁. 하늘 위 별을 헤아리며 스스로와의 시간을 가져본다. |
해자연캠핑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