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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의 정원 파타고니아…얼어붙은 시간 속으로
남미의 정원 파타고니아…얼어붙은 시간 속으로
  • 글 사진 김영식 대한산악협회 청소년 이사
  • 승인 2016.05.02 1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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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m 넘는 설산과 웅장한 암봉·빙하·사막 등 대자연의 향연 펼쳐지는 신비의 땅

파타고니아라는 명칭은 1520년 마젤란이 ‘이 지역의 원주민들이 거인patagon’일 것이라고 짐작한 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3,000m가 넘는 설산과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른 웅장한 암봉, 빙하, 끝없는 대평원과 사막을 볼 수 있는 이곳은 범접할 수 없는 대자연의 신비가 가득한 여행지다.

▲ 어머니의 가슴처럼 너른 품을 내어주는 풍요의 파타고니아.

파타고니아는 안데스 산맥을 기준으로 서부의 칠레 파타고니아Patagonia Chilena와 동부의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Patagonia Argentina로 구분한다.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는 로스글라시아레스 국립공원의 관문인 엘칼라파테El Calafate가 여행의 수도이며 기점이다. 여기서 다시 차량으로 2시간을 달리면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에서 가장 유명한 트레킹 지역의 시작점인 엘찰텐EL Chalten에 도착한다.

엘찰텐은 세로토레Cerro Torre(3,102m)와 피츠로이Monte Fitz Roy(3,405m) 트레킹 코스의 시작점이 되는 작은 산골 마을이다. 세로토레 트레킹 코스는 약 18km로 6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그란데 빙하에서 녹아내린 물이 고여 있는 토레 호수Laguna Torre까지 걸어 호수 너머에 우뚝 솟은 세로토레를 감상하고 돌아오는 코스다. 표고차가 200m 정도 밖에 되지 않아 편안하게 주위 풍광을 즐기며 오를 수 있는데, 토레 호수 건너편에 우뚝 솟아 있는 ‘세계에서 가장 오르기 힘든 수직의 바위산’인 세로토레 침봉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세로토레, 그것은 하늘을 향한 포효가 그대로 돌이 된 듯 했다”라고 말한 라인홀트 메스너의 글이 다시 한 번 마음속에 새겨지는 듯하다.

▲ 언제나 구름을 물고 있는 피츠로이를 두고 원주민들은 '연기를 뿜는 산'이라 불렀다.
▲ 신의 조각품, 토레스 델 파이네.


두 번째 피츠로이 트레킹 코스(20km, 8시간 소요)는 초입의 급경사를 지나 아름다운 라스부엘타스 강Rio de Las Vueltas과 주변 계곡, 폭포 등을 감상할 수 있다. 2시간을 더 오르면 웅장한 피츠로이 산군과 빙하의 모습을 만끽할 수 있는 전망대 카프리 호수Laguna Capri가 나오고, 작은 냇물을 따라 초원지대를 걷다보면 산악인의 베이스캠프인 라오 블랑코Rio Blanco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잠시 숨을 돌린 후 한 시간 정도 급경사를 오르면 코스의 최종 종착지인 라구나 데 로스 토레스Laguna de Los Tres 빙하 호수다. 호수 언덕에 올라서면 거대한 암봉인 피츠로이가 눈앞에 펼쳐진다.

서부에도 아름다운 산군이 펼쳐지는 칠레 파타고니아가 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은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선정한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50곳’ 중 하나인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National Park Torres del Paine이다. 그리고 여기에 세계 3대 트레킹 코스인 W트렉the W-trek이 있다.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은 칠레 파타고니아 최고 절경 중 하나로, 수 만 년 전 빙하가 휩쓸고 지나가면서 만들어진 아름다운 산과 호수가 펼쳐진 낙원이다. 빙하와 만년설의 한가운데 우뚝 솟은 3개의 푸른 탑 토레스 델 파이네(2,850m)의 웅장하고 장엄한 풍경, 그리고 인간의 손길에 길들여지지 않은 순수한 남미 최고의 비경이 수많은 이들을 이곳으로 향하도록 이끌고 있다.

▲ 빙하의 눈물 토레호수와 지상에서 가장 오르기 힘들다는 세로토레.

W트렉은 트레일이 알파벳 ‘W’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보통 3박 4일 정도 소요된다. 필자는 살토그란데Salto Grande 선착장에서 유람선으로 페호에 호수Pehoe Lake를 가로질러 도착한 파이네 그란데 산장을 시작점으로 잡았다. 그레이 빙하를 거쳐 이탈리아노 캠프~프란세스 전망대~쿠에르노스 산장~칠레노 산장~토레스 산장~토레스 델 파이네 전망대~아센시오 협곡~라스토레스 산장을 지나는 트레일은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세계 최고의 여행지이자 산악인의 영원한 로망이다.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머나먼 파타고니아를 여행하다 보면 처음에는 산에 다니는 산쟁이답게 웅장한 암봉과 주변의 설산이 눈에 들어온다. 그러다 여유를 가지고 살펴보면 인간의 손길에 길들여지지 않은 숲속, 호수, 계곡 등 아름다운 자연과 그 속에서 살고 있는 다양한 생물들이 보이고 조금 더 여유를 가지면 먼저 양보하고 배려해주는 순수한 사람들이 보인다.

산과 자연 그리고 사람마저 환상적인 파타고니아는 평생 잊지 못할 여행지이자 산행지로 나의 기억 속에 영원히 남아 있을 것이다.










김영식
(현)충주예성여자중학교 교사
(현)대한산악협회 상임이사(청소년이사)
(현)대한산악협회 충청북도연맹 부회장
(현)대한산악협회 청소년위원회 위원장
(현)충북등산학교 학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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