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STYLE|MOVIE
이건 생명에 관한 이야기다. 영화를 본 대부분의 감상평인 “주인공은 절대 죽지 않더라”라는 흔한 이야기는 잠시 접어두자. 무엇보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고 실화와 매우 흡사하다는 점에서 ‘레알’ 생명에 관한 이야기다. 19세기 미국 서부 개척 시기 배경이다. 탐험가와 인디언이 서로 무자비한 도륙을 할 때, 누군가는 처절하리만큼 죽지 않으려, 혹은 죽지 못해 더 슬픈 이야기다.
영화는 또 자식과 부모에 관한 이야기다. 새끼 곰을 지키기 위해 인간을 공격한 회색곰, 딸을 되찾으려 살생을 서슴지 않는 인디언, 삶의 전부였던 아들을 잃고 복수를 위해 살아남는 주인공. 모든 생명체가 가진 새끼를 지키려는 본능이 압도적인 자연 속에서 만난다.
미 서부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전설적인 모험가 ‘휴 글래스’의 실화를 담았다. 1823년 미주리 강 상류를 탐험하던 중 회색곰의 습격을 받게 되는 휴 글래스. 그는 죽기 직전의 부상을 당했고 동료들은 그를 버리고 간다. 하지만 놀라운 생명력으로 6주가 넘는 기간 동안 약 350km를 기어 도심을 찾아갔다. 그는 부상 회복 후 다시 사냥꾼으로 돌아갔다. ‘저승에서 돌아온 자’라는 뜻의 ‘레버넌트’. 디카프리오는 저승의 휴 글래스를 한 번 더 환생시켰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인셉션>에서 호흡을 맞춘 2015년 최고의 배우 1위에 오른 톰 하디와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췄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베인 역으로 역대급 악역을 해 낸 톰 하디는 원초적인 야만성을 가진 인물로, 철저한 악역으로 변신했다. <인셉션>의 동료였던 두 배우가 적으로 만나 끈질긴 복수를 하는 장면도 뛰어나다.
<레버넌트>는 디카프리오에게 오스카를 선물했고 디카프리오는 <레버넌트>를 완성시켰다. 그의 수상소감에 오스카와의 악연은 한 마디도 없었다. 단지 “자연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말라. 나도 오늘 받은 이 상을 당연시하지 않겠다”는 점잖은 말만 남겼다. 그의 다음 작품이 또 얼마나 놀라울지, 예상되지 않는 게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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