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될 성 부른 떡잎…국카스텐 ‘GUCKKASTEN’
될 성 부른 떡잎…국카스텐 ‘GUCKKASTEN’
  • 오대진 기자|사진 GUCKKASTEN.KR
  • 승인 2016.04.27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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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ALBUM

정확히 언제였는지 기억나진 않는다. 오래전 일이다. 주변에 아는 사람이 없었으니까. <복면가왕>이 시작되지도 않았고, <나는 가수다> 열풍 이전인 것만은 확실하다. 짧은 옷차림으로 대학교 등하교 버스에서 들었던 기억이 나는 걸 보면. 2009년 여름 국카스텐 이야기다.

당시 인디 신에서만 이름을 알렸던 그들이 지금은 한국 대중음악계에서 꽤 비중 있는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혹여 누가 찾기라도 할까 소중히 아끼던 나만의 아지트가 전 국민에게 공개되어 버린 느낌. 떨떠름하지만, 결국엔 일 낼 줄 알았다는, 진작 알고 있었다는 뿌듯함이 더 크다. 일종의 자부심이랄까.

‘헬로 루키’. 국카스텐의 연관 검색어이자 그들을 메인스트림으로 인도해 준 매개체다. 2008년, 국카스텐은 EBS 스페이스 공감의 신인 발굴 프로그램 ‘헬로 루키’ 6월의 헬로 루키로 선정됐고, 이 프로그램의 연말 결산 격인 ‘헬로 루키 오브 더 이어’에서는 대상을 차지했다.

오가는 버스 안에서 몇 편의 동영상이 에디터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건 그로부터 약 6개월 후. 그들의 음악을 ‘록’이라고 부르긴 했지만, 정의는 무의미했다. 하현우 보컬의 충격은 후에 많은 사람을 그들의 팬으로 만든 ‘나만 가수다’ 혹은 ‘음악대장’의 충격파와 흡사하거나 더 강력했다. ‘비트리올VITRIOL’과 ‘거울’에서는 끝을 모르는 샤우팅을 하다가도, ‘만드레이크MANDRAKE’에서는 귀에 속삭이듯 말을 걸어왔고, 다시 조곤조곤 읊조렸다. 이펙터를 활용한 전규호의 다양한 기타 연주는 신선했고, 신기했다. 사이키델릭이 더 정확한 표현이겠다. 그때껏 듣지 못했던 일렉기타의 선율에 두 귀는 매번 끌려다니기 일쑤였고, 그의 다채로운 연주는 뮤즈의 매튜 벨라미를 연상케 했다. 김기범의 베이스와 이정길의 드럼은 사운드의 중심에서 균형을 맞췄다. 라이브를 보고, 또 보고, 또 보다보면 학교에 도착했다. 당시엔 LTE 요금이 정액제였는데 동영상을 몇 시간씩 보다보니 일주일도 되지 않아 데이터를 다 쓰곤 했다.

▲ 국카스텐GUCKKASTEN /MUSIC BY THE GUCKKASTEN (2009. 2. LOEN ENTERTAINMENT)
그리고 ‘빵!’ 하고 터진 것이 2012년. 당시 인기 프로그램이었던 <나는 가수다> 무대에서 ‘한잔의 추억’으로 혼란을 안긴 국카스텐은 이후 ‘어서 말을 해’와 ‘나 혼자’ 등으로 팬들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리고 지금도 매 주 ‘대장님’ 가면을 쓴 채(?) 팬들을 만나고 있다. ‘음악대장’이 이전에는 무슨 음악을 해왔나 궁금하다면, 하현우의 보컬과 국카스텐의 진면목을 알고 싶다면 권하는 앨범이 이 앨범이다. 정규 1집 <GUCKKASTEN>.

그나저나 4월에 콘서트 보고 싶었는데…, 매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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