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사이트
대자연에서 즐기는 액티비티…타히티여야 가능한 일들
대자연에서 즐기는 액티비티…타히티여야 가능한 일들
  • 글 사진 이두용 차장
  • 승인 2016.04.10 09: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타하 TAHA'A Ⅱ

르 타하 아일랜드에서 바닷물 위에 떠 있는 방갈로에 머물렀다. 이 건물은 방바닥 한쪽이 투명한 유리로 되어 있었다. 그 아래로 바닷물이 보인다. 신기한 건 바다에 물이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바닥까지 또렷하게 보인다는 것. 방에 앉아서 저 아래 마치 허공을 떠다니는 듯한 물고기들을 지켜봤다. 그리고 필자도 물속으로 들어가서 바다 풍경을 생생하게 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그 욕심은 다음날 더 먼 바다에서 현실로 이뤄졌다.

▲ 타히티 관광청의 포에티가 선착장에 앉아 바다 풍경과 함께 그림 같은 사진을 연출해 주었다.

타히티의 보석 흑진주

배를 타고 타하 본 섬으로 들어왔다. 타하에 도착해서 작은 섬을 뜻하는 모투Motu에 세워진 바히네 아일랜드와 르 타하 아일랜드에만 머물다가 비교적 큰 섬에 오르니 물 위에 있다가 육지를 밟은 느낌이다. 안정감이 느껴진다.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에서 타하가 큰 섬에 속하는 건 아니지만 90㎢의 면적에 아래쪽 라이아테아 아일랜드와 290㎢에 달하는 라군을 공유하고 있어 다양한 환경과 생태계가 존재한다. 5,300명 정도의 주민이 살고 있어 완벽하진 않지만 타하 안에도 학교와 관공서, 다양한 편의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 가족이 운영하고 있는 샹퐁 진주농장에서 진주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 들었다.

타하에서 가이드를 하고 있는 테라이누이 투어Terainui tours의 차량을 타고 해안을 따라 달렸다. 바다와 육지의 높이가 거의 같아 신기하다. 이곳엔 높은 파도가 치지 않아 해안가에 집을 짓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집 앞에서도 바다에 발을 담글 수 있다니 그저 놀라웠다.

한참을 달려 도착한 곳은 샹퐁 진주농장Champon pearl farm. 가족이 운영한다는 이곳은 바다에서 직접 진주를 양식하고, 상품으로 가치 있는 진주는 캐 와서 가공해 판매까지 하고 있는 시설이었다. 사실 흑진주는 세계에서도 인정하는 타히티의 대표 보석으로 세계 흑진주 95%가 타히티에서 난다고 한다.

▲ 아름다운 빛을 내고 있는 진주들이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의 118개 섬처럼 느껴졌다.

매니저를 맡고 있는 주인장의 딸이 진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설명해줬다. 미국에서는 진주의 등급을 AAA와 AA, A 세 등급으로 나누는 데 이곳에선 A와 B, C 등급으로 나눈다고 한다. 각 등급은 진주의 퀄리티와 원형에 가까운 모양, 크기에 따라 달라진다고. 흑진주가 유명하지만, 색상은 개인의 취향이라 등급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고 한다. 사실 하나의 진주는 최고 다섯 번 조개에 넣어서 양식하는데 보통 한 번에 1년 6개월가량이 소요된다. 하지만 진주의 가치는 가공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이 농장에서 양식하고 있는 진주가 인근 바닷속에 10만 개도 넘게 있다고 했다. 순간 놀랐다.

진열대에 걸려 있는 목걸이와 팔찌, 귀걸이 등으로 가공된 영롱한 진주들이 남태평양에 늘어서 있는 118개의 섬처럼 느껴져 타히티의 대표 보석으로 불리는 이유를 짐작하게 했다.

▲ 목걸이와 반지, 팔찌 등으로 가공된 진주 액세서리들.

타하의 다른 이름 바닐라 섬

다음 코스는 바닐라 농장. 흑진주가 타히티를 대표하는 보석이라면 바닐라는 타하를 대표하는 농작물이다.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에서 생산되는 바닐라의 70~80%가 이 작은 타하에서 생산된다고 하니 대단하다. 전 세계 요리사들에게 최고의 재료로 알려져 있다고도 한다. 사실 타히티의 기념품으로도 손꼽히는 바닐라가 이곳에서 대량 생산되기 때문에 타하는 ‘바닐라 섬’이라는 이름도 가졌다.

농장에 도착하기도 전부터 은은한 바닐라 향이 코를 자극하는 듯했다. 차에서 내려 농장으로 걸어가는데 길가 나무마다 열대과일이 탐스럽게 매달려 있어 일행의 시선을 잡아끈다. 기후도 좋을뿐더러 바다와 육지에 먹을 것도 풍족하니 지상낙원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닐라 농장은 온실처럼 잘 꾸며져 있었다. 멕시코가 원산지인 바닐라는 고대 아스텍인들이 초콜릿 음료를 마실 때 향을 내기 위해 사용하면서 지금까지 전해진 향료라고 한다. 콜럼버스에 의해 유럽으로 전파됐다고.

▲ 샹퐁 진주농장은 어머니가 주인장이고 딸이 매니저, 남자들이 양식과 채취를 맡는다.

난초과의 덩굴식물인 바닐라가 가지마다 길게 꼬리를 내리며 익어가고 있었다. 모양은 여물기 전의 여우 팥 열매를 닮았다. 그런데 사방에 바닐라가 주렁주렁 달려 있었지만, 이상하게 향기가 나지 않았다. 알고 보니 바닐라는 열매를 따서 특수한 발효과정을 거쳐야 우리가 알고 있는 특유의 바닐라 향이 난다고 한다. 잔뜩 기대했는데 아쉽다. 이곳에 오면서 느껴진 바닐라 향은 오로지 기분 탓이었나 싶었다.

이대로 돌아가기는 아쉬워 바닐라 농장에서 운영하는 기념품 숍에 들렸다. 바닐라로 만들어진 다양한 상품들이 눈길을 끈다. 특히 바닐라로 만들었다는 술은 강하지 않으면서 향긋한 바닐라 향이 입안에 감돌아 독특한 풍미를 연출했다. 특별한 추억을 위해 몇 병 구입해 가방에 담았다.

▲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에서 생산되는 바닐라의 70~80%가 이 작은 타하에서 생산된다.

▲ 난초과의 덩굴식물인 바닐라가 가지마다 길게 꼬리를 내리며 익어가고 있었다.
푸른 바다에 몸을 담그다

태양이 머리 위에 멈춰 서자 기온이 금세 높아졌다. 잠시 물에 발이라도 담그고 쉬었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투어 가이드가 필자의 생각을 읽었을 리 만무한데 차가 선착장으로 향했다. 일행과 동행하며 일정 내내 가이드를 맡은 타히티 관광청의 포에티Poeiti Jouet가 미소 가득한 얼굴로 ‘스노클링 시간’이라며 배에 오르라고 안내한다. 말은 안 했지만 일행은 얼굴을 마주 보며 쾌재를 불렀다.

구름이 내려앉은 잔잔한 바다가 일행을 향해 손짓한다. 선착장을 벗어나 한참을 달려도 물은 첩첩산중의 계곡물처럼 맑다. 신기하다고 느꼈던 물빛이 신비로움으로 바뀌고 있었다. 지천이 푸른색으로 도배된 이곳이 과연 현실에 존재하는 곳이라니. 더욱이 필자가 이런 곳을 여행하고 있다는 게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 잠시라도 눈을 감으면 이 순간을 놓칠까 겁이 났다.

배가 멈춰 서고 일행에게 스노클링 장비가 하나씩 배정됐다. 장비를 받아든 일행은 분주하게 착용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마치 잠수를 준비하는 특수부대원 같아 그럴싸해 보였다. 가장 먼저 바다로 입수한 선장이 배 주위를 헤엄치다가 고무된 목소리로 일행을 불렀다.

▲ 바닐라로 만든 술은 강하지 않으면서 향긋한 바닐라 향이 독특한 풍미를 연출했다.

“대박!” 일행 중 누군가가 뱉은 그 말이 딱 맞았다. 정말 대박이었다. 영화에서나 봤음 직한 상어들이 눈앞에서 무수하게 헤엄치고 있었다. 크기는 작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죠스Jaws’였다. 이 녀석들은 레몬상어Negaprion brevirostris였다. 전체적으로 노란 기가 도는 회색빛 몸을 가져 그렇게 불린다. 사람을 공격하는 일이 거의 없다고 하니 안심해도 좋다고 했다. 최고 3m까지 자란다고 알려졌지만, 눈앞에 있는 녀석들은 1m 남짓 돼 보였다.

▲ 선장이 가오리 한 마리를 들어 웃는 얼굴을 보여줬다.

상어와 함께 Under The Sea

착용한 장비를 다시 한 번 확인하고 크게 호흡을 들이켠 뒤 물속으로 들어갔다. 물에 얼굴을 담그자마자 새들 버터플라이피쉬Saddled butterflyfish가 떼를 지어 달려든다. 아름답다. 떼를 지어 다니는 물고기들은 알록달록 화려한 무늬를 연출하며 눈앞에서 컴퓨터 그래픽처럼 묘한 장면을 만들어 냈다. 타히티의 바다에는 레몬상어와 새들 버터플라이피쉬 외에도 팰큘라 버터플라이, 레몬 상어, 프렌치 그런트, 네줄물퉁돔 등 화려한 모습을 자랑하는 다양한 어종이 살고 있다.

처음 보는 바닷속 풍광에 신기한 눈빛으로 사방을 두리번거리고 있는데, 저 멀리서 레몬상어 한 무리가 필자를 향해 헤엄쳐 왔다. 멈칫하고 겁이 난 것도 잠시, 필자의 옆을 애교 부리듯 서성이는 상어가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큼지막한 가오리 몇 마리도 상어와 어울리며 장난을 쳤다. 타히티 바다의 개구쟁이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영화에서나 봤음 직한 상어들이 눈앞에서 무수하게 헤엄치고 있었다.

깊지 않지만 감춰왔던 바다의 속내를 몰래 들여다보는 것 같아 계속 설렌다. 물의 바닥도 TV에서나 보았던 심해의 바닥과 닮아 있었다. 처음 물속에 들어와 본 초보가 이 정도에 놀랐으니 심해 잠수부들이 보는 바다는 어떨까. 지구상 대부분의 사람이 모르는 비밀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회가 된다면 가족을 데리고 타히티를 다시 찾아 필자가 봤던 바닷속 진풍경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었다.

헤엄쳐서 나아갈수록 미지의 풍경은 필자를 놀라게 했다. 바닷속에도 언덕이 있었고, 길이 있었으며, 물고기들의 소통을 통한 이야기들이 있는 것 같았다. 인류가 만든 인공지능 알파고가 사람과의 바둑대결에서 승리하는 시대가 됐지만 정작 우리가 지구의 70%를 차지하는 바다에 대해 알고 있는 건 극소수에 불과하다. 바다는 마치 지구 안에 있는 우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작 몇 미터 깊이의 바다 위를 부유하면서 생각은 많아졌다.

▲ 포에티가 바닷속 물고기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나와 우리만을 위한 바다

처음이란 말은 늘 설렌다. 유리알처럼 투명한 바다의 속내를 들여다본 처음도 꼭 그랬다. 물속에서 상어와 가오리의 재롱을 본 여운은 오래갈 것 같다. 장비를 챙겨 반납하고 몸의 물기를 닦고 나니 배가 작은 섬에 도착했다. 이제껏 다녔던 섬 중에 가장 작은 섬이었다. 타하엔 메인 섬 주변에 이렇게 작은 섬, 모투Motu가 곳곳에 있어 모투 피크닉에 최상의 장소다.

마하에아Mahaea라는 이름의 이 모투는 프라이빗한 쉼터로 더없이 좋은 곳이다. 변변한 시설의 방갈로나 레스토랑은 없었지만 잠시 머물러 오로지 나와 내 가족, 연인을 위한 바다에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 필자가 카메라의 셔터를 누를 때마다 포에티는 아름다운 피사체가 돼주었다.

새하얀 백사장과 에메랄드빛 바다가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그리고 그림 같은 해안에 파라솔과 테이블, 의자가 놓여 있다. 일상에 지쳐 도심을 떠나온 여행자는 살랑거리는 바다에 발을 담근 채 식사를 즐긴다. 사랑하는 사람과 포옹을 하고, 키스를 나누고, 물속에서 물장구를 치는 동안 이들이 의식할 사람은 없었다.

섬 안에 사람이 없다 보니 이곳 주인장의 아이가 모처럼 만에 방문한 여행객에게 장난을 친다. 미국에서 온 신혼부부가 아이의 장난을 받아줬다. 타히티 관광청의 포에티도 식사를 마치고 해안에서 휴식을 즐겼다. 그림 같은 풍경 속에서 휴식을 취하는 그들은 잘 그린 그림에 화룡점정 역할을 해줬다. 필자가 카메라의 셔터를 누를 때마다 그들의 몸짓과 표정이 아름다운 피사체가 돼주었다. 오롯한 쉼에서 나올 수 있는 표정과 행동이다.

▲ 타하의 필수 액티비티 중 하나인 모투 피크닉 중 만난 미국인 신혼부부.

잠시 머물렀지만, 방문객에게 눈높이를 맞춘 프라이빗 아일랜드의 휴식은 인상 깊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곳 주변에도 이런 곳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르 타하 아일랜드로 돌아오니 태양이 서쪽 바다에 걸린다. 충신들이 임금을 보필하듯 넘어가는 태양을 에워싸며 구름이 형형색색의 풍경을 만들어낸다. 몇 번을 본 하늘인데 아름다움에 넋을 잃고 쳐다봤다. 익숙해질 리 없는 절경이다.

▲ 타하는 일몰이 시작되면 사방이 천국으로 물든다.

*취재협조 타히티관광청(www.tahiti-tourisme.org), 프랑스관광청(kr.france.fr), 에어타히티누이(www.airtahitinui.com), South Pacific Tours 한국오피스 (02-566-3630)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