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는 봄꽃 삼총사
알고 보는 봄꽃 삼총사
  • 이두용 차장
  • 승인 2016.04.07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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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전령사 개나리·진달래·벚꽃…절정을 즐기기 위한 기본 지식

 ▲ 섬진강 쌍계사 십리 벚꽃길에 벚꽃이 만개했다.

몰랐지? 봄꽃 개화 순서
봄꽃 하면 뭐니뭐니해도 개나리와 진달래, 벚꽃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의외로 이 꽃들보다 성급한 봄맞이꽃이 많다. 해마다 기후의 변화 때문에 개화 시기는 조금씩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봄꽃이 개화하는 순서는 정해져 있으니 알고 나면 놀라운 봄꽃 출생의 비밀을 들여다보자.

국내에서 가장 먼저 봄 소식을 전하는 꽃은 동백꽃이다. 워낙 성급한 탓에 눈속에서도 피어나기도 하니 첫째로 손색없다. 그 뒤를 이어 버들강아지가 핀다. 잔털 달린 꽃대에 타원형 꼬리털처럼 뭉쳐서 꽃이 달리는데 암꽃과 수꽃이 다른 나무에 핀다. 꽃은 작지만 앙증맞고 예쁘다. 그 뒤로 노란 산수유와 생강나무꽃, 매화꽃, 목련이 피어난다. 목련에도 백목련, 자목련, 별목련 등 꽃 색깔과 모양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있다.

목련이 큼지막한 꽃을 터트리면 봄의 축제가 시작되면서 전국을 봄으로 물들이는 개나리와 진달래, 벚꽃이 순서대로 피어나는데 이즈음에 명자나무도 꽃을 피운다. 진달래와 똑 닮은 철쭉은 진달래가 질 무렵 피기 시작해서 바통을 이어받아서 전국의 산하를 물들인다.

▲ 하얀 드레스를 입은 듯한 목련.

병아리 짹짹~~ 개나리
봄꽃의 시작이 아무리 동백꽃이라고 해도 전국 방방곡곡에 봄을 알리는 전령사는 개나리다. 학교 담장을 따라 노랗게 피어 있는 개나리는 알을 깨고 갓 나온 병아리를 떠올리게 해 반갑다. 개나리는 올해 3월 15일 제주도에서 시작해 전국을 노랗게 물들였다.

개나리에는 재밌는 설화가 있다. 먼 옛날 어느 부잣집에 스님이 시주를 청하러 갔더니 부자는 “우리 집엔 개똥도 없소.”라고 하면서 박대를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웃의 가난한 사람은 스님에게 정성껏 시주했다. 그러자 스님이 짚으로 멱둥구미(짚으로 둥글게 만든 곡식을 담는 소쿠리 같은 그릇) 하나를 만들어 주고는 사라졌다. 그런데 그 속에서 쌀이 계속 쏟아져 나와 가난한 사람은 금방 부자가 되었다고 한다,

이웃 부자가 이 사실을 알고 배가 아파서 이듬해 그 스님이 또 시주를 청하러 왔을 때 이번에는 쌀을 시주했다고 한다. 스님이 역시 멱둥구미 하나를 만들어 주고 사라졌는데 열어보았더니 쌀 대신 개똥이 가득 들어 있었다고. 주인이 놀라 그것을 울타리 밑에다 묻어두었는데 거기서 개나리꽃이 피게 되었다고 한다.

개나리는 술로도 담가 마시기도 하고 약으로도 쓰인다. 한방에서 쓰는 연교가 바로 이 개나리 열매를 말린 것인데, 한열(寒熱)·발열·화농성질환·림프선염·소변불리·종기·신장염·습진 등에 처방한다.

▲ 개나리는 노란 병아리 떼를 떠올린다.

영변의 약산 진달래꽃
진달래하면 김소월의 진달래꽃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을 버리고 떠나는 길에 만개한 진달래꽃을 꺾어 뿌려주겠다는 화자. 보내기 싫은 사람이지만 고이 보내겠다는 마음이 담겨 있어 애처롭다.

산마다 능선을 타고 진달래의 진분홍 불꽃이 타오르면 팔도강산은 상춘객으로 홍역을 앓는다. 산을 뒤덮는 진달래 풍광이 아름다워 축제도 많다. 천주산, 원미산, 가현산, 영취산, 비슬산, 대금산에 진달래 축제가 열리며 수도권에선 강화 고려산 진달래 축제가 가장 유명하다.

진달래는 해발고도 50~2,000m 높이의 산야에서 무리지어 자라기 때문에 봄이면 지천이다. 꽃은 4월에 잎보다 먼저 피고 가지 끝 부분의 곁눈에서 1개씩 나오지만 2∼5개가 모여 달리기도 한다. 진달래와 철쭉은 모양이 많이 닮았지만, 진달래는 꽃이 먼저 피고 꽃이 지고 난 후에 잎이 돋아나지만 철쭉은 잎이 먼저 나오고 꽃이 피거나, 꽃과 잎이 같이 돋아난다.

진달래는 개나리보다 식용 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실제 꽃요리를 할 수 있는 진달래는 비타민과 아미노산, 미네랄 등 겨울철 부족했던 영양분을 공급하는 동시에 화려한 색과 은은한 향기는 식욕까지 자극해 입맛을 돋운다. 철쭉은 모양은 닮았지만, 독성물질이 있어 절대 먹어서는 안 된다. 올해 진달래는 개나리보다 하루 늦은 3월 16일 제주도에서 개화를 시작했다.

▲ 진달래는 봄날 산에서 축제를 벌이는 꽃이다.

봄바람과 흩날리는 벚꽃
진달래는 산을 중심으로 만개하지만, 벚꽃은 산하를 가리지 않고 전국을 물들인다. 덕분에 매년 4월이 되면 봄바람에 날리는 연분홍 꽃비를 맞으러 전국 벚꽃 명소가 인산인해를 이룬다. 나무줄기와 가지에 빽빽하게 붙은 벚꽃은 나무젓가락에 가득 뭉친 솜사탕을 닮았다. 벚꽃이 만개한 나무는 겨울철 어렵게 오른 설산에서 만나는 상고대의 느낌을 만끽하게 해준다. 날씨마저 따뜻하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봄이 되면 전국 곳곳에 피어나는 벚꽃, 과연 어디서 왔을까? 흔히 벚꽃이 일본의 국화(國花)라고 알려져 있지만, 법으로 정해진 일본 국화는 없다. 또한, 일본 황실을 상징하는 꽃은 국화(菊花)고, 일본 내각을 상징하는 문양은 오동나무다. 하지만 자위대나 경찰의 계급장이나 휘장에 벚꽃이 사용되는 등 사실상 일본에서 국화 취급을 받고 있다다.

하지만 벚꽃은 사실 원산지도 일본이 아니다. 1933년 일본 식물학자 코이즈미 켄이치는 일본 벚꽃의 원산지가 한국의 제주도라 주장했고, 그 이후에도 많은 일본 학자들이 그 사실을 언급했다고 한다.

벚꽃 명소도 많은데 대표적으로 화개~쌍계사 ‘십리벚꽃길’과 전주~군산 ‘전군가도’, 진해, 사천, 경주, 공주 마곡사, 부산 달맞이고개, 서울 남산과 윤중로 등을 손에 꼽는다. 하지만 벚꽃이 만개한 시기엔 어디를 가도 지천이라 어지간한 공원만 찾아도 명소에 버금가는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올해 벚꽃은 3월 23일 제주도에서 시작해 벚꽃 축제의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 벚꽃은 산하를 가리지 않고 전국을 물들인다.

 ▲ 하얀 벚꽃이 하늘을 가득 수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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