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기다렸지 말입니다!
봄을 기다렸지 말입니다!
  • 이두용 차장
  • 승인 2016.04.05 16: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봄철 야생화 산행지 7선…수리산·천마산·곰배령·함백산 등

나뭇가지 꽃망울에 물이 차오르고 전국은 봄 축제 준비에 열을 올린다. 이미 남쪽지방에선 요란한 꽃 잔치가 시작됐다. 벚·꽃·만·개! 시시각각 터지는 연분홍 팝콘이 거리를 수놓으면 그 사이로 부둥켜안고 손을 맞잡은 연인들이 물결처럼 흘러간다. 한반도를 꽃으로 물들이는 계절. 팔도강산을 잇는 능선에도 봄은 꽃을 피운다. 신이 가꾼 화원, 비밀스러운 야생화 군락이 산꾼을 유혹한다. 이 봄, 놓치지 말아야 할 야생화 산행지 7곳을 소개한다.

수리산(489m)
경기도 안양시와 군포시 경계에 있는 산으로 견불산(見佛山)이라고도 부른다. 수리산은 봄철 진달래로 유명하다. 하지만 도시에서는 보기 어려운 야생화 군락지가 곳곳에 숨어 있어, 일부 산꾼들에겐 봄날 비밀의 화원으로 통한다. 산괴불주머니, 현호색, 천남성, 피나물 등의 야생화는 물론 강원도 일대에서만 볼 수 있는 봄의 전령 ‘변산바람꽃’이 자생하고 있어 생태적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천마산(812m)
경기도 남양주의 화도읍과 진접읍 경계에 있는 산이다. 북서쪽의 철마산(711m)과 함께 광주산맥에 속한다. 산세가 험하고 복잡하다 하여 예로부터 소박맞은 산이라고 불렀다. 주봉을 중심으로 북동쪽은 비교적 경사가 심하고, 서쪽은 완만하다. 천마산에는 복수초를 비롯해 청노루귀, 흰노루귀, 분홍노루귀, 꿩의바람꽃 등 아름다운 야생화가 곳곳에 피어 누군가가 잘 가꾼 화단을 돌아보는 것 같은 기분에서 산행할 수 있다.

곰배령(1164m)
강원도 인제의 점봉산(1424m) 정상에서 남쪽으로 향하는 내리막 능선에 위치한 곰배령은 국내에서 천상의 화원으로 불리는 곳 중 하나다. 봄에서 초여름까지 곰배령을 찾으면 말 그대로 야생화가 지천이다. 점봉산은 유네스코 지정 보호구역으로 입산이 금지되어 있지만, 강선계곡부터 곰배령까지 이어지는 약 5km가 생태 탐방 구간으로 조성돼 있어 괴불주머니, 물참대, 개별꽃, 줄딸기, 홀아비바람꽃, 금강애기나리 등 많은 야생화를 만날 수 있다. 방문 전에 정보를 확인하고 가는 것은 필수다.

금대봉(1418m)
강원도 태백과 정선, 삼척에 걸쳐 있는 산이다. 한강과 낙동강의 발원지인 검룡소와 용소, 제당굼샘을 안고 있는 의미 깊은 산으로 금대라는 말은 원래 검대, 즉 신이 사는 곳이라는 뜻이었다. 실제로도 금이 많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기도 하다. 금대봉은 태백시가 자랑하는 식물의 보고로 18과 480여 종의 다양한 식물이 자생한다. 매년 종류를 헤아리기도 어려운 수많은 꽃이 능선과 계곡을 정원으로 만들어 산꾼과 꽃 사진가들에게 명소로 손꼽힌다. 자생하는 야생화의 개화 시기를 확인하고 가면 원하는 꽃을 볼 수 있다.

계방산(1577m)
강원도 평창과 홍천의 내면에 걸쳐 있는 산이다. 남한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산으로 산세는 설악산 대청봉을 닮았다. 자연환경이 잘 보존돼 있어 계방산 일대가 생태계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다. 2002년도에 산림청에서 선정한 100대 명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계방산은 방아다리약수가 유명한데, 몸에 좋은 화학성분이 많아 위장병·피부병 등에 특효라고 알려져 많은 사람이 찾는다. 이와 함께 계방산은 각종 약초와 야생화, 주목 군락지로 유명해 ‘심마니들의 산’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선자령(1157m)
강원도 평창의 대관령면과 강릉시 성산면 경계에 있는 산이다. 대관령(832m) 북쪽에 위치한 봉우리로 백두대간 주능선에 우뚝 솟아 있다. 선자령은 해발고도가 높지만, 들머리인 구 대관령휴게소가 해발 840m에 있고, 정상까지 6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데다, 등산로가 대체로 평탄해 전문 산꾼에서부터 일반인까지 많은 사람이 찾는다. 선자령은 겨울 풍광이 아름다워 눈꽃 산행지로 유명하지만, 봄철 너른 벌판에 가득 피어 있는 야생화도 장관이다. 개별꽃과 산괭이눈, 할미꽃, 홀아비바람꽃, 꿩의바람꽃, 만주바람꽃, 회리바람꽃, 얼레지 등 걸음마다 따라붙는 야생화 덕분에 산행의 즐거움이 두 배가 된다.

함백산(1572m)
강원도 정선의 고한읍과 태백 소도동의 경계에 있는 산이다. 태백산맥의 줄기인 중앙산맥에 속하는 산으로 동서남북이 대덕산과 백운산, 매봉산, 장산, 태백산 등으로 둘러싸여 있다. 차량으로 오를 수 있는 국내에서 가장 높은 고개 만항재(1330m) 덕분에 산행이 쉬운데다 인적이 적어 한적하게 산행할 수 있다. 특히 이곳은 4만1000㎡ 규모의 야생화 자연군락지가 조성돼 있어 천상의 화원이라는 이름에 걸 맞는다. 200여 종에 이르는 다양한 식물종이 형성돼 생태적 보존가치도 높다. 매년 8월엔 함백산 야생화축제를 열만큼 야생화가 특화된 것도 이곳의 장점. 2013년부터는 청사 내 9900여㎡ 부지에 아늑한 소규모 야생화공원과 230여㎡의 야생화 육묘장을 조성했다. 편하게 야생화를 관람하고 싶다면 청사를 찾아도 좋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