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와인?…최고의 디저트 와인
달콤한 와인?…최고의 디저트 와인
  • 글 진정훈 소믈리에|사진제공 금양인터내셔널
  • 승인 2016.03.3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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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WINE

음식이나 와인에 단맛이 들어가 있다고 하면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미리 말하지 않으면 대부분 단맛을 느끼지 못한 채 음식 자체를 즐기게 된다. 단맛은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기도 하지만 음식과 와인 본연의 맛을 가리기도 한다. 양날의 검처럼.

▲ 샤또디껨Chateau d'Yquem 프랑스 보르도 쏘떼른 지역에서 생산하는 최고의 와인. 전세계 미식가들이 푸아그라나 푸른 곰팡이 치즈와 언제든 함께할 정도로 인정받는 와인이다.
단맛의 유무를 가지고 좋은 음식인지 나쁜 음식인지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건 적절하지 않다. 미식의 기준에서 보면, 단맛도 엄연히 맛의 카테고리 중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서양에서는 단맛을 주로 디저트로 이용한다. 단맛 다음에 맛보는 맛은 상대적으로 맛없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는 김치찌개를 파는 식당이 많다. 그 중에서는 단맛이 나는 김치찌개 집도 있다. 우리나라 김치찌개의 원재료가 무엇인지 몰라도 (아마 옛날에는 설탕이 없었거나 너무 귀했으니 사용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단맛이 들어갔다고 해서 나쁜 김치찌개라고 말 할 순 없다. 이왕 단맛을 사용한다면, 그 재료의 질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어느 정도의 스펙트럼을 가진 단맛이 나는가에 대해서 말이다. 단맛이 나서 맛있는 게 아니고, 단맛 중에서도 맛있는 단맛을 느끼는 게 미식이다.

와인도 마찬가지다. 달다고 해서 무조건 맛있는 와인은 아니다. 달콤한 와인은 스위트 와인 계열에 속하고, 그 중에서 맛의 서열이 정해진다. 단맛의 스펙트럼이 얼마나 넓고 균형 잡혀 있는지가 기준이다. 단맛의 균형은 그에 알맞은 맛있는 신맛도 중요하다.

▲ 아이스와인으로 유명한 이니스킬린 회사의 겨울철 포도 모습.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스위트 와인 중 하나를 프랑스 보르도 쏘떼른 지역에서 만든다. 메주를 띄울 때 이용하는 유익한 곰팡이 균은 맛있는 와인을 만드는 데도 쓰인다. 포도송이를 늦게 수확해서 생기는 곰팡이를 이용해 포도의 수분을 적당히 없애는 것이다. 매우 자연적인 방법을 이용하다보니 수확량도 적고 일거리가 많아 와인의 가격은 수 백 만 원에 이르기도 한다. 포도의 당분이 평소보다 높은 경우에는 일부러 알코올 발효를 끝까지 진행하지 않고 스위트 와인을 만들기도 한다. 알코올은 낮추고 와인 속 당분만 남겨두는 것이다. 이런 경우 곰팡이를 이용하는 것보다 단맛의 퀄리티가 떨어진다. 물론 가격도 상대적으로 낮다. 양쪽 모두 단맛이 들어있지만, 단맛 때문에 가격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단맛의 퀄리티가 중요하다.

▲ 프랑스 보르도 쏘떼른 지역에서는 곰팡이균을 이용하여 스위트 와인을 만든다. 유익한 곰팡이균이 수분을 흡수하면 상대적으로 당도가 올라가는 원리이다.

▲ 유익한 곰팡이. 이름은 보트리티스 시네리아. 다른 잡균이 함께 자라지 못하도록 상상이상의 큰 노력이 필요하다.

스위트 와인 중에는 곰팡이를 이용해 포도의 당도를 높여 만드는 귀부 와인, 상대적으로 늦게 수확하여 포도 과실의 당도를 많이 축적해 만드는 레이트 하비스트 와인, 겨울철 얼음이 포도 송이에 생길 때까지 기다렸다가 수확하여 만드는 아이스 와인 등이 있다. 자연을 이용하여 만든 스위트 와인이지만, 어느 방법이 최고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퀄리티 높은 단맛의 와인들이다.

스위트 와인이라고 무시하거나, 무조건 받아들일 게 아니라 이제는 질 좋은 단맛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이런 환경은 국내에도 만들어져 있다. 질 좋은 단맛을 가진 와인과 신선한 감귤 향이 나는 맛있는 케이크와 함께 한다면, 입 안에서는 두 가지의 맛과 향이 섞이게 되고 우리는 미식을 즐기게 될 것이다.

▲ 스위트 화이트 와인의 테이스팅 세팅 모습. 잔 내부에 와인이 흘러내리는 모습을 와인의 눈물이라고 하는데, 단맛의 성분 때문에 드라이 와인보다 점성이 높아 꽤 많은 와인의 눈물을 볼 수 있다.

▲ 아이스와인의 포도 수확 풍경. 포도가 가지고 있는 수분이 얼음이 되는데 이 얼음을 제거하면 포도의 수분을 제거하는 것과 같아진다. 상대적으로 포도알 속의 수분 대비 당도가 크게 올라가는 원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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