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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사랑…연극 <올모스트메인>
모두가, 사랑…연극 <올모스트메인>
  • 이지혜 기자|사진제공 스토리피
  • 승인 2016.03.31 14: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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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PLAY

#1.작은 벤치의 끝과 끝에 앉은 남녀. 생소한 연극이 시작되었음을 강렬히 알리는 프롤로그.
#2.올모스트에 갓 도착한 여자가 생판 남의 집 앞에 텐트를 쳤다. 부서진 심장이라는 낯선 소재가 새롭다.
#3.남자의 몸에 새겨진 문신의 의미는? 힘들다고 말하면 맥주가 공짜인 바는 현실에선 없는 건가.
#4.다리미판으로 머리를 두드려 맞아도 아픔을 느끼지 않는 남자에게 사랑은 올 수 있을까?
#5.이토록 귀여운 커플을 봤나. 누구나 한 번쯤 해 봤을 주고받은 사랑의 질량에 관한 솔직한 이야기.
#6.누가 더 비참한 하루를 보냈는지를 두고 대결하는 두 친구. 사랑은 역시 순식간에 다리가 풀리는 것이다.
#7.힘든 시간을 보내는 부부를 위한 에피소드. 시간이 허락하는 한, 서로의 처음을 기억하자.
#8.두려움과 기다림, 빠름과 느림, 타이밍과 사랑, 기쁨과 아픔에 대한 예측할 수 없는 접근.
#9.누가 봐도 하트인 그림이, 한 사람에게는 유독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 발칙한 사랑에 빠진 두 친구.

아홉 개의 사랑이 아홉 개의 오로라를 만든다. 2002년 미국 배우 존 카리아니 원작인 이 연극은 2006년 미국에서 초연된 이후, 10년 가까이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다. 미국 북쪽 메인 주의 외딴 마을 올모스트에 오로라가 뜨던 한겨울 금요일 밤 9시, 아홉 쌍의 남녀가 겪는 다양한 사랑의 모습을 그렸다.

간혹 두 시간의 연극이 지루할 때가 있다. 더 솔직해지자면, 두 시간을 끌고 갈 만큼 흡입력 있는 연극이 많지는 않다. 하지만 <올모스트메인>은 다르다. 짧지만 강한 이야기의 힘은 극을 시간의 흐름과 멀어지게 한다. 마치 사랑처럼.

자칫 복잡해질 수 있는 구성이지만 굳이 하나의 주제를 관통하진 않는다. 오로라라는 매개체만이 존재할 뿐, 제각기 다른 사랑의 단상을 담백하고 진솔하게 보여준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연극처럼 마냥 ‘사랑의 찬양’을 노래하지도 않는다. 큰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사랑의 풍경을 그리도록 놔둔다.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적당하고 깔끔한 연극. 그래서 참 만나기 어려운 연극을 만났다. 올모스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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