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바꾸는 맨몸 피트니스
삶을 바꾸는 맨몸 피트니스
  • 글 박지인|사진 어중배 기자
  • 승인 2016.03.28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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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X크루 × BMHP

어제보다 더 멋진 나로 다시 태어나기 위한 고강도 트레이닝. 남산공원에서 도전한 크로스핏은 터지는 불꽃처럼 뜨겁고 강렬했다. 터미네이터를 닮은 외국인 코치와 함께했다.

역시 살이 찌는 계절은 가을보다 겨울이다. 쉬는 날이면 추운 날씨를 핑계로 구겨진 이불마냥 침대에 널브러진 채 시간을 보냈다. 물론 아무것도 하지 않은 건 아니다. 많이 자고 많이 먹었다. 겨우내 이어진 나태한 시간은 몸에 변화를 가져왔다. 뱃살이 바지 벨트 너머로 고개를 내밀었고 관절은 녹이 슨 것처럼 뻐근하다. 걸을 때도 전보다 훨씬 묵직한 느낌이 든다.

이런 상태로 봄을 맞이할 수는 없다. 다이어트가 필요하다. 힘들더라도 효과가 빠를수록 좋다. 배우기 쉽고 돈이 들지 않으면 더할 나위 없다. 그래서 야외에서 맨몸으로 하는 크로스핏에 난생처음 도전하기로 했다.
이번에 참가한 아웃도어크루의 커리큘럼은 다국적 맨몸 피트니스 커뮤니티인 BMHPBe More Human Project와 함께하는 야외 크로스핏 프로그램이다. 참가비는 무료이고, 매주 토요일 오전에 한 시간씩 진행된다. 동시 진행되는 서울 및 부산 5개 지역 중 나는 가장 가까운 남산공원으로 향했다.

40명쯤 되는 여러 국적의 남녀가 남산공원에 모였다. 머리카락 색도, 생김새도, 체격도 모두 제각각이다. 약간 긴장은 됐지만 위화감은 들지 않았다. 자연스럽고 친근한 분위기였다. 잠시 후, 다부진 체격에 레이저가 나올 법한 세련된 선글라스를 낀 코디 헌터 코치가 인사말을 전했다. 이어서 진행을 도와줄 코치 세 명을 소개하고, 처음 온 참가자들에게는 ‘Be More Human Project’라고 쓰인 흰색 팔찌를 나눠주었다.

가벼운 웜업Warm up부터 시작했다. 크로스핏은 단시간에 최대 효과를 내는 고강도 운동이므로 몸을 제대로 풀어주지 않으면 부상 위험이 있다. 약 10여 분간의 웜업, 심장이 가슴을 울릴 정도로 두근거렸다. 코치진이 WODWorkout Of the Day를 설명하며 시범을 보였다. 크로스핏에서 WOD란 그날 해야 할 운동 목표량을 의미한다. WOD에 포함된 운동 프로그램을 정해진 시간 동안 최대한 빨리, 그리고 많이 해내는 것이 목표다. 코디 헌터 코치는 남산공원 안에 총 세 곳을 스테이션으로 정하고, 스테이션마다 운동 목표를 설정했다. 참가자가 스테이션에서 운동 할당량을 채우고 나면 다음 거점까지 뛰어서 이동한다. 제한시간은 딱 30분.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고 팔다리가 후들거린다. 잠시 멈춰서 허리를 숙이자 허벅지와 팔에서 팽팽한 당김이 전해져 온다. 기분 좋은 힘듦이다. 몸 전체에서 크고 작은 폭발이 일어나는 것 같다. 각 스테이션에 배치된 코치들은 참가자들이 목표를 정확히 수행하는지 체크하며 우렁찬 목소리로 기합을 넣어준다. 힘들어 죽겠는데도, 빨리 다음 스테이션으로 넘어가고 싶어진다. 왠지 나머지 공부를 하고 있는 것 같아서 옆 참가자에게도 지기 싫다. 뜨거워진 심장이 더욱 치열하게, 경쟁을 부추기고 있었다.

모든 것을 새하얗게 불태우는 데는 30분이면 충분했다. 가장 우수한 성적을 기록한 남녀 참가자에게는 코치진이 소정의 상품을 선물했다. 모든 일정이 끝난 뒤 간단한 뒤풀이가 있었지만 참석하지 않았다. 격동적인 한 시간이었다. 건들면 픽, 하고 쓰러질 것 같은 걸음으로 겨우 집에 도착했다. 파김치 같은 모양새로 침대에 쓰러졌다. 온몸이 쑤신다. 한편으로는 굉장히 느슨했던 무언가가 타이트하게 묶인 듯한 느낌이 들었다. 치열한 삶 때문에 잊고 지내던 열정과 의지. 단 한 시간의 크로스핏으로 몸과 마음이 한 단계 단단해졌다. 어제보다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대가가 일주일에 한 시간 정도라면, 기꺼이 투자할 만하지 않은가.

아웃도어X크루
www.outdoorxcre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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