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덥고 습한 데다 걸핏하면 스콜이 쏟아지는 나라. 게다가 어마무시한 벌금 체계로 악명까지 높다면? 다음 휴가지로 망설여지는 이곳의 정체는 사실 해마다 1000만의 관광객이 찾는 파인 시티Fine City, 싱가포르라는 게 반전. 까칠한 껍데기 아래 맛깔 나는 속살을 감춘 싱가포르는 동남아 특유의 이국적인 분위기에 대도시의 세련됨과 편리함이 공존하는 이상적인 여행지다. 다양한 문화가 얽혀 만드는 다이내믹함도 꿀잼 포인트. 이 멋진 섬나라의 ‘반전 매력’을 고스란히 만끽하는 방법 두 가지. 눈으로 즐기거나, 뱃속 가득 담거나.

혀끝으로 맛보는 싱가포르 10

▲ 칠리 크랩Chilli Crab은 매콤달콤한 양념에 게를 볶아낸 것. 통통한 게살을 발라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스트 코스트 시푸드 센터에 유명한 레스토랑이 몰려있다.

▲ 하이난식 치킨 라이스Hainanese Chicken Rice는 닭고기 육수로 지은 밥 위에 찐 닭고기를 얹고 얇게 채 썬 오이, 칠리, 생강 페이스트를 곁들여 낸 음식. 부드러운 닭고기는 칠리소스나 달콤한 다크 소스를 찍어 먹는다. 매년 요리 컨테스트가 개최될 정도로 싱가포르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

▲ 대표적인 페라나칸 요리 락사Laksa. 매콤한 커리와 달콤한 코코넛 밀크로 만든 국물에 쌀국수, 새우, 어육 완자, 꼬막, 숙주나물 등을 넣어 만든 국수다. 코코넛 풍미의 수프가 절묘한 맛을 낸다.

▲ 차이 토우 쿠에Chai Tow Kueh, 캐럿 케이크로 더 자주 불린다. 깍둑썰기한 하얀 무에 쌀가루를 묻혀 찐 다음 오믈렛처럼 달걀에 튀긴 요리로 물컹한 식감이 특이하다. 어느 호커 센터에서나 볼 수 있을 만큼 대중적인 요리. 화이트 캐럿 케이크와 달콤한 간장소스를 더한 블랙 캐럿 케이크 두 종류가 있다.

▲ 나시 레막Nasi Lemak의 뜻은 ‘크림 속 쌀밥’. 코코넛 밀크에 쌀을 넣고 밥을 지은 다음 향긋한 판단Pandan잎을 곁들여 풍미를 더한다. 여기에 말레이식 멸치볶음, 견과류, 오이가 찬으로 나온다. 닭튀김이 나오는 경우도 흔하다. 매콤달콤한 삼발소스를 적당히 뿌려 먹으면 감칠맛이 배가된다.

▲ 싱가포르인들이 좋아하는 아침 식사, 카야 토스트Kaya Toast. 바삭하게 구운 식빵에 카야잼과 버터를 발라 먹는다. 카야 토스트, 반숙 달걀, 연유가 들어가 진하고 달달한 싱가포르 스타일 커피인 코피Kopi가 한 세트다.

▲ 매콤한 인도 커리 안에 커다란 피시 헤드를 넣은 피시 헤드 커리Fish Head Curry. 칼칼한 국물 맛이 중독성 있다. 신맛 나는 타마린드 향으로 풍미를 내는 것이 포인트.

▲ 허브와 향신료를 넣고 돼지갈비를 푹 삶아낸 중국식 갈비탕 바쿠테Bak Kut Teh. 싱가포르에서는 보양식으로 통한다. 돼지갈비는 고추와 마늘을 넣은 간장에 찍어 먹고 국물은 밀가루를 튀겨서 만든 도우 프리터Dough Fritter에 적셔 먹는다.

▲ 물에 건새우와 새우 대가리, 후추, 마늘을 넣고 끓여 육수를 낸 다음 에그 누들, 왕새우, 숙주를 넣은 국수 요리, 프론 미Prawn Mee. 은은한 단맛이 느껴지는 시원한 국물이 한국인의 입에도 잘 맞는다.

▲ 쫄깃하면서 달콤한 볶음 국수 요리 차 퀘이 티아우Char Kway Teow. 납작한 쌀국수에 간장, 새우 페이스트, 달걀, 꼬막, 새우, 숙주, 부추 등을 넣고 센 불에 볶아낸다.

#추천 음식점

점보 시푸드 레스토랑 JUMBO Seafood Restaurant

우리나라에 가장 많이 알려진 싱가포르 칠리 크랩 전문점. 이스트 코스트 시푸드 센터 내에 있는 지점이 1987년부터 명맥을 이어온 점보의 본점이다. 시내에 리버사이드, 리버워크 지점 등이 있지만 이스트 코스트 지점에서 가장 여유롭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맛의 비법인 칠리 크랩 소스는 따로 구매할 수도 있으니 참고할 것.
#01-07/08 Blk 1206 East Coast Parkway East Coast Seafood Centre, 싱가포르 449883

328 카통 락사 328 Katong Laksa

락사는 싱가포르 전역에 흩어져 있는 호커 센터에서 쉽게 접할 수 있지만 전통적으로 페라나칸 문화가 자라난 카통 지역이 특히 유명하다. 카통 락사는 젓가락을 쓰지 않고 수프용 숟가락으로 떠먹을 수 있도록 국수를 잘라놓은 것이 특징. 이스트 코스트 로드를 따라 늘어선 락사 전문점들이 서로 원조를 다투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328 카통 락사가 손에 꼽힌다.
51/53 E Coast Rd, 싱가포르 428770

송 파 바쿠테 Song Fa Bak Kut Teh

바쿠테는 과거 말레이시아에 정착한 중국인들이 저렴한 돼지고기를 이용해 만든 보양식으로 싱가포르에서도 오랫동안 사랑받아 왔다. 송 파 바쿠테는 국물을 낼 때 마늘, 팔각, 회향 씨, 정향 등 각종 허브와 양념을 넣고 푹 끓여 담백하면서도 진한 맛을 낸다.
11 New Bridge Rd. #01-01, 싱가포르 059383

킴추스 키친 Kim Choo’s Kitchen

카통 지역에 스며들어 있는 페라나칸 문화를 대표하는 곳. 베스트셀러인 논야 라이스 덤플링은 차지고 달짝지근하게 뭉친 쌀밥 안에 돼지고기, 닭고기, 채소 등 다양한 소를 넣은 주먹밥이다. 2층에 위치한 킴추스 부티크 갤러리는 싱가포르에서 가장 방대한 페라나칸 식기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다.
109 E Coast Rd, 싱가포르 428800

맥스웰 푸드 센터 Maxwell Food Centre

차이나타운 중심부에 자리한 싱가포르에서 가장 오래된 푸드 센터. 입구에 ‘싱가포르에서 먹어야 할 음식 10’ 리스트를 두어 호커 센터에서 맛봐야 할 싱가포르의 소울푸드가 무엇인지 친절하게 알려준다. 맥스웰 푸드 센터의 명물은 티안 티안 치킨 라이스Tian Tian Chicken Rice. 싱가포르인 사이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곳으로, 늘 길게 줄 서 있다.
1 Kadayanallur St, 싱가포르 069184

뉴턴 푸드 센터 Newton Food Centre

오차드 로드 근처에서 아침 혹은 늦은 밤 간단한 식사를 즐기기 좋은 곳. 너른 녹지로 둘러싸인 뉴턴 푸드 센터는 한적하고 깨끗해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다. 칠리 크랩, 페퍼 크랩을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27번, 31번과 프론 미가 맛있는 60번 가게 앞은 늘 긴 줄로 붐빈다. 오전에는 대개 절반 정도만 오픈한다.
500 Clemenceau Ave, 싱가포르 2294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