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스러움 : 깨어난 추억…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O.S.T.
촌스러움 : 깨어난 추억…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O.S.T.
  • 오대진 기자|사진 김해진 기자
  • 승인 2016.02.22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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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ALBUM

MAIN TITLE AND THE ATTACK ON THE JAKKU VILLAGE / THE SCAVENGER
/ I CAN FLY ANYTHING / REY MEETS BB-8 / FLLOW ME / REY'S THEME / THE FALCON / THAT GIRL WITH THE STAFF / THE RATHTARS! / FINN'S CONFESSION / MAZ'S COUNSEL / THE STARKILLER / KYLO REN ARRIVES AT THE BATTLE / THE ABDUCTION / HAN AND LEIA / MARCH OF THE RESISTANCE / SNOKE / ON THE INSIDE / TORN APART / THE WAYS OF THE FORCE / SCHERZO FOR X-WINGS / FAREWELL AND THE TRIP / THE JEDI STEPS AND FINALE

스타워즈: 깨어난포스STAR WARS: THE FORCE AWAKENS O.S.T.
MUSIC BY JOHN WILLIAMS(2015. 12. UNIVERSAL MUSIC)

세상엔 가장 촌스러운 몇 가지가 있다. 한껏 멋을 낸 중학교 졸업사진? 아니면 병신년丙申年을 맞아 더욱 새로워진 정치? 에디터에게 최근 가장 촌스러웠던 것은 한 영화 그리고 그 O.S.T.였다.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다.

촌스럽다? 듣기 좋은 말일까? 아니다. 그럼 영화 역사상 가장 성공한 시리즈 중 하나인 <스타워즈>에 ‘촌스럽다’가 가당키나 하냐? 아니다. 그럼 뭐냐? 우선 오프닝을 들어봐라. 촌스럽지? 인정해라. 이제 서른 줄에 접어든 에디터가 1977년 처음 개봉한 이 영화의 오프닝을 당시에 봤을 리는 없다. 그런데 오프닝을 보자마자 에디터는 이 영화를 봤다. 억지가 아니다. 다스 베이더? 안다. 가면 쓴 거무튀튀한 놈이다. 해리슨 포드가 장난감 총으로 이상한 허여멀건한 놈들을 단숨에 제압하는 것도 봤다. 말도 안되는 구동계를 가진 전투기들도 눈에 익었다. 왜? 봤으니까 그렇다. TV나 라디오에서, 길거리에서, 패러디물에서. 너무나 많이 알려져 영화를 보지 못한 사람들조차 이미 본 것 같은 환각을 일으킬 정도다. 촌스러움은 그렇게 탄생했다. 유명세 때문에. 메인 테마는 미국 영화 협회가 선정한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영화 스코어’ 1위로 뽑혔단다. 이제 얼마나 촌스러운 줄 알겠지?

새로운 시리즈 개봉에 맞춰 에피소드 정주행을 마쳤다. 이번엔 진짜로, 두 눈으로 2~3시간씩 앉아서 봤다. 오프닝부터 시작된 촌스러움은 결말에 이르니 극을 달렸다. 시리즈 대부분의 구도는 이와 유사하다. 에피소드 7이 올 타임 박스오피스 3위에 올랐다. 1위 아바타 2위 타이타닉. 그럼 무엇이 이 촌스러움에 이토록 열광케 했냐. 이 극에 달한 촌스러움이 꽤나 솔직하다. 그리고 그 안에 꿈과 추억이 담겨 있다. 어디서 약을 파냐고? 적어도 미국에서는 그렇다. 어릴 적 봤던 미지의 세계에 대한 감동을 아이들과 나눴고, 이제는 손자, 손녀와도 공유하기에 이르렀다.

이 추억의 큰 축을 O.S.T.가 담당하고 있다. 각 트랙은 영화 장면 장면을 그대로 옮겼다. 시각적 표현은 사치다. 오롯이 청각으로만 본다. 여주인공 레이는 사내놈들보다 뜀박질을 잘 하고, 카일로 렌의 등장은 다스 베이더 만큼이나 음울했다. 한 솔로와 레아 공주, 아니 해리슨 포드와 캐리 펴셔의 30년 만의 재회 장면은 그 어느 때보다 신선한 흥분감을 안겼다. 존 윌리엄스는 올해로 84세.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들었다고 그의 능력에 의심 갖지 말자. 스타워즈 일곱 편 전체 에피소드의 음악을 지휘한 그의 노련함에 J.J. 에이브람스 감독은 “신의 음악을 듣는 것 같았다”고 표현했다고 한다. ‘듣는 영화’가 그의 작품이다.

촌스러움은 귀티고, 귀티가 촌스러움이다. 뭐냐, ‘귀티’에서도 나는 이 촌스러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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