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지 더치오븐 LODGE DUTCH OVEN
롯지 더치오븐 LODGE DUTCH OVEN
  • 서승범 차장|사진 김해진 기자
  • 승인 2016.02.19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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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ORIGINAL GEAR

A STORY OF IRON
이건 철에 대한 이야기다. 강철에서 강은 강이고 철은 철이다. 강steel은 철iron에서 나온다. 탄소 함량을 낮추고 니켈이나 크롬 등 다른 금속을 넣어 합금강을 만들기도 한다. 철은 탄소량이 3.5~4.5%다. 아주 단단하지만 무르진 않다. 생활의 달인에서 무쇠솥뚜껑을 내리치면 쩍 갈라지는 건 그 때문이다. 대신 녹는점이 비교적 낮아 주물 형태로 물건을 만든다.

주철은 철이란 소재를 주물의 방법으로 만들었단 뜻이다. 영어로는 철이 아이언iron, 주물이 캐스팅casting이다. 롯지의 더치오븐 상자에는 이렇게 적혀있다. ‘CAST IRON CAMP OVEN’. 그 앞엔 ‘SEASONED, READY TO USE’도 붙어 있다. 주철로 만든 제품은 불맛을 보이기 전에 기름을 먹여 굽는데 이를 시즈닝이라 한다. 롯지의 제품들은 고온에서 식물성 기름을 도포해 굽는다. 기본적인 관리만 하면 주철 제품은 대를 이어 쓴다. 조셉 롯지Joseph Lodge가 롯지를 설립한 건 1896년, 그해 그리스 아테네에서 제1회 올림픽이 열렸고, 우리나라에선 독립협회가 결성되었다. 그때 만든 롯지 주철 냄비는 지금도 어느 가정에서 빵을 굽고 있을 것이다. 철이란 그런 거니까.

IT MAKES ME HAPPY
아웃도어와 요리의 공통점은 무게와 벌이는 싸움이다. 다른 건, 아웃도어는 무게를 줄이기 위해 싸우고 요리는 무게를 늘리기 위한 싸운단 거다. 물론 젊은날의 사랑처럼 화라락 끓어올라야 제맛을 내는 라면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열을 오래 품어 간직해야 맛이 깊어진다. 어차피 달궈진 팬이라면 일반 팬이나 주철 팬(스킬렛)이나 같은 거 아니냐고? 일반팬이 컵에 뜨거운 물 부어 잡고 있는 거라면 스킬렛은 한여름 뙤약볕의 바위 위에 눕는 거다. 더치오븐은 주철로 만든 뚜껑까지 덮는다. 그 위에 차콜 몇 알 올리면 위와 아래에서 열이 가해져 밥이든 고기든 스튜든 그 맛이 깊어진다. 무게 줄인다고 티타늄 숟가락도 손잡이에 구멍을 내고 젓가락도 안을 비우는 마당이지만 부러 더치오븐을 챙기는 건 그 맛을 잊지 못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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