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 “원단사용 결정권은 브랜드들이 갖고 있다”
그린피스 “원단사용 결정권은 브랜드들이 갖고 있다”
  • 박성용 부장
  • 승인 2016.02.04 12: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스페이스·블랙야크 영향력이 커서 퍼포먼스에 착용…다른 아웃도어 브랜드로 확대할 것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유해물질 PFC(과불화화합물) 사용 중단을 촉구하는 거리 퍼포먼스를 벌인 그린피스는 “이번 조사 대상에 오른 11개 브랜드 모두가 디톡스 선언에 참여할 때까지 캠페인을 벌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한 노스페이스 매장 앞에서 현수막을 들고 디톡스를 요구하는 그린피스 활동가들. 사진=그린피스

또한 “향후 다른 브랜드들을 대상으로 캠페인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톡스 선언은 PFC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생산 과정에 들어가는 모든 화학물질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을 말한다.

그린피스 관계자는 2일 주최한 거리 퍼포먼스에 참여한 활동가들이 노스페이스, 블랙야크 등 특정 브랜드 제품만을 착용한 것에 대해 “두 브랜드는 한국에서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졌으며 시장점유율도 높아 경각심을 주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또 이번 조사가 원단업체들이 아닌 완성품 브랜드들을 대상으로 삼은 것에 대해서도 “브랜드들이 유해물질 원단을 사용하지 않으면 된다. 그래서 브랜드들이 더 영향력이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유해물질 원단 사용 결정권은 완성품 브랜드들에게 있다”고 설명했다.

▲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2일 서울 명동에서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캠페인은 업체들에게는 가혹한 기준이라는 일부 볼멘소리에 대해 “PFC를 사용하지 않고도 훌륭한 기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 우리 활동가들이 PFC가 없는 의류를 입고 해발 5000m 이상의 고지대에서 활동했는데, 전혀 지장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PFC-free 원단은 이미 출시되고 있다. 이번 뮌헨이스포에서도 관련 제품들이 선보였다”면서 “닉왁스·파라모·심파텍스·에코레펠 등의 브랜드들은 PFC가 없는 기능성 원단을 생산하고 있으며, 피엘라벤·디드릭슨즈·푸야·파라모 등은 전 제품에 100% PFC-free 원단을 사용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일부 브랜드들이 친환경 물질이라고 강조하는 짧은 사슬 PFC에 대해 “과학적 근거가 없는 주장으로 짧은 사슬 PFC를 쓰면 사용량이 더 많아지고 이동거리도 늘어난다”고 반박했다.

▲ 그린피스가 소개한 PFC free 브랜드들.

발수기능을 높이기 위해 사용되는 PFC는 분자당 탄소 개수에 따라 짧은 사슬 PFC ‘C6’(6개 탄소 함유)과 긴 사슬 PFC ‘C8’(8개 탄소 함유)로 나뉜다.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PFC ‘C6’이 PFOA를 포함한 PFC ‘C8’ 보다 무해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긴 사슬 PFC의 일종인 PFOA(과불화옥탄산)는 일부 유럽국가와 미국에서 사용을 금지하거나 제한하고 있는 ‘고위험성 우려물질’이다.

그러나 PFC의 인체 피해 사례는 학회나 기구를 통해 공식 확인된 내용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그린피스는 관계자는 “구체적인 인체 피해 사례는 아직 보고된 바는 없지만, 그간 동물실험을 통해 호르몬 관련 질병, 성장 저하, 암 유발 가능성 등이 입증되었다”고 밝혔다.

그린피스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4년 대구가톨릭대학교와 뉴욕대학교가 공동으로 대구를 비롯한 전세계 11개 도시의 시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혈중 PFC 농도 조사 결과, 대구 여성이 10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피스는 의류와 화학회사들이 많이 몰려 있는 대구 지역의 특성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지난 1월 뮌헨이스포에서 열린 그린피스 기자회견.

한편, 이번 조사 결과에 포함된 브랜드들은 디톡스 캠페인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린피스 관계자는 “파라모는 이미 디톡스 선언을 했으며, 파타고니아·잭울프스킨은 우리와 여러 차례 미팅을 갖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해외 브랜드들은 대부분 디톡스 선언 동참을 하려고 하는데, 한국 브랜드는 아직까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노스페이스는 “그린피스가 이번 실험에 사용한 자사 7개 제품 중 6개는 국내에 수입∙판매되지 않았으며, 유일하게 수입∙판매된 장갑에서는 PFC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현재까지 친환경으로 검증 받은 발수 처리 기술을 채택하고 있으며, 유럽섬유환경인증에 준한 엄격한 안전성 검사를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 조사대상 11개 브랜드 중 유일한 한국 브랜드로 선정된 블랙야크. 일부 제품에서 PFOA가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블랙야크는 “2013년부터 모든 의류에 PFOA를 사용하지 않은 짧은 사슬 발수제를 사용하고 있다. 그린피스 조사결과로 나온 긴 사슬 혹은 긴 사슬 변환 가능성 물질은 국내연구기관에 별도 의뢰하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블랙야크 관계자는 “PFC free 소재를 포함하여 기능성 저하를 최소화하면서도 친환경적인 대안소재 개발 연구를 국책사업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2020년 안에 점진적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강조한 뒤 “블랙야크가 글로벌 11대 브랜드로 선정된 만큼 책임감을 느끼고 있으며, 그린피스 디톡스 캠페인 취지에 대해서도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