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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조금 지나 어쭙잖은 첫사랑을 시작하던 스무 살, <비포선셋>을 만났다. 사랑은 없어지고 현실에 낙담해 떠난 배낭여행에서 <비포미드나잇>도 마주했다.
비포 시리즈는 누구에게나 사연 있는 영화다. 함께 늙어가는 영화, 사랑에 설레고 체념하고 순종해야 할 때 대변인이 되어주던 영화. 비포 시리즈를 보지 않고선 로맨스 영화에 관해 이야기 할 수 없다.
1995년 개봉한 <비포선라이즈>는 비포 시리즈의 시작이자 두 주인공의 리즈 시절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 프랑스인 셀린느와 미국인 제시가 우연히 비엔나로 가는 기차에서 만나 하루를 함께 보내며 감정을 확인한다. 사랑과 결혼, 인생의 의미, 죽음에 대한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며 젊은이다운 열정과 순수함으로 풋풋한 설렘을 안고 서로를 쳐다보는 두 남녀. 여행에서 우연히 만난 인연이 사랑으로 발전할 수 있고 사랑의 배경에는 아름다운 유럽의 거리가 한몫한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영화다.
미국으로 귀국할 시간이 다가오지만, 예전과 비슷하면서도 조금은 다른 화두에 시간 가는 줄 모르는 두 사람. 야속한 비행기 시간은 다가온다. 영화는 프랑스 파리의 아름다운 배경 속에서 열렬히 수다 떠는 두 남녀를 있는 그대로 그려낸다. 특히 “살아 있는 한 추억은 계속 변하지”란 대사는 비포 시리즈를 한 문장으로 설명해 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포로 시작하는 세 영화는 해가 뜨고 해가 지고 한밤이 되어도 변하지 않는 것, 현실 같지만, 판타지 같은 사랑 속에 사는 것이 그다지 어렵지 않다고 말한다. 20대와 30대, 40대의 이야기가 다르고 현실은 몸무게를 불린 채 다가오지만 변하지 않는 것 역시 사랑이라 말한다. 아름다운 배경에 대조되는 신랄한 대사를 날리는 두 주인공이 가끔은, 배경보다 아름다운 사랑 속에 산다고 말한다.
*사진제공 컬럼비아 픽처스, 위너 인디펜던트 픽처스, 소니 픽처스 클래식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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