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시장, 돌파구 시급하다 | 트렌드
급변하는 시장, 돌파구 시급하다 | 트렌드
  • 이두용 차장 | 사진 특별취재팀·ISPO
  • 승인 2016.01.28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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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관객 급감, 아시아 시장의 급성장…높아진 한국 위상 불구 한국관 내실 결여

전 세계 스포츠·아웃도어 브랜드의 각축장이자 업계 최대 축제인 2016 이스포 뮌헨이 지난 24일부터 27일까지 독일 뮌헨에서 개최됐다. 이스포 뮌헨은 최신 트렌드를 반영해 지난해에는 헬스·피트니스 부문을 강화했고 올해는 에코 브랜드와 에코 의류 부분을 어워드에 추가했다.

▲ 지난 24~27일 독일 뮌헨에서 2016 이스포가 개최됐다.

이번 박람회에는 전 세계 브랜드의 열띤 신제품 경쟁 외에도 이스포 어워드와 패션쇼, 콘퍼런스, 포럼 등 다양한 부대 행사가 열려 관람객의 큰 호응을 얻었다.

본지 특별취재팀은 2016 이스포 뮌헨 현장에서 직접 조사한 생생한 소식을 글과 사진으로 엮어봤다.

의류 지고 용품 뜬다
2016 이스포 뮌헨은 스포츠·아웃도어 부문에서 괄목상대할만한 기술과 과학의 만남의 장이었다. 각 브랜드는 첨단 소재와 이를 적용한 다양한 제품, 최신 기술을 접목한 디지털기기와 아이디어 상품들을 선보였다.

올해는 의류 라인보다 일상에서도 소화할 수 있는 배낭과 소형화된 스포츠·아웃도어 용품 등 액세서리 라인이 눈에 띄었다. 여러 브랜드에서 보다 화려해진 컬러와 독특한 디자인, 최신 디지털 기술 등을 접목한 상품을 내놨다.

▲ 올해는 의류에 비해 스포츠·아웃도어 용품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 최근 트렌드에 맞춰 레트로한 디자인을 채택한 밀리칸 배낭.
배낭의 트렌드는 레트로다. 매년 경량·기능성 경쟁을 하던 배낭이 패션과 만나면서 일상에서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는 제품으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실제로도 몇 해 전까지 일부 브랜드에서만 선보였던 복고형태의 배낭 디자인을 다수의 브랜드에서 채택해 스포츠나 아웃도어 활동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소화할 수 있는 제품으로 내놨다.

첨단 기술을 집약한 디지털 제품들도 대거 선을 보였다. 기존에 출시됐던 러닝과 등산용 디지털기기는 한층 업그레이드되었고 일상의 모든 움직임을 스마트폰으로 보다 디테일하게 확인하고 기록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과 제품들이 선보여 업계 관계자들과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매년 이스포의 주목을 받았던 의류 분야의 경쟁이 둔화된 것은 기후변화가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세계적인 기상이변으로 엘니뇨와 같은 지구 온난화 현상이 반복되면서 아웃도어 의류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겨울철 제품의 판매가 크게 줄었다. 브랜드마다 재고를 처분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기상이변이 매년 반복되고 있어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제품 개발에 큰 비용을 투자해 다수의 신상품을 내놓기란 어려운 실정이다. 이번 이스포에서도 기존 자사의 제품에서 컬러와 디자인에 약간의 변화만 준 제품을 선보인 브랜드가 많았다.

아이디어가 트렌드를 이끈다
매년 화두가 되었던 스포츠·아웃도어 브랜드의 중심이 의류에서 용품으로 기울면서 계절이나 트렌트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다양한 상품들이 쏟아져 나왔다. 또한, 혁신을 꾀한 새로운 상품보다 기존 자사 제품의 약점을 보강하고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춰 선택의 폭을 넓힌 제품들이 다수 선보였다.

▲ 톡톡 튀는 컬러와 심플한 디자인의 프리머스 물병.

▲ 고어는 웜, 액티브, 그립, 투인원 기술을 담아 장갑을 선보였다.

기존 알루미늄과 플라스틱이 주를 이루던 물병에 휴대와 보관을 강화한 실리콘 제품이 등장한 것도 이색적이다. 친환경 실리콘을 사용한 제품들은 무게가 가볍고 부피가 작아 휴대와 보관이 쉽다. 물을 다 마신 후에는 접거나 말아서 보관할 수 있어 부피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실리콘 물병은 무엇보다 컬러가 화려하고 가격까지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어 앞으로의 발전이 기대된다.

360도 투습이 가능한 서라운드 시스템을 내놓고 한동안 신발에 집중했던 고어도 웜, 액티브, 그립, 투인원 기술에 디자인과 패턴을 적용한 글러브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 제품들은 극심한 기후에서도 방수와 투습, 방풍 등 기능성을 발휘해 장갑 내부의 열을 보존하고 손을 쾌적한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

카플라노의 휴대용 커피 메이커도 큰 관심을 모았다. 최근 국내외 다양한 전시와 행사에서 여러 부문의 상을 받고 전 세계로 수출하고 있는 이 제품은 드립케틀과 그라인더, 드립퍼, 텀블러가 하나로 합쳐진 아이디어 상품이다. 아웃도어 상에서 커피를 바로 갈아서 언제나 신선하게 마실 수 있다는 점이 이스포 관계자와 관람객에게 크게 어필했다.

▲ 이스포 관계자와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카플라노 커피 메이커.

▲ 블랙야크는 11개 어워드를 수상하면서 올해 이스포의 스타가 됐다.
아시아의 성장, 중심엔 대한민국
2016 이스포 뮌헨에서 가장 주목받은 브랜드는 한국 토종브랜드 블랙야크였다. 지난해 강태선 대표가 글로벌 진출을 선언한 이후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왔던 블랙야크는 이번 이스포에서 11개의 상을 거머쥐며 독보적인 관심을 받았다. 이스포 개최 이래로 한 브랜드가 이렇게 많은 상을 받은 건 블랙야크가 처음이다. 블랙야크는 글로벌 부문 황금상 4개와 제품상 2개, 아시아 부문 황금상 4개, 제품상 1개 등을 받았다.

더욱이 이스포 어워드에서 블랙야크가 수상한 제품들은 대부분 서양인의 체형에 맞춘 유럽 컬렉션이라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 제품들은 유럽 시장을 겨냥해 서구 체형에 맞춘 것으로 지난 3년 간 유럽과 히말라야 등지에서 연구와 테스트를 통해 개발된 제품들이다.

지난해 핸즈프리 신발로 이스포 관계자의 이목을 집중시키면서 단일 제품으로 최초 2관왕을 차지했던 트렉스타도 2016 이스포에서 100여 종의 제품을 선보이며 글로벌 공격에 나섰다. 특히 트렉스타는 글로벌 미팅을 통해 50억 규모의 수출계약을 성사해 지난해 수출 총액의 40%를 이미 달성했다고 밝혔다.

2016 이스포 뮌헨에서는 중국 아웃도어 브랜드의 약진도 눈에 띄었다. 중국은 카일라스와 토레드, 노스랜드, 파이어메이블 등의 브랜드가 황금상을 비롯한 여러 아시아 부문상을 휩쓸었다. 중국 브랜드의 급부상은 중국의 경제성장과 그에 따른 스포츠·아웃도어 브랜드의 매출 증가에 힘입어 다양한 투자와 기술개발을 통해 세계 수준의 디자인과 품질을 구축한 결과로 보여진다.

▲ 트렉스타는 글로벌 미팅으로 50억 규모의 수출계약을 성사시켰다.

한편, 한국관의 철저하지 못한 운영은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 국내 아웃도어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최근 몇 년 전부터 해외 박람회와 전시에 한국관을 마련하고 있지만 뚜렷한 목적과 진행이 부재한 상태에서 졸속 운영이 이어지고 있어 고질적인 예산 낭비라는 평가다.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국내 아웃도어 시장이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꼼꼼하게 되짚어봐야 할 부분이다.

▲ 2개 관에 걸쳐 조성된 한국관은 전시장 구석에 몰려있어 참관객들이 찾지 않아 썰렁한 모습이다.

실제로도 전시장 공간 양쪽 사이드에 위치한 한국관에는 크고 작은 국내 중소기업이 부스를 마련했지만 다소 외진 곳으로 자리를 잡은 데다 해외 제조사 부스와 대비돼 찾는 이가 거의 없었다. 반면 완성 제품을 전시한 국내 브랜드 부스엔 업체 관계자와 관람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 한눈에도 대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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