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수명은 높이고 환경에 주는 영향은 낮추겠습니다”
“제품 수명은 높이고 환경에 주는 영향은 낮추겠습니다”
  • 이주희 기자
  • 승인 2015.12.24 1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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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왁스 아시아-태평양 영업팀장 유리 웸브리지 인터뷰

웬만한 사람이라면 집에 아웃도어 의류·용품 하나쯤은 갖고 있을 것이다. 비싼 값을 치르고 구입했건만 세탁과 관리를 소홀히 하는 바람에 기능이 저하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아웃도어 의류·용품은 기능성 소재를 사용하는 만큼 관리 역시 특별해야 한다.

미국과 유럽 등 아웃도어 선진국에서는 이미 애프터케어 시장이 크게 형성되어 있다. 최근 들어 국내에서도 애프터케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수요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아웃도어 애프터케어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닉왁스의 아시아-태평양 영업팀장 유리 웸브리지를 통해 시장 전망과 브랜드 강점에 대해 들어봤다.

▲ 닉왁스 아시아·태평양 영업팀장 유리 웸브리지.

한 달 전 한국에 방문했는데 목적이 무엇이었나요?

저는 닉왁스 영국 본사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영업팀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사무실에서의 업무도 중요하지만, 정확하고 실질적인 시장 조사를 위해 적어도 2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을 방문하고 있죠. 각 국가에서 닉왁스를 전개 중인 파트너사에 신제품과 새로운 소식을 전달하고 좀 더 적극적인 서포트를 제공하려는 목적도 함께 있습니다.

한국 아웃도어 시장, 특히 애프터케어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나요?
여러 아웃도어 브랜드 담당자들과 대화 도중 나온 우스갯소리입니다. ‘산에 줄을 서서 오르는 나라도, 고가의 아웃도어 재킷을 입고도 비가 오면 우산을 쓰거나 밖을 아예 나가지 않는 나라도 한국 밖에 없다’란 이야기였죠. 한국 아웃도어 시장에서는 기능성보다는 주로 패션과 스타일에 중점을 둔 소비가 일어나요. 매년 나아지고는 있지만 아웃도어 애프터케어에 대해선 아직 생소해 하는 것 같습니다. 한국의 아웃도어 시장 규모 자체는 크지만 오롯이 아웃도어 활동만을 위한 소비 비율은 낮기 때문에, ‘기능’ 면에 덜 신경을 쓰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이제 한국 아웃도어 시장의 거품이 걷히는 시기라고 지적하는데, 그렇게 되고 나면 분명 기능과 아웃도어 본질에 충실한 소비 트렌드가 자리 잡힐 것이고 자연스레 관리에 대한 인식도 생겨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닉왁스의 한국 공식수입원 넬슨스포츠를 찾은 유리 웸브리지.
아시아 전체 시장으로 놓고 봤을 때 한국 시장만의 특이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닉왁스의 주요 시장인 미국이나 유럽은 물론이고, 심지어 다른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국가만 보더라도 아웃도어 활동의 범위가 한국보다 넓습니다. 하이킹, 트레킹, 스키부터 헌팅, 사이클링, 클라이밍, 승마, 낚시, 캠핑, 패러글라이딩, 트레 일 러닝, 크로스컨트리 스키까지 이루 말할 수 없죠. 반면 한국은 캠핑 시장이 급성장했다고는 해도, 아직도 ‘아웃도어=등산’이란 공식이 여전한 것 같습니다. 물론 아름다운 산이 많아서겠죠? (웃음)

유통적인 측면에서도 독특합니다. 가까운 일본이나 대만은 모든 브랜드를 한 곳에 모아둔 멀티숍이 대부분인데 반해 한국은 각각의 독립된 브랜드 스토어가 지배적인 유통 루트란 점이 재밌습니다. 그만큼 시장에서 브랜드의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을 것 같고요.



국내 애프터케어 용품들도 여럿 나와 있는데, 닉왁스만의 경쟁력이 있다면?

최근 몇 년 사이 한국의 대형 생활용품 브랜드에서 아웃도어용 제품을 많이 출시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닉왁스가 중시하는 ‘관리’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퍼지고 있다는 의미인 것 같아 긍정적으로 봅니다. 다만 슈퍼마켓 등에서 판매되는 몇 가지 제품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아직은 발수처리제가 없고 세탁제만 있더군요. 또 세부적인 사항까진 다 알 수 없어 얘기하기 조심스럽지만 개인적으로는 명칭만 ‘아웃도어’로 표기된 일반 세제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특히 한가지의 같은 제품이 흡습기능 의류와 발수 기능 의류 모두에 효과적이란 문구는 도통 이해하기 어려웠어요. 땀을 흡수해 증발시키는 흡습의류와 물을 튕겨내는 발수의류는 전혀 반대의 이론이 작용하는데, 하나의 제품이 그 두 가지 모두를 만족시킬 순 없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닉왁스는 한국의 아웃도어 세척제와는 전혀 다른 배경을 갖고 있습니다. 닉왁스는 처음부터 일반 의류가 아닌 기능성 의류, 신발, 장비용 세탁·발수제를 제작하는 전문 브랜드로 시작, 각각의 소재와 기능에 특화된 애프터케어 제품을 내놓고 있습니다. 닉왁스는 다른 곳에 한 눈 팔지 않고 오직 기능성 의류 관리제품 한 가지만 개발하고 더 나은 기술을 위해 연구하는 브랜드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고 생각합니다.

▲ 아웃도어 의류를 오래 입으려면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

닉왁스가 전 세계 애프터케어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나요?

저희의 슬로건인 ‘High Performance, Low Impact(성능은 높게, 환경에 대한 영향은 낮게)’로 설명할 수 있겠네요. 특히 대부분의 아웃도어 발수처리제에 사용되는 탄화불소(PFCs)는 성능은 좋을지 몰라도 환경과 인체에는 몹시 해롭습니다. 유럽 등에선 PFCs 사용에 대해 갑론을박이 이뤄지고 있고 특정 PFCs 성분은 아예 사용이 제한된 사례도 있죠. 반면 닉왁스는 설립 초기부터 단 한 번도 PFCs를 사용하지 않은 유일한 애프터케어 브랜드입니다.

탄화불소뿐만 아니라 솔벤트, 에어로졸도 전혀 사용되지 않았으며, 물을 기반으로 한 수성제품이라 가정에서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게 닉왁스만의 장점입니다. 더군다나 성능도 뛰어나고 사용도 간편하기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이 사랑해 주신다고 생각합니다.

다운재킷의 계절 겨울이 되면서 관리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데, 어떻게 관리하는 게 가장 좋을까요?
다운은 최고의 천연보온재이면서 동시에 제대로 된 관리가 중요한 소재이기도 합니다. 다운은 일단 젖으면 열전도율이 공기보다 최대 25배나 올라갈 뿐 아니라 무게가 증가하고 통기성도 현저히 떨어지게 되죠. 다운이 비나 눈에만 젖는다고 생각하시면 오산입니다. 통기성이 떨어진 다운 의류는 안쪽부터 땀에 의해 젖게 되는데요. 이렇게 겨울 내내 땀과 비에 젖고 마르기를 반복한 다운을 그냥 보관하게 되면 옷에 축적된 인체 유분과 오염물질이 박테리아 번식의 주된 원인이 되고, 결과적으로 의류 겉감과 충전재 모두에 치명적인 영향을 줍니다.

따라서 적절한 시기에 다운을 전용세제로 세척하고, 전용발수제로 발수처리를 하신 뒤 완전히 말려 보관하는 게 다운의 수명을 늘리고 값비싼 의류나 장비를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비결이죠. 특히 닉왁스 제품은 가정용 세탁기, 건조기로도 쉽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꼭 한번 사용해보시길 권장드립니다.

▲ 닉왁스를 사용해 발수성이 강화된 아웃도어 의류.

방수·세탁·컨디셔닝·자외선 차단 등 다양한 종류의 용품들을 선보이고 있는데 닉왁스 제품 사용 시 주의할 점이 있다면?

앞에서 말씀 드린 바와 같이 닉왁스는 각 장비의 소재 및 기능에 맞는 서로 다른 제품이 있습니다. 소재 특성에 따라 최대한 기능성을 높일 수 있는 조금씩 다른 방식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이죠. 따라서 각 아이템에 맞는 적절한 제품을 사용하셔야 합니다. 또 발수처리를 하기 전에는 항상 깨끗한 세탁이 필요합니다. 오염물질은 물을 끌어들이는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더러운 제품에 발수처리를 하면 발수 효과가 극대화되기 어렵죠. 닉왁스 모든 제품의 초록색 병은 세탁용이고 보라색 병은 발수제로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기능 향상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닉왁스의 성능은 이미 에멀전 타입의 발수제품 중에서는 단연 최고로 손꼽힙니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더 좋은 성능과 더 쉬운 사용, 그러면서도 환경에 무해한 방법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실험실에서의 테스트는 물론 각 아웃도어 영역별 필드테스트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소비자 대상 블라인드 테스트와 전문가들의 피드백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제품 기능·소비자 만족도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능성과 친환경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가 쉽지 않아 보이는데…
어느 한쪽에 치우쳐 시작한 브랜드에겐 그럴 수 있겠죠. 하지만 닉왁스에겐 아주 쉬운 일입니다. 처음부터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시작했으니까요. 닉왁스 설립 초기 닉 브라운 대표님이 하셨던 말씀으로 답변을 대신할 수 있겠네요. ‘Best performing products can be environmentally friendly’. 대부분의 업체가 성능만을 생각한 제품을 만들 때 ‘최고의 성능을 가진 제품도 친환경적일 수 있다’는 말로 아웃도어 시장, 특히 애프터케어 시장에 새바람을 일으켰죠.

▲ 닉왁스의 다운 워시·다운 프루프(왼쪽)와 테크워시·TX. 다이렉트 워시-인.

애프터케어 시장은 잠재적인 성장 가능성이 커 보이는데 어떤가요?

쉽게 말해 한국 애프터케어 시장이 비교적 작은 것은 아직 소비자들이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일단 닉왁스 제품을 사용해보신 분들의 만족도는 대단히 높습니다. 앞으로 좀 더 적극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아웃도어 제품 관리의 필요성을 전하고 실제 사용할 수 있게 돕는다면 애프터케어 시장은 자연스럽게 커질 것이라 확신합니다. 기능성 의류의 수명을 늘려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값비싼 의류·장비의 효용성을 최대한으로 높여주며, 집에서 세탁기로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아웃도어 애프터케어의 핵심입니다.

앞으로의 제품, 마케팅 관련 계획이 있다면?
개인적으로는 미국과 유럽의 유명 브랜드가 닉왁스와 활발하게 협력하는 것처럼 한국의 브랜드와도 보다 적극적으로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보려고 합니다. 언제나처럼 저의 목표는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더 쉽고 정확하게 닉왁스를, 그리고 아웃도어 제품 관리의 중요성을 전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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