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빙’ ‘등반방해’…구곡폭에서 톱로핑 등반은 위험하다
‘낙빙’ ‘등반방해’…구곡폭에서 톱로핑 등반은 위험하다
  • 박성용 부장
  • 승인 2015.12.22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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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죽산악회, 리딩등반 권유하는 캠페인 나서…26∼27일 하강로프 설치작업 계획

“구곡빙폭에서 톱로핑 등반은 위험하니 자제를 바랍니다.”
청죽산악회(회장 유희열)가 빙벽등반 시즌을 앞두고 강원도 춘천시 구곡폭포 안전등반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 등반로프가 어지럽게 걸린 구곡빙폭. 사진=청죽산악회

▲ 구곡빙폭을 등반하는 클라이머들.
산악계에서 ‘구곡폭 터줏대감’으로 통하는 청죽산악회는 19일 정기총회에서 올해도 구곡폭 하강로프 설치와 함께 클라이머들에게 톱로핑 방식의 등반을 자제해달라는 캠페인도 대대적으로 진행하기로 결의하였다.

청죽산악회가 이 같은 캠페인을 진행하는 이유는 안전사고 예방 때문. 빙폭 상단 확보물에 먼저 로프를 걸고 오르는 톱로핑 방식은 등반·하강시 낙빙과 리딩등반에 나선 다른 등반자에게 심각한 부상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추락의 위험이 적은 톱로핑 방식은 등반이나 하강시 많은 낙빙이 발생하지만, 리딩등반은 선등자가 직접 스크루를 설치하고 아이스바일 타격이나 빙벽화 킥킹을 조심스럽게 해서 낙빙이 그만큼 적다는 의미다.

과거에는 구곡폭 교통이 불편하고 방벽등반자가 적어 톱로핑 등반이 크게 위험하지 않았지만 최근 빙벽등반 인구가 크게 늘어나면서 이 같은 문제가 대두되었다.

이 산악회 조민수 등반대장은 “재작년에 톱로핑 방식으로 빙폭을 오르는 사람이 있었는데, 등반 도중은 물론 하강 후에도 상단에 걸린 로프가 옆의 클라이머를 계속 건드리며 등반을 방해해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며 “이 일로 서로 언성을 높이고 빙장 분위기도 험악해졌다”고 말했다.

▲ 청죽산악회가 제작한 톱로핑 등반 자제 안내 전단지.
조민수 대장은 이어 “등반자들이 많을 경우에는 좁은 빙폭에 로프가 40동이나 걸린 적도 있었다”면서 “톱로핑 방식으로 하강하면 등반자가 균형을 잡기 위해 크램폰을 착용한 빙벽화로 얼음을 차면서 내려오기 때문에 얼음조각이 많이 떨어져 빙폭 아래에 몰려 있는 사람들이 위험하고 또 등반회전율도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청죽산악회는 이런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지난 10여 년 전부터 자체 비용과 일부 산악인들의 지원을 받아 하강로프를 따로 설치해왔다. 선등자가 빙폭 상단에 올라간 다음 후등자를 확보해 올린 후 로프를 회수해서 하강은 별도 코스로 이동하는 동선을 만든 것이다.

청죽산악회는 올해 하강로프를 PP로프가 아닌 직경 10mm 등반용 스태틱 로프 70m 2동을 설치할 계획이다. 작년에는 PP로프와 스태틱 로프 두 종류를 설치했는데, 하강에는 스태틱 로프가 더 편하다는 의견이 많았기 때문이다.

과거에 사용한 PP로프는 18mm에서 16mm로 바꿨지만 클라이머들이 자주 사용하는 8자하강기나 튜브형 하강기가 작아 로프 유통이 원활하지 않고 또 하강시 가루가 많이 날리는 불편한 점이 있었다.

조 대장은 “대부분의 산악인들은 구곡폭에서 톱로핑 등반은 하지 않는데, 이런 불문율을 잘 모르는 일부 클라이머들이 아직도 톱로핑 등반을 하고 있다”면서 “등산학교와 일부 산악회에서도 톱로핑 방식으로 기초빙벽등반교육을 실시하고 있어 구곡폭 관리사무소에 톱로핑 등반은 자제해달라는 안내 전단지를 비치해 배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청죽산악회는 오는 26∼27일 양일에 걸쳐 구곡폭에서 하강로프 설치작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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