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도 99.5%의 짙푸른 호수
순도 99.5%의 짙푸른 호수
  • 글 사진 앤드류 김 기자
  • 승인 2015.12.02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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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REW’S TRAVEL NOTE | 레이크 타호(Lake Tahoe)

세계 최고의 청정 호수
캘리포니아주와 네바다주 북부의 레이크 타호(Lake Tahoe) 안내판에는 ‘태초 그대로의 물처럼 순도 99.5%의 청정호수’라고 쓰여 있다. 세상 어디에도 이토록 떳떳하게 써놓은 안내판은 본 적 없다. 해양심층수도 아니면서 이런 고산지대 산정호수에 순도 100%에 가까운 물을 남긴 이는 누구일까? 박카스 신이었을까, 아니면 포세이돈 신이었을까?

물이 없었더라면 지구는 지금까지 우주의 일개 혹성 마냥 칠흑 같은 어둠의 세상이 펼쳐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세상에서 제일 깨끗하다고 자부하는 호수를 바라보고 있으니 지구에 레이크 타호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얼마나 반가운 일인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레이크 타호가 진한 순도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따로 있다. 호수를 분지처럼 둘러싼 고봉들에 쌓인 겨울눈이 주변의 습지와 초원에 서서히 스며들며 필터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호수의 면적만 해도 서울시에 버금가는 500㎢에 달한다. 더 놀라운 것은 이 거대한 호수가 해발 1900m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호수 주변을 끼고 하늘로 뻗은 판다로사 파인트리도 일 년 내내 최고의 경관을 만드는 데 일조한다. 짙푸른 호수를 보고 있으니 마치 파란 하늘이 그대로 내려와 편안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듯했다.

▲ 호수의 면적만 해도 서울시에 버금가는 500㎢에 달한다.
▲ “이곳은 지구 전체를 통틀어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레포츠와 드라마의 장소

천혜의 자연경관을 가진 이곳은 다양한 레포츠가 사계절 내내 이뤄진다. 특히 겨울에 내리는 엄청난 자연설은 애니메이션 ‘겨울 왕국’을 떠올리게 한다. 이곳에선 겨울철 스키, 스노보드, 스노모빌 등을 즐길 수 있다. 그래서 동계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북미 최대 규모의 레포츠 단지도 조성돼 있다.

레이크타호 서북쪽에 위치한 스쿼 밸리(Squaw Valley)는 1960년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곳이고 그 옆으로 해븐리 밸리(Heavenly Valley), 커크우드(Kirkwood)에 노스스타(Northstar)등 세계최고 수준의 스키 리조트들이 즐비하다. 리조트는 봄이 와도 눈이 녹질 않아 동계 레포츠를 즐기는 이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1959년부터 1973년까지 미국 NBC를 통해 전파를 탄 드라마 ‘보난자(Bonanza)’. 독특한 주제곡과 박진감 넘치는 카우보이의 삶, 정의로 똘똘 뭉친 삼 형제와 머리가 하얀 아버지가 나오는 이 드라마는 미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최초로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다.

배경이 되던 카우보이 시절의 백인은 괜스레 인디언을 증오했고 동양인을 멸시했다. 하지만 드라마 속 주인공은 인디언과 동양인에게 따스하게 대해준 인물이다. 무려 15년간 최고 인기를 끌었던 추억의 드라마 보난자의 촬영지가 바로 이곳 레이크 타호의 판다로사 목장이다.

▲ 천혜의 자연경관을 가진 이곳은 다양한 레포츠가 사계절 내내 이뤄진다.

마크 트웨인의 집필 장소

레이크 타호의 지명에 관해 이야기해보자. 이곳에 처음 정착한 인디언은 와슈(Washoe)족이다. 이들은 옛날부터 ‘큰 물’이라는 뜻으로 호수의 이름을 ‘다우(Daau)’로 지어 불렀다. 이후 백인이 이곳을 지배하며 다우가 타호로 변천한 것.

그 옛날, 바다인지 호수인지 알 수 없는 거대한 곳을 바라보며 신을 찾았을 인디언 와슈족. 그들의 혼이 담겨 있는 레이크 타호는 오늘도 순도 99.5%의 투명을 자랑하며 자연의 위대함을 노래한다.

레이크 타호에서도 제법 파도가 밀려오는 모래사장에 서 보았다. 짠 내음 없는 투명한 물이다. 손에 한가득 담아 입속으로 넣어보니 담백한 생수 맛이 느껴진다. <톰 소여의 모험>, <허클베리의 모험>을 쓴 마크 트웨인은 이곳에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버지니아 시티의 신문사에서 일하면서 휴가마다 이 호수에서 집필을 이어갔다. 그는 이곳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이곳은 지구 전체를 통틀어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 드라마 보난자의 촬영지가 바로 이곳 레이크 타호다.

앤드류 김 (Andrew Kim)
(주) 코코비아 대표로 커피 브랜드 앤드류커피팩토리 (Andrew Coffee Factory) 와 에빠니 (Epanie) 차 브랜드를 직접 생산해 전 세계에 유통하고 있다. 커피 전문 쇼핑몰(www.acoffee.co.kr)과 종합몰(www.coffeetea.co.kr)을 운영하며 세계를 다니면서 사진작가와 커피차 칼럼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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