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수업|보온 소재의 선택
기술수업|보온 소재의 선택
  • 글 사진 김진섭 네이처 캠핑
  • 승인 2015.11.30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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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고 따뜻한 소재가 필요한 시간입니다.”

바야흐로 아웃도어의 꽃이라 할 수 있는 겨울이 다가옵니다. 안전하고 따뜻한 동계 아웃도어를 즐기기 위해서는 그만큼 준비해야 할 것이 많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보온 장비와 보온 의류입니다. 특히 의류의 경우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에 필수적인데, 캠핑이나 낚시 등 정적인 활동의 경우 상대적으로 무겁고 이동의 제한이 있더라도 보온력이 우수한 파카 등이 유리하지만, 계속 이동해야 하는 트레킹이나 백패킹을 위해서는 다운이나 기능성 패딩 등 경량 보온 소재로 만들어진 의류가 훨씬 유리합니다. 그럼 이번 호에는 다양한 경량 보온 소재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다운Down
천연 다운은 전통적인 양모, 울을 밀어내고 가장 획기적이면서도 기능적인 보온 소재로 자리 잡았습니다. 다운은 같은 무게에서 얼마나 많이 부풀고, 더 작게 압축되는 지를 평가하는 성능 기준인 필파워fill power에 따라 차이가 크게 나타납니다. 이러한 필파워는 솜털down과 깃털feather 비율에서 솜털 비율이 큰 영향을 주는데, 솜털 비율이 높을수록 좋은 다운이며, 최상급 다운의 경우 93:7에 이르기도 합니다.

다운재킷의 경우 최소 필파워 700이상 되어야 압축 효율이 좋고 배낭에 패킹하기에도 부담이 적습니다. 통상 100g 이하가 충진되면 가볍게 4계절 활용할 수 있는 라이트 패딩, 200g~300g 정도가 충진되면 동계 비박용, 400g 이상은 원정용으로 구분되는데, 특히 100g 이하의 라이트 패딩 재킷은 작은 부피로 압축되며, 가볍게 패킹되기 때문에, 비단 겨울철뿐만 아니라, 아웃도어 환경이라면 1년 내내 필요한 필수 아이템입니다.

▲ 다운 함량이 높은 우수한 필파워의 다운 클러스터.

무분별한 다운 채취와 동물 학대로 인해 아웃도어 메이커들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만, 다운 제조 과정 전체가 투명하게 추적 가능하고 동물 복지를 실천하며 생산되는 피엘라벤FJALLRAVEN이나 파타고니아PATAGONIA 등 의식 있는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윤리적 정책을 통해 소비자들로 하여금 다운 제품을 선택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2. 발수처리 다운Water Repellent Down
다운은 보온성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지만 습기에 젖으면 눅눅해져 무력하게 보온성을 잃어버리는 것이 가장 큰 단점입니다. 실제 텐트 벽에 생긴 결로로 인해 다운 침낭이 젖게 되면 말리지 않고서는 다시 쓰기 어려울 정도로 눅눅하고 차가워집니다.

▲ 물에 젖은 일반다운(좌측)과 발수 코팅 처리로 물과 분리된 다운(우측).

다운텍DOWNTEK과 시에라 디자인SIERRA DESIGNS의 드라이다운Dridown을 중심으로 최근 몇 년 전부터 개발된 발수 처리 다운은 이러한 다운 제품의 단점을 보완하여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 주고 있습니다. 발수 처리 소재의 이름은 각기 다르지만 모두 고분자 화합물을 다운 클러스터에 코팅하여 소수성(물과 분리되는 성질)을 갖게 해서, 물에 젖지 않도록 발수 기능을 구현하는 기술입니다. 이를 통해 다운이 물이나 습기와 접촉해도 보온 성능을 잃어버리지 않고, 젖었을 때에도 쉽게 건조되도록 하였습니다. 물론 발수 코팅이라는 것이 세탁이나 사용에 의해 시간이 지날수록 약화되어 반영구적으로 유지되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다운과 합성 보온소재의 장점을 모두 만족시키기 위한 혁신적인 시도임에는 틀림없습니다.

3. 합성 보온 소재Synthetic Insulation Material
합성 기능성 보온 소재는 천연 다운의 단점인 습기에 강하고 세탁 등 취급이 편리하며, 조금 더 거친 아웃도어 조건에서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개발되었습니다. 합성 보온 소재는 아웃도어 메이커 별로 많은 종류가 있지만, 대표적인 소재는 프리마로프트Primaloft와 지로프트G-Loft가 있습니다. 기능성이 부여된 만큼 다운에 비해 가격에 있어 큰 차이가 없어, 많은 양을 충진할 경우 다운과 마찬가지로 고가일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주로 얇게 패딩된 패커블한 재킷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 대표적인 합성 기능성 보온 소재인 프리마로프트.

프리마로프트Primaloft

많은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의류와 장비에 사용하고 있는 프리마 로프트는 초미세 섬유로 이루어져 에어 포켓 형태의 공기층을 만들어 보온성을 확보합니다. 또한 이 미세 섬유가 촘촘하게 만들어낸 표면장력을 통해 물 분자의 유입을 방지합니다. 이러한 특징으로 프리마로프트가 충진된 재킷들은 다운에 비해 습기에 강하고, 비슷한 수준의 보온성을 갖게 됩니다. 다만 프리마로프트는 마치 고형 스폰지 형태로, 다운 재킷처럼 부풀어 오르는 느낌은 없습니다.

▲ 지로프트.

지로프트G-loft

지로프트는 오스트리아의 골덱 텍스타일GOLDECK TEXTILE 사에서 제조하는 보온 소재로 군용 제품을 비롯한 다양한 아웃도어 제품 소재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가장 큰 특징은 현존하는 합성 보온 소재 중 천연 다운과 가장 근접한 로프트(부푸는 특징)를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속이 빈 할로우 섬유와 극도로 얇은 미세 폴리에스터 섬유의 혼방으로 구성된 독특한 구조의 지로프트는 자연적인 군집 형태로 구성되어, 마치 천연 다운과 흡사한 구조를 이루며, 내부에는 수많은 미세 공기 주머니를 가지고 있어 높은 보온성을 갖게 됩니다. 또한 분자 구조에 ‘기억 효과’가 있어 압축을 가한 후에도 원래의 부풀었던 형태로 돌아가려는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특징들이 천연 다운의 그것과 흡사한 장점을 가짐과 동시에 젖었을 때도 보온을 유지하는 다운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 경량 보온 소재는 다양한 의류와 기어에 활용되어 동계에도 편안한 아웃도어 활동을 가능케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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