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없으면 돈 내지마!”
“맛없으면 돈 내지마!”
  • 이두용 차장
  • 승인 2015.11.28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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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THLY, HERE ③|대부도 왕할머니 손칼국수…구수한 손맛으로 뽑아낸 면발

서울과 지척이라 바다가 그리울 때 한걸음에 달려갈 수 있는 대부도. 시화방조제만 넘어서면 시원한 바람을 타고 비릿한 바다 향기가 콧속을 파고든다. 볼거리, 즐길 거리 가득한 대부도를 찾았다면 먹거리까지 즐겨야 화룡점정. 가볍게 먹을 수 있지만, 맛의 깊이는 제대로인 해물칼국수는 안 먹고 가면 서운하다.
해물칼국수는 도시에서도 흔한 축에 드는 메뉴지만 바닷가에서 먹어야 풍미가 더해지는 음식. 대부도에는 발을 디디는 초입부터 해물칼국수 전문점이 즐비해 고르는 재미까지 쏠쏠하다.

‘어디서 먹을까?’ 고민하며 섬 안쪽으로 들어가다 보면 왼편으로 ‘맛없으면 돈 안 받습니다’라고 쓰인 큼지막한 현수막이 시선을 잡아끈다. 원조 음식 하면 자연스레 접두사로 따라붙는 ‘할머니’ 타이틀. 이곳 역시 빠지지 않지만, 할머니도 그냥 할머니가 아닌 ‘왕 할머니’.
왕 할머니 손칼국수는 일단 칼국수가 맛있다. 많이들 찾는 해물칼국수는 기본 바지락칼국수와 모둠조개칼국수, 가리비칼국수 등 칼국수가 들어간 메뉴는 믿고 먹어도 된다. 오죽하면 주인장이 맛없으면 돈을 받지 않겠다고 했을까.

칼국수가 나오기 전 서비스로 나오는 고슬고슬한 보리밥은 입가심과 함께 애피타이저로 딱 맞다. 이제 본격적인 메뉴 칼국수. 일행은 모듬조개칼국수를 주문했다. 칼국수가 등장하면 우선 푸짐함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크고 둥그런 그릇에 가득한 조개와 칼국수 면발이 일품이다. 단출해 보이는 식단이지만 깊고 진한 국물 맛에 쫄깃한 면발이 젓가락을 쉬지 않게 만든다.
일행이 먹는 재미에 빠져 면발을 ‘호로록 호로록’ 들이켜는 데 건너편에 앉은 손님이 “내가 원래 맛없으면 돈 안 내려고 들어왔는데 내 입에 딱 맞아서 할 수 없이 돈을 내야겠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 말에 자연스레 고개를 끄덕였다.
대부도에 왔으니 해물칼국수는 필수. 유별난 미각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면 한 끼 먹을거리로 맛있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대부도 왕할머니 손칼국수
해물칼국수 1만2000원, 바지락칼국수 7000원, 모듬조개칼국수 8000원, 가리비칼국수 1만원, 해물파전 1만5000원, 김치전 1만원.
전화번호 032-888-8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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