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반성할 점은 식상함과 내부성찰 부족이다”
“우리가 반성할 점은 식상함과 내부성찰 부족이다”
  • 박성용 부장
  • 승인 2015.11.12 12: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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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 시장 진단과 전망]블랙야크 편①…김준현 마케팅본부장

아웃도어 시장 침체기를 맞아 관련 기업들은 매출액·영업이익률이 하락하는 부진을 겪고 있다. 뒤늦게 시장에 뛰어든 후발주자들은 실적이 저조한 브랜드를 과감히 정리했으며, 기존업체들은 사업다변화, 브랜드 인수, 해외시장 진출 등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고공성장을 누리던 아웃도어 시장은 왜 불황의 늪에 빠졌을까?
이에 본지는 주요 브랜드 관계자들을 만나 현 상황을 냉정하게 진단하고 향후 전망을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첫 번째로 김준현 블랙야크 마케팅본부장(이사)를 10일 블랙야크 양재동사옥에서 만났다. 2회에 걸쳐 인터뷰 내용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 현재 아웃도어 시장의 침체는 경제 불황의 원인도 크지만 브랜드의 식상함과 내부성찰의 부족이라고 강조하는 김준현 블랙야크 마케팅본부장. 사진 박성용

아웃도어 시장 침체기의 원인을 어떻게 보는가?

정확한 원인을 진단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여러 가지가 복합이 되어 있다. 내수경제뿐만 아니라 세계경제의 침체기부터 시작해서 아웃도어 의류 카테고리의 성장 곡선이 하향기에 접어들었다. 그래서 더 이상 확장 보다는 정체시기에 더 오를 수 있는 브랜드와 내려가는 브랜드로 갈림길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본다. 아웃도어뿐만 아니라 다른 산업도 전반적으로 다운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반성할 점은 아웃도어 브랜드의 식상함이다.

식상함이란 무엇인가?
우리가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 경기가 전반적으로 안 좋은 상황에서 그런 식상함을 타파하려고 노력했는데 그것이 가시화되고 소비자가 받아들이기에는 격이 좀 있는 듯하다. 그런 여러 가지가 혼재되어 시장이 침체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제품라인 확대나 브랜드 인수 등이 근본적인 해결책인가?
아웃도어 자체의 본질을 찾아내고 강화시키는 게 가장 큰 과제가 아닐까. M&A나 제품 카테고리 확장은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무분별하고 준비 없는 확장이 문제다. 아웃도어가 지금 힘든 것도 달려오기만 했지 이 안에서 내부 성찰이 부족했다. 아웃도어의 가장 큰 특징은 진행성이란 부분에서 일반 섹션이나 일반 의류와 달리 고유의 기능성이 있는데, 그런 부분을 간과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 블랙야크가 수년간 R&D 투자를 통해 개발한 야크온H. 스마트폰 앱으로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는 스마트웨어다.

블랙야크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2011년에 접어들면서 R&D를 강화하고 있다. 스마트웨어에 관심을 갖고 글로벌 부분을 강화하기 위해 디자인을 차별화했다. 그러나 이런 제품을 개발했다고 해서 시장에서 달라졌다는 평가는 받기 어렵다. 소비자들은 이미 여러 정보와 상품에 익숙해져있으며, 웬만한 변화에는 감동받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런 감동을 주기 위해 R&D에 꾸준한 투자를 해오고 있다. 야크온 앱을 다운받아 스마트폰으로 심박수와 칼로리를 체크할 수 있는 ‘야크온P’, 온도·습도 조절이 가능한 ‘야크온H’ 등과 같은 스마트웨어 제품을 개발하면서 조금씩 차별화되고 달라지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스마트웨어는 아웃도어 활동을 할 때 고장이 나거나 불편하지 않나?
이 제품은 기계와 IT 일대일 결합이 아니라 웨어 속으로 들어간 개념으로 보면 된다. 예전에는 세탁은 생각도 못했지만 이제는 세탁할 수 있게끔 완전한 형태로 만들었다. 안정성을 고려해 전자파도 없애 편하게 입고 벗을 수 있게 만들었다. 지금까지 출시된 발열내의와는 차원이 다른 제품이다.

▲ 양재동사옥 5층 마케팅본부실에 걸린 야크 그림 앞에 선 김준현 마케팅본부장.
시장 반응은 어떤가?
우리가 말하기는 그렇지만 출시하자마자 업계와 소비자들 관심이 뜨겁다. 광고 시작한 지 불과 1주일밖에 안 됐는데 문의가 계속 오고 매장에서도 관심이 높다. 가격대가 60∼70만원대 구성과 100만원이 넘는 제품이 있다 보니 약간 주저하고는 있지만, 날씨가 추워지고 스마트웨어의 기능성이 소문나면 탄력 받을 것으로 본다.

스마트웨어의 제 기능은 악천후에 발휘되겠다.
그렇다. 야외에서 주로 활동하는 사람들을 위한 제품이다. 아웃도어에도 격렬한 활동이 있지만 야외에서 소프트하게 움직이는 사람들도 많지 않은가. 건설현장 노동자를 포함해서 경비, 주유소, 차량이동, 낚시, 스키 등 야외에서 체온이 급격히 떨어지기 전에 미리 보완을 할 수 있는 굉장히 유용하고 혁신적인 제품이다.

다시 R&D로 화제를 바꾸겠다. 기업들의 지속적인 R&D 투자가 중요한데 그간 성장세에 비해 소홀하지 않았나?
우리 아웃도어 기업들이 내부 역량 강화에 대한 중심축을 잘못 가져갔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 급성장을 하다 보니까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R&D 구축에 대한 생각들이 미처 이루어지기 전에 시장이 어려워졌다. 그렇게 보는 게 적정할 것 같다.

지난해 결산자료를 보니까 다른 브랜드에 비해 R&D 예산이 많다.
우리가 뮌헨 ISPO에 참가하면서부터 R&D를 통해 축적된 기술적인 부분들을 적용하고 있다. 그래서 IT 전문인력을 2011년부터 채용하고 있으며 아웃도어 산업과 동화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물론 이들도 산악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동국대 등 여러 대학과도 산학협력을 하고 있다. 이런 다양한 R&D 활동의 결과가 스마트 기기를 이용한 최초의 스마트웨어 개발인 것이다.

▲ 블랙야크 양재동사옥 1층 로비에 가면 해외시장 진출 현황을 알리는 대형 현수막을 만날 수 있다.

올해 R&D 예산은 얼마인가?
정확한 금액은 확인해봐야 한다. 그러나 다른 브랜드보다는 많이 투입하고 있다. R&D 범위를 어디까지 잡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일반적인 R&D는 예산에 잡혀 있어 파악하기 쉽다. 그러나 MD는 다른 섹션과 다르게 기획업무를 하고 있다. 그 자체가 R&D 업무를 포함하고 있어 인력, 시간 등을 R&D 개념으로 보면 금액으로 산출하기는 어렵다.

지속적인 R&D가 어려운 것은 단기성과를 중시하는 우리 기업풍토도 작용하지 않나?
아까 언급했다시피 우리 아웃도어 시장이 빠른 시기에 고도성장을 하는 바람에 R&D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제대로 느끼기 전에 위기가 온 것이다. 우리는 2010년부터 R&D 특화를 시작했다. R&D에 대한 투자는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기술뿐만 아니라 환경을 생각하는 소재도 들어 있다.

그런 연구개발의 성과물이 나오려면 더딘 시간이 걸린다. 우리야 바로 됐으면 좋겠는데 기술이란 것이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 IT와 의류를 접목하다보면 불편함도 없어야 하고 활동성도 높여야 하고 관리나 유지도 쉬워야 한다. 또 그러면서 멋도 있어야 한다. 옷이 멋있지 않으면 아무리 기능성이 좋아도 팔리지 않는다.

이런 모든 것들을 구비하다보니 올해 초에 야크온P부터 시작하면서 계속적으로 스마트웨어가 나오기 시작했다. 계속 업그레이드가 될 거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우리 노력과 이런 기대감이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일 거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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